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초경부터 당당하자』 외
        2018년 10월 14일 04: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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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경부터 당당하자 : 나, 오늘 생리해!> – 10대 청소녀, 내 몸과 친해지기

    엘리즈 티에보 (지은이), 미리옹 말 (그림), 목수정 (옮긴이) | 레디앙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페미니스트인 저자는 이 책에서 생리에 관한 우리 사회의 편견과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10대들에게 생리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전달해 준다. 생리가 생기는 이유, 여성들의 몸 구조, 남녀의 생식 기능 등 기초적인 지식은 물론 다양한 생리대의 종류와 장단점, 일생 동안 사용하는 생리대의 양과 가격 같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지식도 함께 전해 준다.

    이와 함께 저자는 이 책에서 가부장제 아래 남성 중심적으로 형성된 생리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깨뜨리고 당당한 태도를 갖는 것이 왜 중요한지 강조한다.

    저자는 여성들이 생리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면, 생리에 대해서 말하기를 꺼리게 되고, 자신들이 느끼는 그대로를 정직하게 말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렇게 되면 여성 스스로 자신을 불신하게 되고 자신이 말하는 것, 자신이 보는 것에 대해서 의심하게 만들며 그러다 보면 자신감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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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 올 여성들에게> – 페미니즘 경제학을 연 선구자, 여성의 일을 말하다

    마이라 스트로버 (지은이), 제현주 (옮긴이) | 동녘

    평생 노동의 관점에서 성차별과 싸워온 학자 마이라 스트로버의 삶이 담긴 책이다. 남성이 지배하는 경제학계에서 여성 정교수가 되고, 모든 영역에서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분투해온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5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암묵적인 차별의 벽을 견디며 일하고 있는 여성들이 자신의 여정에서 영감을 얻기를 소망한다.

    자신이 차별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있을 때, 페미니스트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의 글을 읽고 150년의 세월을 넘어 성차별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했던 것처럼 말이다. 마이라 스트로버는 뒤에 올 여성들 역시 이 책을 읽고 서로의 존재를 알아보고 함께 이겨내기를, 자신이 걸었던 길을 함께 걷기를 바라며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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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뼘 한국사> – 한국사 밖의 한국사

    만인만색연구자네트워크 (엮은이) | 푸른역사

    수많은 한국사책에서 젊은 필자들은 찾기 어려웠다. 이 책은 젊은 역사학자들이 독립적으로 기획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기존 대학.학회.연구소 프로젝트와 차별화를 이뤘다. 13인의 필진은 모두 80년대생으로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하는 박사과정.수료생이다.

    촛불을 들며 국정 역사교과서에 반대했던 신진 연구자들은 2016년 1월 ‘만인만색연구자네트워크’를 창립하고, 새로운 플랫폼에서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자 했다. 이런 의도는 같은 해 여름 시작한 Daum 스토리펀딩 ‘한뼘 한국사: 교과서 뒤편의 역사’는 조회 수 수십만 회, 후원 325건, 446만원의 모금이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첫 결실을 보았다. 여기 연재되었던 글들을 2년 동안 새롭게 가다듬고, 새로운 두 편을 추가하여 <한뼘 한국사: 한국사 밖의 한국사>로 빚어냈다.

    “다른 학술서적과 달리 광장의 한복판에서 출발”한 이 책은 그동안 한국사 서술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되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국사의 한복판으로 끌고 온다. 열 세 개의 주제는 모두 다른 시대, 다른 사람들의 역사를 다루지만 모두 권력과 역사의 관계성을 고민한 결과라는 공통점이 있다. 책의 구성도 연대기적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역사담론의 방향에 맞춰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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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 – 강남순 선생님의 페미니즘 이야기

    강남순 (지은이), 백두리, 허지영 (그림) | 동녘주니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어 보는 페미니즘 입문서. 어린이 교양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인기리에 연재중인 ‘강남순의 페미니즘 이야기’를 한데 담은 책이다. 우리 사회의 여러 풍경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성찰해 온 강남순 작가가 페미니즘을 주제로, 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을 위한 아홉 가지 테마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여자만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나요?”, “남자와 여자는 달라야 하나요?”, “미투 운동이 뭐예요?”, “젠더는 성별과 다른 의미인가요?”, “여성 혐오는 왜 일어나는 거예요?”, “양성평등과 성평등은 다른 의미인가요?” 등 누구나 한 번쯤 의아하게 여겼던 질문들을 통해 여성의 권리, 가부장적 사회, 남성우월주의, 성 정체성, 성 역할, 차별적 태도, 젠더 렌즈 등의 개념을 설명해 나간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든 부담 없이 펼쳐 볼 수 있다.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면서 저자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차별과 편견 없는 태도로 살아가는 마음’이다. 저자는 ‘성 대결’, ‘역차별’ 등 오해와 부정적 시선을 걷어내고 페미니즘이 가진 본래 의미를 헤아리고자 어린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춤한 사례와 경험들을 소개하며 공감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본문 뒤에는 책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활동 워크북을 실어, 독자 스스로 고민하고 서로 이야기 나누고 의견을 주고받으며 생각의 힘을 알차게 기르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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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과 등대 사이에서 쓰다>

    이경재 (지은이) | 소명출판

    비평의 폭이 넓어진 문학평론가 이경재의 일곱번째 비평집. 이 책의 한 축인 촛불은 2016년부터 2017년에 걸쳐 광장을 밝히던 촛불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촛불이 서로의 얼굴을 비추는 작은 불빛, 그 개인의 고독한 수군거림이 역사를 바꾸었다고 말한다. 이 책의 다른 한 축은 등대의 불빛이다. 저자는 연구년 당시 레이스 국립 해안공원의 등대에 서서 고독과 경계의 극한에서 비평가로서의 운명을 자각하고, 이 책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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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 21세기 분배의 상상력

    김만권 (지은이) | 여문책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심각한 나라, 한쪽에서는 최저임금 1만 원을 놓고 여야와 노사가 치열하게 싸우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똘똘한 집 한 채’라는 유행어와 함께 ‘어디는 하루아침에 몇 억 올랐다더라’ 하는 소문이 다수를 극심한 박탈감과 좌절감에 빠뜨리는 나라, 한 번 실패하면 재기가 거의 불가능한 나라, 극소수의 자리를 놓고 모두가 미친 듯이 경쟁에 목매는 나라, 세계 11위의 GDP를 자랑하면서 실업자는 113만 명도 넘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870만 명에 달하며 결식 우려 아동이 무려 33만 명이나 되는 나라. 우리의 현실은 미래 세대들이 마음껏 자신의 장래를 꿈꾸기에는 너무 어둡기만 하다.

    전체 구성원의 절대다수가 행복과는 거리가 먼 이런 현실에서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건 나쁜 일이 아니야”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정치철학자가 있다. 이미 1990년대 말부터 기본소득과 기초자본이라는 새로운 분배 개념을 접한 저자 김만권은 당시만 해도 그런 이야기를 꺼내면 곧바로 ‘미친놈’ 취급을 받았다고 회상한다. “일도 안 하고 소득을 받아가다니 그게 말이 돼? 사회가 상속을 해주면 그게 공산주의지! 제발 꿈 깨고 현실에서 철학 좀 해라.” 그런데 이제 수많은 사람이 기본소득을 요구하고 사회적 상속이 법안으로 제안되는 것을 보며 뭔가 평행우주 같은 곳에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저자의 고백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겪은 ‘상전벽해’의 한 단면일 것이다.

    이후 2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정치철학을 가르치며 밥벌이를 하고 있는 김만권은 대학에서 늘 마주하는 어린 제자들의 고통과 절망에 함께 아파하고 눈물 흘리면서 하루빨리 ‘헬조선’에서 벗어날 해법을 강구했다. 그러다 “낡은 서랍 속 반가운 편지처럼 기본소득과 기초자본이라는 발상을 꺼내들고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무료 강연을 열어 젊은이들과 소통하면서 이 두 분배제안이야말로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 조금 더 인간적인 사회를 짓기 위해 정말 필요한 시스템이라는 확신을 굳히게 되었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 21세기 분배의 상상력』은 그런 열망과 소통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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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워드 한국 정치사> – 11가지 열쇳말로 읽는 해방 70년 l 이매진 컨텍스트 67

    전재호 (지은이) | 이매진

    한국 현대 정치사를 ‘해방, 분단, 박정희, 최규하, 광주, 민주화, 91년 5월, 선거, 미국, 북한, 학생운동’이라는 11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피려는 시도다.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한국 정치사를 일별하는 대신에 박정희와 한국 정치, 민족주의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는 전재호 박사가 주관적으로 뽑은 11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한 새로운 형식의 한국 정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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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저널> 2018.10

    (주)학교도서관저널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특집 – 독립출판물?!

    웬만해선 호기심을 보이지 않는 요즘 아이들에게 책으로 흥미를 돋우게 하려면? 효과가 확실한 쉬운 방법 한 가지는 바로 독립출판물 활용이 아닐까 싶다. 크기도 모양도 내용도 작가도 분명하게 특징지을 수 없어 개성, 가능성, 다양성 등의 수식을 덧대게 하는 책들. 조금 어색하고 부족해 보여서 오히려 친근하고, 거드름 없이 솔직한 이야기를 던져서 매력적인 책들. 때때로 역할을 바꿔 누군가에게 건네고픈 글 그림 사진 등을 펼치는 작가로 만드는 책들. 독립출판물에 대한 여러 생각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흥미로운 활동, 추천 책 들을 모았다. 책들을 딱히 규정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을 접한 후의 반응은 분명했다. 독특하고, 신선하고, 엉뚱하고, 유쾌하고… 뿌듯했다는 것. 그러니 한번 접해 보시길, 그리고 나누시길. 조금만 관심 가지면 쉽게 구할 수 있고, 잠시만 걸으면 닿는 작은 책방에서도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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