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동영 "당 지지율 저공비행, 당내 불만 터져"
    2006년 05월 13일 01: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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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당의 모습은 무기력 그 자체다. 좀체 오르지 않는 당 지지율 때문이다. 소속 의원들은 "답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어떻게 되겠지…"라며 말꼬리를 흐리기 일쑤다. 여기에 공천을 둘러싸고 내분의 조짐도 보인다. 당이 내우외환의 총체적 위기에 빠진 상황. 정동영 의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최고위원회의. 광주광역시장 공천 방식을 놓고 격론을 벌이던 중 김근태 최고위원이 퇴장해버렸다. 당이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출하려던 기존 방침을 바꿔 중앙당에서 후보를 지명하려는데 반발해서다. 열린우리당은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을 광주시장 경선 후보로 영입했지만, 이미 경선을 준비하고 있던 김재균 예비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계속 앞서자 결국 경선을 취소하고 14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소집해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조 후보는 정 의장 쪽에서 영입했고, 김 후보는 재야파로 분류된다.

김 최고위원측 한 중진의원은 "이런 식으로 원칙을 훼손하면 앞으로 지도력을 발휘하는 데 엄청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정 의장측에 경고했다. 그는 "당초 여론조사를 하기로 했다가 지역 의원들의 요구라는 명분으로 약속을 뒤집었다"며 "이런 변칙과 원칙의 훼손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당내 계파관계에서 비교적 중립적인 것으로 분류되는 서울지역 한 의원도 "결국 당에서 정치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김재균 후보쪽에서 보면 절차를 문제삼을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은 원칙과 관련된 것이니만큼 보다 확대된 자리에서 공론화를 거쳐 당론을 결정하는 게 맞다"면서 "바쁘다고 바늘 허리에 매어 쓸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정 의장이 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한다는 목소리는 이전에도 있었다.

수도권의 어느 초선의원은 "모든 의원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줘야하는데 가까운 사람들만 쓴다"며 "의원들이 당의 일을 제 일처럼 여기지 않는 데는 이런 탓도 있다"고 말했다.

호남지역의 어느 중진의원은 "선거 전에 후보자로 출마하려고 지지자들과 함께 떼로 입당했다가 경선에서 떨어지면 우르르 탈당해서 당을 비난하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며 "열린우리당이 당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정 의장측이 주도한 기간당원제 완화를 겨냥했다.

정 의장에게 이번 선거는 각별하다. ‘몽골기병’처럼 누비며 지난 4.15 총선을 진두지휘했다고 하지만 누가 봐도 당시 여당의 선거를 이끈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야당의 대통령 탄핵이 없었다면 지금의 의석 수는 불가능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정 의장이 명실상부하게 진두지휘하는 첫 선거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여권은 정 의장에게 최대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했다. 청와대도 이해찬 전 총리의 사퇴를 비롯해 정 의장이 요구하는 것을 대부분 들어줬다. 때문에 선거가 끝나면 모든 책임은 정 의장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대권을 앞두고 치르는 1차 수능에서 낙제점을 받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여당 의원들은 "답답하다"와 "어찌 되겠지"를 되뇌며 지난 2주를 보냈다. 정 의장은 13일 밤 부인과 함께 경기도의 어느 천주교 시설을 찾아 하루밤을 묵을 예정이다. ‘반성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고 한다. ‘반성의 시간’ 동안 정 의장의 머리 속에서 많은 생각이 오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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