이란, 유럽연합 경수로 제안 거부
    2006년 05월 17일 06: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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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7일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것을 조건으로 경수로를 제공하겠다는 유럽연합의 제안을 일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에게 한 연설에서 “호두와 초콜릿을 쥐어주면 금을 내줄 4살짜리 어린애로 아는가”라며 유럽연합의 경수로 제안을 거부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인센티브를 통해 이란의 핵개발을 포기시키려던 유럽연합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서방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국이 고려하고 있던 경수로 제안에 대해 이란이 민수용 핵개발을 입증하기 위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문제는 이란보다는 경수로 제공에 부정적인 미국의 태도였다. 미국은 원자로 제공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야망을 부추길 수 있다며 3국의 제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란이 경수로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부시 행정부 내에서는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쪽의 목소리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럽연합의 접근방식을 지지해온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목소리는 줄어들고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강경파들이 힘을 얻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수로는 지난해 8월 유럽연합과 이란의 협상에서 거론된 바 있었다. 이란은 유럽연합의 3국이 당초 경수로 제공을 약속했다가 이를 철회하자 협상을 중단하고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

이란의 경수로 제안 거부에 대해 유달승 한국외대 이란어과 교수는 “강경일변도로 나가고 있는 아마디자네드 대통령의 당연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이란 핵문제에 대해서는 내부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유 교수는 “강경파인 아마디자네드 대통령이 보수파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된 이후 이란내 보수파 사이에 내부갈등이 첨예해졌다”며 “지금 핵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강경하게 밀고 나가면서 반미감정을 촉발시키는 것은 내부의 갈등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당분간은 유럽연합의 중재노력이 거듭된다 해도 진전을 보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란내 다른 세력들도 아마디자네드 대통령의 강경일변도에 수수방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란은 그동안 유럽연합과의 협상이 부시 행정부의 딴지로 인해 실효를 거두지 못한 탓에 더 이상 유럽연합의 중재를 기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유 교수는 “이란은 강경한 자세로 미국을 압박해서 미국과 직접 협상을 벌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란의 경수로 제안 거부에 따라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논의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의 관리들은 당초 19일 런던에서 만나 이란에 대한 제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란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이란이 경수로 협력을 거부할 경우 유럽 국가들이 이란 제재에 반대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유엔 안보리의 이란 제재를 지지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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