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역 새마을열차
충돌사고 조사보고서 읽고
[철도이야기] 입환작업 내규와 법률
By 유균
    2018년 10월 08일 12: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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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보성역에서 근무하는 유균입니다. 조사보고서(철도사고조사 중간보고서- 한국철도공사 호남선 익산역 구내 제1157호와 제1160호 새마을호 열차 열차 충돌 2017년 6월 27일)를 읽고 몇 가지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기에 개인적인 의견을 몇 자 적습니다.

충돌사고 상황 및 현장 사진(출처=국토교통부 조사보고서)

‘관리역장은 2인조 입환 원칙 미준수 등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했고, 역무팀장은 2인조 입환이 가능함에도 1인 단독입환을 지시, 시행하였고’ 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결정사항으로 역 운전 작업내규 제14조(입환 작업 시 근무인원)의 단서 ‘부득이한 경우’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하여 개정하고, 작업 절차서(메뉴얼)에 ‘2인조, 1인 입환’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역무원의 업무에 혼선을 방지할 것이라고 기록하였습니다.

관계된 내용의 단협을 보면 2015 단협 영업분야 현안합의서는 ‘화차기준 6량 이상 입환작업은 2인 이상을 원칙으로 한다’ 이며 2018 단협은 ‘입환작업은 2인 이상을 원칙으로 한다’입니다. 즉, 상위법에서 금지하는 내용을 하위법에서 역장이 임의대로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없으며 이는 위법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14조는 삭제되어야 합니다. 또 2인조 입환과 1인조 입환도 이미 단협 내용에 명확하게 구분되어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 결정사항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결정사항대로 부득이한 경우와 2인, 1인 입환을 구분해서 명시했다고 합시다. 그래봤자 결국 익산역 내규에만 해당되는 내용으로 전락합니다. 그렇게 익산역만 ‘재발방지’하면 되는지 의문이 듭니다. 왜냐하면 고치든 안 고치든 다른 역은 익산역 사고와 비슷한 작업내규가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철도 전체의 규정에서 ‘부득이한 경우’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라면 정말로 두 손을 들고 환영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부득이한 경우’를 해석하기 위해서 노동부와 3년을 다퉜거든요. 현장에서는 이 ‘부득이한 경우’를 너무 남발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문구가 고작 익산역에만 한정되니 실망스럽지요. 그래서 결정사항을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근무자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면피용’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는 ‘작업계획서’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고가 나면 경찰에서 제일 먼저 확보하는 서류가 작업계획서입니다. 수송원은 무심코 서명하고 덮어버리는 서류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얼마나 어마무시한 서류인지 알게 됩니다. 작업계획서의 내용에 따라 위법성의 유무가 판단됩니다. 그 작업계획서를 보지 않았지만, 위법적인 요소가 뻔히 보이는데도, 책임자 처벌 없이 그 정도 결정사항밖에 안 되니 몹시 실망스럽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위험성 평가’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낯 뜨거워서 못쓰겠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앞에서도 말했던 단독입환 부분은

노동부 안전보건지도과-1552(2009.04.29.) 공문에서 ‘입환작업 특성상 다수의 궤도에서 동시에 입환작업이 추진되는 관계로 신호오인 등에 의한 열차접촉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동일 작업구간 내에 기관사, 수송원(차량연결․분리작업자, 신호자, 유도자 등을 포함), 청소원 등 불특정 다수의 출입에 따른 돌출행동을 통제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유도하는 자의 생략은 어려울 것으로 사료됨’ 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또 산업안전과-5643(2017.12.05.)의 입환과 관계된 질의 회신은

❖ 열차의 입환작업에서 작업자, 유도자, 연계유도자의 역할 구분에서 한 사람이 두 가지 이상의 역할을 동시에 하여도 되는가?

❖ 작업자, 유도자, 연계유도자의 역할 구분 없이 한 사람이 병행하여 일 할 수 있는가?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14조(유도자의 지정 등) 제1항 및 제2항의 취지는 입환작업 중 입환기 운전자와 유도자(연계유도자 포함)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유도자의 감시를 통해 다른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 따라서, 이들의 역할을 한 사람이 동시에 이행하는 것은 동 조항에 부합하는 의무이행이 어렵다 사료되므로 사업주는 작업자․유도자(연계유도자 포함)가 정해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 작업계획서에 작업자․유도자․연계유도자 구분이 없어도 되는가?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의 작성 등)에 따라 열차의 입환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근로자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사업주는 적절한 작업 인원, 작업량, 작업순서, 작업방법 및 위험요인에 대한 안전조치방법 등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실시해야 합니다. 아울러, 작업계획서의 내용을 해당 근로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 이는 입환작업 중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해당 위험요인 및 안전대책을 근로자에게 알려 재해를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입환작업 시 작업계획서에는 작업자․유도자․연계유도자 등 작업 주체별 역할을 구분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대한 본사의 답변은 첫 번째 논쟁 때(2015년)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 해당역의 특성에 맞게 입환작업 내규에 조건별 입환작업 인력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료됨.

그 후에 노동부에 고발하여 단독입환이 위법임을 증명하고 게시판에 올린 후의 본사 답변은

– 명확하고 지속적인 노사협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지는 거 말고…. 이 부분을 노사협의로 정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에 대하여 답변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해당역의 특성에 맞게 입환작업 내규에 조건별 입환작업 인력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법은 입환작업 인력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라고 있는 게 아닙니다. 어느 상황이든 최소한 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입환작업 내규가 법을 위반하고 있다면 이는 무효입니다. 즉, 입환작업 내규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2018년 6월 단협에서 이미 명확하게 정리됐습니다. 또 보는 사람마다 달라지는 해석이 아니고 노동부에서 2009년 4월 정확한 해석을 했습니다. 그 해석을 고발을 통해서 제 말이 맞다는 것도 증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은 여전히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님은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단독입환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비겁한 변명은 그만하시기 바랍니다.

또 ‘유도자라는 개념은 입환 담당자로서 단행기관차를 열차에서 분리 후 유도를 수행하는 자를 말하는 것으로 단독이나 2인 입환 등의 개념을 생각하여 질의한 것이 아님’이라고 말했는데, 수송조정처의 질의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가와 상관없이 노동부는 ‘조성하는 열차의 규모와 상관없이 열차를 연결하고 분리하는 작업은 모두 입환작업이고, 입환작업에는 유도자와 작업자가 있어야 하며, 유도자는 일종의 안전하게 작업을 하도록 하는 역할을 가진 사람’이라고 답변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봐서는 안 됩니다.

또 작업환경 실태조사 중간보고회에 다녀왔는데,

그 자료에 의하면, ‘휴무자의 중복 발생(2인 이상)에 따른 대체근무 미실시로 업무량을 소화하기 위해 1인 입환 수행함’이라고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철도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외부 용역회사에서도 단독입환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위법한 단독입환을 언제까지 모른 척 하실 겁니까? 순천역과 익산역의 두 역 모두 단독입환이었고 사고가 ‘발생했다, 안 했다’의 차이밖에 없습니다. 규정 몇 개 바뀌었다고 단독입환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고, 안전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려는 의지 없이 사고를 막겠다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 이 글을 철도노조와 코레일의 홈페이지에 올리니 아래와 같이 본사 담당자가 답변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본사 안전조사 담당자 입니다. 우선, 철도안전에 대한 관심과 조언에 감사를 드립니다. 
본 건은 `17.6.27 발생한 익산역 구내 입환차량 접촉 사고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조사, 의결한 권고사항을 통보 받은 내용입니다. 
조사보고서에 운전작업내규를 개정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익산역에 국한하지 않고 운전취급역 전체를 대상으로 절차를 개선하도록 권고한 사항으로 관련부서(열차운영단, 역운영처, 지역본부)에서 검토 중에 있습니다. 
운전작업내규는 운전취급업무 관련 최종단계의 작업 매뉴얼로 단협과 법률, 사규 등에 정한 사항을 반영하여 각 소속 특성에 맞도록 세부절차를 정하여 운영하여야 합니다.” 

필자소개
철도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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