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80명에 휴게실 1개,
    128명이 화장실 1칸 사용
    백화점·면세점 판매직 여성노동자, 하지정맥류 진단비율 일반의 25.5배
        2018년 10월 19일 02: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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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직업병에 시달리는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일하는 판매직 노동자들이 휴게실과 화장실을 사용한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 우선주의’가 판매직 노동자의 기본권마저도 착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과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19일 공개한 ‘전국 6개 면세점의 휴게실 및 화장실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판매직 노동자들을 위한 휴게실 1개를 최대 2,180명의 판매직 노동자들이 함께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의 근무인원 수는 면세점별 판매인원 수를 기준으로 층별 수대로 평균계산하고, 판매인원수는 이용득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올해 8월 ‘면세점 인력 현황’ 자료를 근거로 했다.

    전국 면세점 6곳의 직원 휴게실 현황을 보면, 판매직 노동자 2,500여 명이 근무하는 롯데면세점 본점에 설치된 휴게실은 3곳으로 평균 856명의 직원들이 1개의 휴게실을 사용해야 했다. 신세계면세점도 판매직 노동자가 2,180여 명에 달하지만 건물 내 휴게실은 1개에 불과했다. 1,693명이 일하는 신라면세점 본점에는 이마저도 없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지하로 연결된 독립된 건물의 휴게실을 사용해야 했다.

    화장실 이용은 더 열악하다. 6개 면세점 모두 직원 근무수칙을 통해 직원들의 고객용 화장실 사용을 전면 혹은 부분적으로 금지하고 있음에도, 직원 전용 화장실의 칸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 본점은 평균 128명, 신세계면세점 본점은 91명의 직원들이 1칸의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신라면세점 본점은 건물 내에 직원 화장실이 없어 독립된 건물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화장실이나 휴게실 사용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판매직 노동자들은 일반 여성 노동자들에 비해 더 높은 비율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노동자 근무환경 및 건강실태 연구결과’에 따르면 판매직 여성 노동자들은 일반 여성노동자들에 비해 하지정맥류를 진단받은 비율이 25.5배, 족저근막염은 15.8배 더 높았고 제때 화장실을 가지 못해 방광염을 진단 받는 비율도 3.2배 더 높았다.

    이용득 의원은 “백화점과 면세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처우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며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낡은 ‘고객 우선주의’ 관행과 당국의 무관심 속에 판매직 노동자들이 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권리가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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