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관리자 수백 명,
파업 비정규 노동자 폭행 척추 골절
"노동존중 내건 문재인 정부 시기에 일어난 사실이 참담"
    2018년 08월 31일 08: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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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중 회사가 동원한 관리자 수백 명에게 조직적인 폭행을 당해 척추가 골절되는 등의 부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다. 시민사회계는 “기아차가 백주대낮에 버젓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정부가 재벌의 불법행위와 불법파견을 용인해줬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31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아차의 폭력과 강제전적 중단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정부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날 회견엔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등 전국 83개 단체와 12명의 개인이 참가했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기아차 화성공장은 올해 특별채용으로 10년 넘게 일했던 비정규직 노동자 165명에 대해 강제 전적을 추진하고 있다. 강제전적이란 특정 업무의 숙력 노동자에게 전혀 다른 업무를 맡기는 것으로 노동자들은 사실상의 해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0일 오전 9시부터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 농성에 돌입, 이후 100명에 달하는 원청 구사대의 조직적 폭력행위가 벌어졌다. 지회에 따르면, 파업 참가 노동자 1명당 수 명이 에워싸며 폭행을 시작했다. 이러한 구사대의 폭행 과정에서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된 이동우 씨가 척추뼈 12번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구사대 폭력사태를 증언하기 위해 회견에 참석한 비정규 노동자 조정우 씨는 “어제오늘 일만이 아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진행된 파업에 구사대들이 위협하고 폭력을 저질렀다”며 “그런데 국가도 노동부도 우리의 편을 들지 않았다. 우리는 항상 손해배상과 해고로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법원의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판결에도 회사가 사업장에서 강제로 내쫓는 강제전적으로 대응하자 이에 항의하며 전날인 3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는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며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취지의 법원의 판결과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이므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리라는 노동부 행정개혁위의 권고에도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것이 노동존중을 내건 문재인 정부 시기에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이 참담하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 행정개혁위가 권고할 정도로 정부는 기아현대차 재벌의 불법행위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법원의 판결이 연일 나왔지만 고용노동부가 나 몰라라 하고 있어서 불법파견 범죄가 진행될 수 있었듯이, 정당한 파업행위에 대해서도 사측관리자들이 폭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권리인 노동자들의 파업권이 이렇게 짓밟힐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노동자권리를 보호할 의지가 없고 이에 필요한 실질적인 집행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기아차 사측의 폭력이 갈수록 심해진 것은 고용노동부의 수수방관 탓”이라며 “노동자들이 정권교체를 실감할 수 있도록 재벌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가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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