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억만장자라고?" 카스트로 발끈
        2006년 05월 16일 04:00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자신을 9억 달러(약 9천억 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갑부로 꼽은 미국 <포브스>지의 보도를 부인했다고 쿠바의 프렌사 라티나 통신이 보도했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TV와 라디오로 중계된 정례 프로그램 ‘메사 레돈다’(원탁)에서 <포브스>지의 보도에 대해 “구역질이 난다”며 “혁명과 혁명의 지도자들의 이름을 더럽히려는 캠페인”이라고 비판하고 “혁명은 통상 이같은 거짓말에 관심을 두지 않지만 미국 잡지의 본질과 목표를 폭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말미에 카스트로는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그들이 만일 내가 외국에 1달러라도 들어있는 계좌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나는 자리에서 당장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또 “부시 대통령, 내가 가진 재산이라고 해봐야 당신 셔츠 주머니에 딱 들어갈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자신이 절대적인 빈곤층 출신은 아니라고 인정한 카스트로는 1959년 혁명이 승리했을 때 자기 아버지가 소유했던 땅이 전부 다 농민들에게 분배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프란시스코 소베론 쿠바 중앙은행 총재도 “쿠바혁명과 혁명의 지도자 카스트로는 미국의 지배를 받는 혼란스럽고 부패한 세계에서 정직함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며 <포브스>의 보도에 대해 “어처구니 없고 악의에 찬 중상모략”이라고 비난하고 배후에 미국 정보기관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소베론 총재는 또 <포브스>지가 미국 부시 대통령의 비밀스럽고 부정한 재정운용과 금융스캔들이나 취재하라고 일갈했다.

    소베론 총재는 <포브스>지를 창간한 말콤 포브스와 그의 아들 스티브 포브스의 역대 정권과의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대통령 출마를 꿈꾸던 말콤 포브스는 1957년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했고 스티브 포브스 역시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연거푸 실패한 적이 있었다.

    프렌사 라티나 통신은 포브스 가문이 엄청난 재산을 모으고도 자신들이 발간하는 잡지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부자 명단에는 한번도 이름을 안 올리는 것에 대해 많은 분석가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포브스>지는 5일자 기사에서 ‘왕, 여왕과 독재자’ 부문 갑부 10명을 선정하고 카스트로를 7위로 발표했다. 이 잡지는 카스트로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재산(5억 달러)에 두 배 가까운 9억 달러를 갖고 있으며 스위스 은행에 비밀계좌를 개설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지는 카스트로가 컨벤션 센터, 소매점 그룹, 제약회사 등 국영기업들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포브스>지는 기사에서 ‘왕, 여왕, 독재자’들의 재산을 추정하는 것은 “과학보다는 예술에 가깝다”며 엄밀한 추정이 아님을 인정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