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억 혈세 지원받은 지엠
법인 분리 추진, 먹튀 행보 수순?
생산법인, 연구개발법인 분리···노조 무력화와 철수 우려 노동계 강력 반발
    2018년 10월 18일 06: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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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한국 철수를 볼모로 정부 재정 8천여억 원을 받은 한국지엠이 생산법인과 연구개발법인 분리를 강행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오는 19일 개최한다. 법인 일각에선 한국지엠의 법인분리가 ‘먹튀’를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하고 있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비토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른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금속노조는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 분리를 위한 한국지엠의 주주총회는 한국인과 우리 경제에 대한 도전이며 범죄”이자 “경영 정상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회사 죽이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혜선 의원과 금속노조 기자회견(사진=금속노조)

지엠, 생산법인과 연구개발법인 분리 추진 발표
노동계, 전형적인 외투자본의 ‘먹튀’ 행보 우려

앞서 정부는 글로벌지엠의 한국 철수를 막기 위해 정부 재정 8.100억 원을 투입했다. 지엠이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대량 실업을 비롯해 인천·군산·창원 등의 지역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한국지엠은 재정 투입을 대가로 향후 10년간 한국 공장을 유지하기로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합의했다.

그러나 글로벌지엠과 한국지엠은 합의 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지난 7월 20일 생산법인과 연구개발법인을 분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조‧판매사업과 엔지니어링‧디자인 용역사업 부문을 분리해 각 사업 분야에 집중해 각 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사업구조와 운영체계를 갖추려 한다는 것이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전형적인 외투자본의 ‘먹튀’ 행보라고 우려하고 있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 역시 지엠의 법인분리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추혜선 의원은 “‘신속하고 전문적인 사업과 운영이’ 왜 하나의 법인으로 있을 때는 불가능한지 분명치 않다. 2대 주주마저 이유를 알 수 없는 조직 개편이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금속노조도 “연구개발법인과 생산법인을 분리하겠다는 지엠은 결국 한 몸뚱이인 회사의 머리와 손발을 잘라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공장폐쇄, 지분매각, 사업철수. IMF 이후 지겹게 반복되는 국제자본의 먹튀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인을 분리할 경우) 지엠은 제 기능을 못 하게 되고 경영이 어렵다는 핑계로 공장을 닫아 노동자를 정리해고할 것이고, 사람이 없어 생산하지 못하는 공장은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되면 또 이를 핑계로 지엠은 연구개발자료와 자산만을 챙긴 채 한국을 뜰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총에서 법인분리가 되면 그간 지엠 한국 철수를 사활을 걸고 막아왔던 노동조합도 무력화될 수 있다. 법인이 분리되면 연구개발인력은 GM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주식회사로 편입되는데, 회사는 이들 기존 노조와 단체협약을 승계할 법적 의무가 없다.

추 의원은 “연구법인을 무단협 상태로 만들어 노조를 무력화함으로써 손쉽게 노무관리를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10년간 한국에서 철수할 수 없기 때문에 생산부문 중심의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을 하고, 이 과정에서 생산부문 노동자들이 반발하더라도 연구법인은 반발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들겠다는 것 아닌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병도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 지회장도 “지엠은 지난 7월 20일 법인 분리 발표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노조에 법인분리 구체적인 설명도 하지 않고선 신설법인에 대해 단협과 노조를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조 투쟁의 산물인 노조와 단협을 무력화하려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인 분리는 경영 정상화와 관련 없어
노조 “분리 강행 시 총파업 등 총력 투쟁 통해 막을 것”

노조는 법인분리를 비롯해 이를 위한 주총 모두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엠의 회사 쪼개기는 경영 정상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회사 죽이기”라며 “글로벌지엠의 거수기에 불과한 형식상의 주주총회는 인정할 수도 없고 열려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기필코 법인분리를 강행한다면 금속노조는 한국지엠과 한국 자동차산업을 지키기 위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16일 법인분리 저지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80%에 가까운 찬성표가 나와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은 “노조가 법인분리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군산공장 폐쇄에 이은 또 다른 구조조정 음모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19일 예정된 주총은 반드시 철회돼야 하며, 지엠이 주총 철회하고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면 노조는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주총 강행해 법인을 분리하면 노조는 즉각 총파업 투쟁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엠-산은 협약에도 없는 내용···산업은행, 비토권 행사와 법적 대응해야

아울러 산업은행의 비토권 행사 등 법적 대응에 나서 지엠의 법인분리에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지회장은 “지엠과 산은이 기본협약서를 맺었다고 하는데 법인분리는 협약서에 포함돼있지 않은 내용이다. 지엠이 향후 10년간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지킬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엠은 각국 정부와 협상을 통해 수많은 지원 받아놓고도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 폐사와 철수 단행해왔다”면서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외투자본에 맞서 노동자를 지킬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산은은 방법이 없다는 한심한 말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법적 대응과 비토권 행사를 넘어서는 대응책을 강구하라”고 했고, 추 의원도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바란다. 산업은행은 국민들의 혈세로 확보한 비토권을 분명히 행사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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