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리 도두리 만인보7-홍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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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5월 15일 10: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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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네 어른들이 돌아가시면
들판 어느 곳이 무너져 있는 것까지도 다 알듯
어른의 상처가 어떻게 생겼으며
상처가 얼마나
깊게 파였는지
그런 것까지도 죽어서라도
깨끗하게 가져가시라고
정성 들여 염해 드렸는데
마을 어디든 제일 먼저 찾아가서
어른들의 영혼들과 작별해 드렸는데
나는 한 가지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면
내 앞에서 죽어버린다고 해도
저 들판이 죽은 것을
내 손으로 절대로
염하고 싶지 않다
그것만은 내 하고 싶지 않다
저 들은 죽어서는 절대 안 되며
자자손손 청춘으로
물려주어야 한다
나중에 저 들판이
미군이 있던 자리
우리들의 깊게 파인 상처를 깨끗이 씻어주고
오히려 우리를 평화롭게 염해서
보내야 하므로
누군가는 오래 살아서
그 일을 대대로 해주어야 하므로. 

서수찬_광주 광산에서 태어났으며, 1989년 노동해방문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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