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나이 만 18세, 김종철이 되면 나한테 뭐가 좋지?
        2006년 05월 10일 09: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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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대 자치여론연구소가 재미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투표권을 가진 대학 새내기 중 20%만이 이번 5.31 지방선거 때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내용인데, 조사대상자 중 27.4%는 선거가 ‘언제’있는지 몰랐다고 한다. 탈정치는 새내기와 헌내기를 구분하지 않는 듯하다. 하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는 후보들도 정치인 같지 않은 이미지로 어필하는데 새내기들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 없다.

    1,800만원의 빚과 매달 내는 17,000원의 이자와 내 인생

    3학기 째 대학에 다니고 있는 나는 매달 17,000원 정도의 이자를 내고 있다. ‘친절한 정부씨’께서 학자금 대출을 보증해준 덕분이다. 앞으로 5학기 더 이런 식으로 대출을 받으면 총 1,800만원의 빚을 지게 된다. 별로 한 것도 없이 그저 학교만 다녔을 뿐인데, 아직 선거권도 없는 주제에 300만원의 빚을 졌고 앞으로 2년 반 동안 1,500만원의 빚을 더 져야한다.

    그리고 이 빚을 앞으로 16년 간, 그러니까 내가 서른여섯 살이 될 때까지 차곡차곡 나눠 갚아야 한다. 이런 내가 또 소위 말하는 일류대에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졸업하면 뭘 해서 이 빚을 갚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우스개 소리로 ‘빨갱이 대학, 운동권 대학’에 다니는 나는 지금 정말 불안하다. 정치에 관심가질 시간은커녕, 취업에 올인할 시간도 부족하다.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는 오늘 한양대에서 첫 투표를 하게 되는 만 19세의 대학생들과 만남을 가졌다. 아직 만 18세인 나는 이 만남에서 만 18세에게도 투표권을 달라고 항의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김종철 후보는 서울시민 2만 명에게 보내는 예비 공보물 전량을 만 19세에게 보내기로 했는데, 그것을 상징하는 의미로 만 19세 대학생들에게 공보물을 전달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오늘 만남의 주된 ‘그림’이었다.

    대학생들이 자신의 희망이 담긴 요구안을 김종철 후보에게 전달했고, 김종철 후보가 답으로 젊은 층에 대한 공약이 담긴 공보물을 대학생들에게 전해 주었다. 김 후보가 건네 준 공보물을 받아 드는데 ‘그래도 이 사람은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구나’ 하는 기분이 드는 게 한편으로 고맙기도 했다.

    만 19세들에게만 공보물을 보냈다는 것은 다른 한 편으로 지금 만 19세들이 겪고 있는 문제만큼은 확실히 자신 있다는 의미의 표현일 수 있다. 김종철 후보는 학생들의 요구안에 대해 답하면서 지금 대학의 문제와 대학생의 현실을 그대로 말했다.

    불안에 떨며 도서관으로 향하는 나와 나의 친구들의 현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높은 등록금 때문에 거리로 쏟아져 나온 대학생들의 외침에 함께 했고, 당장 몇 년 후 나의 미래가 될 비정규직 문제를 지적하며 그 해결 방안을 이야기한 서울시장 후보는 김종철뿐 이었다.

    서로 서민을 위한다고 자처하는 보라색과 초록색의 ‘탈정치’ 이미지 대결 속에서 진정 새내기 유권자들을 위한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이 선거연령 인하를 녹록치 않아 했던 것도 이 때문이리라. 앞으로도 지금처럼 불안에 떨며 ‘탈정치’ 할 것인가, 새로운 미래를 ‘정치’할 것인가. 냉소는 커녕 ‘썩소’ 짓게 만드는 현실에 반사를 날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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