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FTA 찬성론자 잔치마당된 국회 세미나
        2006년 06월 23일 03: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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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FTA포럼(대표 김명자 열린우리당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한미FTA 협상 점검과 향후 대응전략’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한미FTA 찬성론자들의 궐기장

    한국무역협회(KITA),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등 공동주관 단체들의 면면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날 세미나는 한미FTA 찬성론자들의 궐기장을 방불케 했다. 그 가운데서도 압권은 양수길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이었다.

    김종훈 한미FTA협상 한국측 수석대표의 1차 협상 주요 결과 보고에 이어 ‘한미FTA협상과 국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양 원장은 예민한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했다.

    그는 한미FTA에 대한 국회의 역할에 대해 "그릇된 정보는 물론 그릇된 논리와 해석을 골라내 고쳐주어야 할 것"이라며 "국회는 국민을 대변하고 동시에 리드해 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방향으로 리드해 주어야 하는지는 이어지는 그의 발언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한미FTA 반대론 배척해야 한다

    그는 먼저 "국회로서는 무조건적인 한미FTA 반대, 즉 반미주의와 쇄국주의에 입각한 한미FTA 반대론은 배척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한미FTA 반대론을 둘 중 하나로 규정했다. 먼저 반미주의다. 여기서 반미주의란 "어떤 이유로든 미국과의 경제 협력 내지는 긴밀한 경제관계를 맺는 것도 반대하는 정도"를 말한다. 그는 "(반미주의자들은) 국가경제의 안위와 흥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국회는 이런 입장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한미FTA반대론의 또 다른 갈래는 ‘대원군식의 쇄국주의’다. 그는 "(이들은) 대외개방은 무조건 싫다는 입장"이라며 "이러한 입장을 경청할 가치가 있을까"고 물었다. "오늘날 대외개방을 거부하는 정권은 북한 등 두 세 나라에 불과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우리의 제도와 관행 미국식으로 고치기 위해 한미FTA 추진"

    그는 대외개방을 통한 대내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한미FTA 추진을, 국내 농업을 고부가가치화하면서 농촌경제를 구조적으로 고도화하는 ‘마지막’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그 궁극적 책임은 국회에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미국과의 FTA가 중요한 이유의 한 가지는 미국의 여러 가지 제도가 선진국 중 가장 기업친화적이기 때문"이라며 "이런 면에서 필요한 만큼 우리의 제도와 관행을 개선해 나가자는 목적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양 원장은 이날 발제에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한미FTA 관련 발언을 하나씩 짚어가며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여당 의장의 발언에 대한 문제제기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김근태 속도 조절론 비판

    그는 먼저 김 의장의 ‘속도조절론’을 비판했다.

    그는 "모든 노사협상이 그러하고 여러 가지 정치협상도 그러하듯 시한 없는 무역협상은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오기 어렵다"며 "문제는 내년 초까지의 실질적인 협상에 주어진 시간이 불충분한 것이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측으로서는 이미 많은 준비를 해온 터라 충분하다는 것"이라며 "제3자들로서는 일단 그 말을 믿고 기다렸다가 결과를 두고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TPA가 내년 7월 1일 만료되면 연장될 가능성이 없고, 미 행정부가 TPA를 위임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의회의 간섭으로 FTA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며, "한미FTA 타결은 지금이냐 아니냐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의장이 한미FTA가 농업, 금융, 사업서비스 등의 부문에서 "하늘이 무너지는" 피해와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대해, "농업개방은 한미FTA와 상관 없이 하나의 대세로서 전개되고 있"고 "금융 부문은 이미 IMF 위기 이후 개혁과 개방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올 큰 새로운 충격은 없다"며 "하늘이 무너질 피해와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미국이 슈퍼파워이기 때문에 미국과의 FTA는 신중해야 한다’는 김 의장의 발언에 대해 "FTA는 두 파트너 중 상대적으로 작은 경제에게 보다 더 큰 경제적 혜택을 준다"면서 "미국과의 FTA는 미국이 슈퍼파워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반론을 폈다.

    교육 개방과 의료 개방도 한미FTA 의제에 포함돼야

    그는 김 의장이 한미FTA에 따른 국내 생산자의 "피해와 부담"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생산자 위주의 협소한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장개방으로 ‘피해와 부담’을 겪게되는 생산자는 비효율적인 고비용 생산자들"이라고 전제하고 "비효율의 고비용을 지불하는 국내소비자가 있고, 경제 전체가 그로 인한 국제경쟁력상의 비용을 항상 지불하고 있음을 같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인 ‘비효율 고비용’ 산업 부문으로 교육 부문과 의료 부문을 지목하고, "미국측이 교육과 의료 부문의 진입에 관심이 없다는 말이 반드시 반가운 소식은 아닐 수 있다"는 문제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끝으로 1차 협상에서 한미간에 쟁점이 된 개성공단 원산지 규정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 개성공단에 관한 한국측 입장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북정책의 기조를 포기해야 한다"며 "꼬리로 몸을 흔들고자 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개성공단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대북 정책의 목표와 전략을 두고 미국과 합의와 공조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미FTA협상 테이블은 그 적절한 장소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양수길 원장에 이어 발제에 나선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미FTA팀장도 대외개방을 통한 대내개혁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국회 FTA포럼은 모두 14명 의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10명이 열린우리당 소속이며, 한나라당 3명, 무소속이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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