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북 3당 대표의 18일 면담
    불발 이유는 북측의 ‘급’ 때문?
        2018년 09월 19일 03: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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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3당 대표들이 전날인 18일 오후로 예정됐던 북측 최고인민회의 관계자들과의 면담에 불참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급이 낮은 인사들과의 면담이 잡힌 것에 대해 3당 대표들이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해찬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30분경 남측의 국회의사당 격인 평양 소재 만수대의사당에서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과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 부위원장, 림룡철 조국통일위원회 민주주의전선 중앙위 서기국 부국장과 만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3당 대표들은 오후 4시를 넘겨서도 나타나지 않았고, 북측은 남측 취재진에게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면담 자리를 떠났다. 남측 취재진 역시 오후 4시 17분경에 철수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10분경 숙소인 고려호텔 로비에서 취재진을 만나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간에 정당 대표들끼리 간담회를 했다”고 밝혔다.

    3당 대표가 면담에 불참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격’이 맞지 않는 인사와의 면담이 잡혀 불쾌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9일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짐작컨대 실무선에선 일정, 의전에 미스가 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은 할 수 있다”며 “우리 국회 당의 대표 세 분이 갔는데 저쪽의 상대가 누구냐, 이걸 따지지 않겠나. 그런데 상대가 우리 쪽과 격이 맞지 않는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이날 같은 매체에서 “유일한 약속인데 (3당 대표들이) 몰랐을 수도 없다”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이다. 그런데 국회부의장격인 안동춘 상임위 부의장 만나기로 했지 않나. 아마 북한에 가서야 누굴 만나는지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당 대표들이) 일종에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3당 대표들은 이날 오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나 50분 정도 면담을 가졌다. 면담자의 격을 높여 성사된 셈이다.

    면담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 외에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최금철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 북한측 고위급 인사들이 배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해찬 대표에게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해찬 선생과도 통신을 통해서 자료를 읽을 때마다 옛 추억에 잠기곤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정권을 뺏기는 바람에 지난 11년 동안 남북관계가 단절이 돼서 여러 가지로 손실을 많이 봤다”며 “이제 저희가 다시 집권을 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좋은 기회가 다시 왔다”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도 “우리도 이해찬 선생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에 올라섰다는 희소식이 전파하자 다시금 통일의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리라는 신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정동영 대표는 “위원장님, 10년 전에 봤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으시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정동영) 선생 모습이나 이해찬 선생 모습이나 마찬가지”라며 “우리 통일 위업을 성취할 때까지는 영원한 이 모습대로 활기 있게 싸워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에 대해선 “정의당 대표 여사하고도 다시 만나게 되니까 아름다운 마음으로 더 뜨겁게 합심해서 통일 위업 성취에 매진해 나가자”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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