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이변을 기대해도 될까
    2006년 05월 11일 01: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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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울산시장 후보간 TV토론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노옥희 후보가 지지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부터 4일 사이에 일제히 진행된 영남지역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노옥희 후보는 20% 가까운 지지를 받으며 민주노동당 지지율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일 전 민주노동당 후보로 확정될 무렵 노옥희 후보의 지지율은 7%선이었다.

<부산일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후보인 박맹우 현 시장은 50.5%, 노옥희 민주노동당 후보는 18.1%, 심규명 열린우리당 후보는 8.5%의 지지를 받았다. <국제신문>의 여론조사에서는 박맹우 후보 57.3%, 노옥희 후보 19.5%, 심규명 후보 9.6%로 나타났다.

통신사인 <뉴시스>가 울산시민 11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박맹우 후보 54.2%, 노옥희 후보 13.8%, 심규명 후보 10.2%로 나타났다.

노옥희 후보 선본은 대공장 집단표의 동향은 표본여론조사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이미 지지율이 20%선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기반해 18일 공식선거운동 개시 이전까지 지지율을 10%포인트 이상 추가로 상승시킨다는 전략이다.

   
▲ 5월 4일 울산지역 민주노동당 출마자 필승결의대회에서 노옥희 울산시장후보와 다른 후보들
 

노옥희 후보, 20% 지지율에 근접

여론조사 추이만 놓고 보면 박맹우 현 시장이 50%가 넘는 압도적 지지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노옥희 후보가 상승세를 타면서 뒤를 쫓는 양상이다.

그러나 아직 울산 선거 판세는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양강구도로 압축되지 않았다. 노 후보가 여당의 심 후보와 초반부터 많게는 10% 포인트 가까이 차이를 벌리고는 있지만 앞으로 이 차이를 더 벌리면서 동시에 심 후보의 지지도를 현 수준에서 묶어 두어야만 양자 대결의 구도로 만들 수 있다.

4년 전 울산시장 선거의 경우 여당인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현 박맹우 시장과 민주노동당 송철호 후보의 양자대결로 치러졌다. 당시 박 시장은 53.1%, 송 후보는 43.6%를 득표했다.

아직 양자 구도 형성은 못해

현재의 여론조사 추이를 볼 때 노옥희 후보의 시장 당선을 기대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선본은 지지율을 4년 전 송철호 후보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전망 아래 초반 상승세를 확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선본이 목표로 잡은 공식선거 운동 개시 전 지지율은 25%다.

우선 노옥희 후보의 최대 약점인 낮은 인지도는 TV토론을 통해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선본은 중앙방송사가 주요지역 후보초청 토론회에 울산을 제외시킨 것과 관련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선본 대변인이기도 한 윤인섭 변호사가 맡고 있다. 단 한번의 TV토론 기회라도 더 만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구속으로 인한 지역 민심의 보수 회귀 현상도 현명하게 돌파해야  한다. 이미 지역언론은 정 회장의 구속 이전부터 ‘지역 경제의 혼란을 막기 위해 구속은 피해야 한다’는 내용을 시민여론 형식을 빌어 연일 내보내고 있다. 특히 경영진의 구속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현대차그룹 소속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종업원 심리’를 교묘하게 부채질하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직간접적으로 노옥희 후보에 대한 공격으로 작용한다.

노 후보는 지난 9일 현대차노조 박유기 위원장,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구 회장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다. 정공법으로 이 문제를 돌파하고 선명성을 드러내겠다는 전략이다.

정몽구 역풍, 지역민심 보수회귀로 돌려놔

마지막 남은 과제는 노옥희 후보의 주된 지지기반인 노동자들의 표를 최대한 결집시키는 것이다.

앞서 부산일보 여론조사를 보면 노옥희 후보는 30대에서 29.1% 40대에서 24.3%의 지지를 얻었다. 직업별로는 생산직 노동자의 33.3%가 노 후보를 지지했다. 이를 보면 노 후보의 주된 지지층이 어디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아직 박맹우 후보의 지지율이 절대적으로 높아 연령별, 직업별, 소득별 모든 부분에서 박 후보가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30~40대와 생산직 노동자의 경우 두 후보간의 격차는 미미한 수준이다.

현대차노조는 지난 3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450명 규모의 정치실천단을 꾸려 노옥희 후보를 비롯한 민주노동당 후보를 지원하고 세액공제 사업을 통한 지원금 마련을 담은 정치방침을 결의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빠른 행보와 달리 한국노총 울산본부는 아직 움직임이 없다. 한국노총에 소속된 몇 개 사업장이 개별적인 도움을 주고는 있는 수준이다. 최근 한국노총 산하의 금속노련이 민주노동당 지지를 결정했지만 아직 선언적 의미 외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민주노동당 이외의 정당 소속으로 울산지역에서 출마하는 한국노총 후보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 5월 9일 울산시청에서 정몽구 회장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심상정 의원, 노옥희 후보, 박유기 위원장(왼쪽부터) ⓒ울산노동뉴스
 

‘비정규, 여성, 청년’ 노 후보의 승부처

비정규직들의 민심도 주목해야 한다. 이번 시장 선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 투표할지, 시민으로서 투표할지 여부는 선거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선본의 한 관계자는 “아직 울산지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 후보 지지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선거 전략뿐만 아니라 이후 민주노동당의 지역활동을 감안할 때 반드시 풀고 넘어갈 숙제다.

지역 노동자를 최대한 결집해 계급투표를 성사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라면 50%가 넘는 박맹우 후보지지 성향의 주부표와 심규명 후보에 대해 15%가 넘는 지지를 보이는 20대 학생, 청년 표를 노 후보 지지로 옮겨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선본은 주부표의 경우 생활경제와 보육 등의 친여성 공약으로 한나라당지지 표를 분산시키고 청년의 경우 후보의 선명성을 강화하고 청년실업, 비정규직 관련 공약으로 여당 지지표를 민주노동당 지지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노옥희 후보와 선본은 20여일 남은 지방선거까지 하루에 1%씩 지지율을 올려 울산의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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