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유감·사면복권 발언에
강동균 “강정마을, 미군 전초기지 돼”
해군기지 반대 주민 "해군기지 건설 및 추진 과정 진상조사"
    2018년 10월 15일 01: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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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참석해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10년간 정부과 강정마을 주민들이 갈등을 빚어온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사면복권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국제사회에 제주도를 군사기지로 선포하는 의미인 관함식 개최 자체에 반발하며 문 대통령의 사과 또한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후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참석 직후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국가 안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로 인해 강정마을 주민들 사이에, 그리고 제주도민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주민공동체가 붕괴되다시피 했다”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제주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후보지로 확정된 것은 2007년 노무현 정부 시절이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의 (34억여 원의) 구상권 청구는 이미 철회됐다. 사면복권이 남은 과제인데 사면복권은 관련된 사건의 재판이 모두 확정돼야만 할 수 있다. 그렇게 관련된 사건이 모두 확정되는 대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제관함식 개최에 대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비판을 겨냥한 듯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가 웬 말이냐고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가 있고, 맞는 말씀이지만 모든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군사시설이라 해서 반드시 전쟁의 거점이 되라는 법은 없다. 하기에 따라 평화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정마을 회장 등 주민 일부가 참석했으나, 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소속 주민들은 간담회에 대신 관함식 개최 자체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

강동균 제주해군기지 반대주민회 회장은 15일 오전 KBS 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불법, 편법을 동원한 해군기지 공사로 (마을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설촌 450년 동안 오순도순 살던 마을이 완전히 공동체가 파괴됐다. 시작부터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사업”이라며 “주민 스스로 봉합 노력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그 아픔이 치유되기도 전에 국제관함식을 개최해 10년 갈등이 앞으로 100년 갈등으로 불거지게 됐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11년 동안 해군기지 건설 문제를 저희들이 반대를 해오면서 결국 정부와 국회가 해군기지가 아닌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명명을 하고 공사를 했는데, 2년 반 전에 해군기지는 준공이 됐지만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대한 시설은 아직 다 돼 있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지금 강정마을에서 관함식을 한다는 것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뒷전인 채 (강정마을을) 해군기지로 세계에 선포를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군들은 한국해군기지라고 하고 있지만 SOFA 규정에 의해서 (해군기지에) 미군함 등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다. (강정마을이) 대한민국 해군기지가 아니라 (사실상) 미국의 전초기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관함식을 하면 와서 사과를 하고 관함식을 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는 건가”라며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말했다.

그는 “관함식이 아니더라도 (사과할 수 있는) 다른 여러 기회가 있었다. (문 대통령이) 4.3 추념일에도 제주도에 왔었고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제대로 만들어서 그 기회를 통해서 사과할 수 있었다”며 “4.3 추념일 때라도 강정에 대해서 한마디만 했어도 진정성을 신뢰할 수 있었는데 꼭 관함식을 계기로 사과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있느냐”고 거듭 비판했다.

특히 강 회장은 “해군에서 상생과 화합을 이야기하면서도 저희들이 관함식을 반대하니까 한 몇 년 전에 있던 일까지 다시 끄집어내서 기소를 하고 있다. 이게 어떻게 지역주민들과의 상생과 화합의 길로 가는 것인가. 오히려 저희들을 협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사면복권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저희들이 사법 처리 당해서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지만 우리 스스로는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면 복권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고 명예회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사면 복권으로 이뤄지려면 11년 동안 해군기지 건설 과정과 추진 과정의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강정주민들이 잘못한 점이 있으면 사과를 하겠지만 정부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진정으로 주민들에게 사과를 하고 난 후에 사면 복권이든 명예회복이든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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