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 무노조 경영 포스코,
    삼성의 노조파괴 공작 반복하나
    댓글공작 등 여론조작과 어용노조 가입 유도 등 드러나
        2018년 10월 04일 06: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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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무노조 경영 방침을 이어온 포스코에 최근 설립된 민주노조인 포스코지회가 포스코의 강압적 문화와 부당노동행위 실태를 폭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주최로 4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금속노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스코지회 조합원들은 “포스코의 성장 신화는 군사문화와 억압문화로 관리된 신화일 뿐”이라며 노조와해 공작 중단을 촉구했다.

    포스코 노동자들은 회사의 강압적인 군대식 문화를 고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광양제철소 모 상무가 부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직원들에게 곰 인형을 가리키며 ‘너희는 이 곰만도 못한 놈들이야’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노동자 스스로가 기계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마이머신’ 문화나, 회사의 잘못을 노동자의 잘못으로 떠넘겨 죄책감을 주입하는 ‘반성회’ 등도 포스코의 억압적인 문화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다.

    노조는 “포스코의 억압적이고 강압적인 군대식 문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라며 “민주노조 설립 이후 포스코의 노동자들이 쏟아낸 경험담은 이것이 과연 21세기 대한민국의 기업 현장에서 가능한 이야기인지 놀랍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와 포스코지회 기자회견(사진=금속노조)

    창립 이래 사실상 처음으로 민주노조가 들어서자 포스코는 댓글공작 등 여론조작, 어용노조 가입 유도 등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 관계자들은 ‘비밀 장소’에 모여 노조 와해를 논의했다. 노조가 이에 문제제기하자 “노조 지원을 논의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보수언론은 이를 그대로 보도했다. 앞서 2013년 그룹 차원의 노조파괴 문건이 발견됐을 당시 삼성도 “바람직한 조직문화 논의를 위해 작성한 것”이라는 비슷한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회사가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댓글공작까지 벌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익명게시판에서 유독 민주노조에 적대적인 게시물들을 추적하던 직원들의 조사로 해당 게시물들이 회사의 노무부서 담당자들이 작성한 것임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보수언론들은 포스코에 민주노조가 설립된 후 ‘포스코에도 강성노조 출범’, ‘강성노조 출범으로 50년 만에 노사갈등’ 등 노조 혐오를 유도하는 보도를 쏟아냈다. 지난달 공개돼 논란이 됐던 포스코의 ‘노조 무력화’ 문건에는 민주노조를 ‘강성노조’로 규정하고 노조에 부정적인 사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실행 전략이 담겨 있었다.

    노조는 “회사가 나서서 민주노조를 부정하고 어용노조 가입을 부추긴 것은 실정법을 위반한 부당노동행위”라며 “포스코의 진짜 강성은 다름 아닌 법도 우습게 여기는 회사”라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노조와해와 부당노동행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재발 방지책을 논의하기 위해 광양과 포항제철소장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모두 이유 없이 거절당했다. 노조는 “신임 회장은 기자들을 만나 마치 노조와 대화할 것처럼 이야기를 흘렸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포스코가 바뀐 줄 알겠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대화도 만남도 가로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노동조합은 대화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만남을 시도할 것이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변화의 요구를 제안할 것”이라며 “직장의 민주화가 경제 민주화의 출발점이고, 군사문화의 청산이 사회 민주화의 완성점”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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