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50년 포스코에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설립 출범
삼성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무노조 방침 사업장
    2018년 09월 18일 10: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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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해온 포스코에 금속노조 산하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설립됐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전날인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적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지회의 출범을 민의의 전당인 이곳 국회에서 전국의 국민들에게 당당하게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회사를 바꿔야 한다는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아래로부터 올라와 만든 자주적인 노동조합”이라고도 설명했다.

앞서 포스코지회는 지난 15~16일까지 열린 설립 총회에서 직선으로 초대 집행부를 선출했다. 선출된 초대 집행부는 한대정 지회장, 김찬목 수석부지회장, 이철신 사무장 등이다.

포스코는 삼성과 함께 ‘무노조 경영’을 고집해온 대표적인 사업장이었다. 1988년 포항제철에 노조가 처음 만들어진 후 1990년에 민주집행부인 박군기 집행부가 들어섰다. 당시 전체 직원 2만 3천 명 중에 1만 8천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지만 이후 사측과 공안기관의 회유와 협박, 대대적인 노조 탈퇴 공작으로 인해 결국 ‘유령노조’로 남아 있었다.

포스코지회의 캠페인 모습(사진=황우찬 페이스북)

한대정 지회장은 “포스코의 무노조 50년은 경영의 감시 없이 회사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하지 못했다.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는데 이를 은폐했고, 상사의 억압과 회사의 갑질 횡포에도 그저 참아야만 했다”며 바꾸고 싶어도, 저항하려 해도 불가능했다. 포스코가 무노조 경영을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분노가 쌓이고 뭉쳐서 폭발한 것이 바로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라고 말했다.

회견에 참석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무노조 경영은 단순히 노조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노조를 만들지 못하게 하겠다는 경영방침이다. 포스코가 무노조 방침을 수십 년간 지속해오면서 투명한 경영관리도, 건강한 직장문화도 만들지 못했다”며 “포스코가 진정한 국민의 기업이고자 한다면 노조를 인정하고 대화의 파트너로서, 발전의 동반자로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도 “포스코가 지난 50년 동안 제철보국이라는 이념으로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라’라고 했다면 이젠 새로운 전망을 노동조합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며 “이제 무노조 경영 50년의 종지부를 찍고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는 포스코 경영진들에게 노사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민주노조 설립 후에도 회사 측의 방해공작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금속노조는 최근 한국노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발족한 포스코노동조합 재건추진위원회도 회사의 방해공작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한 지회장은 “포스코에 민주노조가 들어서자 사측의 방해공작 또한 여러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고, 사측의 움직임은 직원들의 제보 형태로 지회에 속속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지금 포스코에 민주노조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단 하나뿐”이라며 “이는 1만 7천 구성원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포스코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민주적 노사관계를 만들어서 명실상부한 국민기업 시대를 다시 여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며 “그렇지 않고 과거 군사문화 식의 노조탄압, 또 유령노조 설립 등 노조 무력화 기도를 획책한다면 정의당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호규 위원장도 “포스코가 지난 50년 동안 그래왔듯이 노조를 상대로 부당노동행위나 탄압을 한다는 것은 금속노조를 상대로 (노조를 탄압)한다는 것”이라며 “금속노조는 포스코지회의 든든한 뒷배가 되겠다. 하나의 노조인 만큼 금속노조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포스코지회 설립에 대한 시민사회 등의 연대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포스코는 1968년 설립된 민족기업이자 국민의 기업이고, 지금도 여전히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서 전 국민의 노후자금이 들어가 있는 기업”이라며 “그런 포스코의 경영 비리를 감시하고 건실한 국민의 기업으로 되돌려놓기 위해 포스코 구성원들의 집단적인 노력, 그리고 국회와 시민사회의 지원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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