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사고 반복 삼성 매뉴얼,
안전대응 없고 축소·은폐 대책만
이정미·이용득, '삼성전자 DS부문 재난대응 매뉴얼' 공개·비판
    2018년 10월 10일 07: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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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S(반도체)에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매뉴얼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에서 만든 재난대응 매뉴얼은 사고 은폐와 축소를 위한 대응책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아 10일 공개한 ‘삼성전자 DS부문 재난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화학사고 등 각종 사고와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은 있지만 이산화탄소 사망사고에 대한 대비책은 전무했다.

지난달 4일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소화설비의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인 24살 이 모 씨 등이 사망한 바 있다. 삼성전자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는 반복적으로 벌어진다. 산재 사망 최근 5년간 이산화탄소 소화설비의 이산화탄소 누출에 의한 산재 사망 3건 중 2건이 삼성전자에서 일어났다. 현재 전국의 삼성전자 공장에는 43개의 이산화탄소 소화설비가 설치되어 있다.

고용노동부가 심사하고 확인하는 공정안전보고서(PMS)에도 이산화탄소 설비에 대한 대비가 누락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는 유해·위험 시설이 아닌 전기실의 화재 방비를 위한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는 공정안전보고서(PMS) 작성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러한 노동부의 주장과 달리, ‘공정안전보고서의 제출심사확인 및 이행상태평가 등에 관한 규정’ 23조에 따르면 소화설비 용량산출 근거 및 설계기준, 계통도 및 도면 등을 작성해 공정안전보고서에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유해·위험물질 목록 또한 고용노동부 고시인 ‘화학물질 및 물리적인자의 노출기준’에 맞게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고시엔 이산화탄소 역시도 명확한 ‘유해화학물질’로 규정돼 있을 뿐 아니라 노출기준까지 표시돼 있다.

안전매뉴얼 부재로 노동자들이 반복적으로 사망하고 있음에도, 삼성전자 측은 오히려 사고를 은폐, 축소하는 등 언론 노출에만 극도로 관심을 기울고 있었다.

앞서 지난달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당시에도 이 씨가 사망하고 2시간이나 지난 후인 오후 3시 48분경에야 용인소방서에 신고한 바 있어 은폐·축소 논란이 제기됐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어떠한 은폐와 조작도 없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재난대응 매뉴얼은 ‘위기상황의 대외 누출 관리’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삼성전자 재난대응 매뉴얼, 사고 축소와 은폐 중심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은 재난상황 발생 시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공장에 적용되는 재난대응 매뉴얼인 ‘(규칙)DS 재난대응계획’ 문건을 9일 공개했다.

이 문건에 담긴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중대 재난 상황의 발생부터 종료에 이르기까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비상대응본부의 일반적 기능으로 ‘위기상황의 대외 누출 관리’, ‘사고(환자) 수습 및 사고에 의해 파생되는 문제점 관리 및 통제’를 적시하고 있다. 사고에 대한 축소와 은폐를 주요 기조 중 하나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조는 위기관리 계획의 재난상황 대응과 언론 대응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위기상황의 심각성에 따라 ‘초기대응단계(환경안전사고등급 상 F급)-1단계(D, E급)-2단계(C급 이상)’로 나누어 대응하고 있었는데, 노동자 사망사고를 2단계 프로세스를 통해 대응해야 할 C급 사고로 구분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그러면서 “C급 이상의 사고 중 대외 이슈가 없는 단일 사고는 1단계 프로세스로 처리한다”고 명시했다.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등 대외 이슈가 발생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조치만 취하도록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고의 중대성이 아닌 사안의 중대성을 통해 대응 수준을 결정하고 있는 셈이다.

위기관리 계획상의 언론 대응과 관련해서도 삼성전자는 “전 종업원에 대한 보안을 강화”한다는 초동 대응을 제시했다. 언론대응자료 작성 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정보를 점진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대량 공개하고 있지는 않는지”라고 적었다. 이는 정확한 정보공개보다는 회사의 상황에 따른 ‘선별 공개’를 원칙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의원은 “위기관리위원회나 비상대응본부가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지 자사를 둘러싼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라며 “사람의 생명보다 기업의 이미지를 더 중요시하는 삼성전자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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