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광역비례의원 몇 명이나 당선될까
        2006년 05월 09일 04: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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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은 지난 2002년 6.13 지방선거에서 모두 11명의 광역의원을 당선시켰다. 이중 2명은 울산에서 지역구로 당선됐으며 나머지 9명은 모두 9개의 지역에서 비례대표제를 통해 당선됐다. 비례대표 명부의 홀수에 여성을 배치하는 민주노동당의 원칙에 따라 이들 9명의 의원은 모두 ‘여성’이었다.

    현재 민주노동당의 목표는 비례대표제를 통해 16개 광역의회 모두에 당선자를 배출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모든 광역의회에 당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4년 전 민주노동당이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한 7개 광역의회 중 5곳이 비례대표 선출 의원수가 3명에 불과하다. 민주노동당이 당지지율 2위를 기록하지 않는 이상 1순위 후보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지역들이다.

    비례대표 광역의원을 이미 배출한 9곳은 대부분 무리 없이 1석의 의원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례대표 선출정수가 4년 전보다 늘어나지 않은 채 고정됐기 때문에 ‘1명 더’ 당선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 정도다. 우선 광역의회 비례대표 선출 방식부터 알아보자.

    정당명부 5% 이상 득표해야 배분 자격 생겨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원은 정당명부 투표에서 5%이상을 획득한 정당을 대상으로 한다.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3% 이상으로 정한 것과 차이가 있다. 의석 배분을 위한 득표율은 5%미만을 득표한 정당의 표를 유효표에서 제외하고 자격이 있는 정당의 표만을 가지고 득표율을 다시 계산한다. 5%에 미만한 정당의 득표를 제외하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실제 득표율보다는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해서 새로 계산한 득표율에 각 광역의회별 선출정수를 곱해서 나온 수의 정수 부분을 우선 배분하고 남은 의석은 소수점 부분이 높은 정당의 순으로 배분한다. 예를 들어 10명의 비례대표를 뽑는 서울시의회의 경우, ㄱ정당의 득표율이 39%일 때 백분율에 10을 곱하면 3.9가 나온다. ㄱ정당은 3석을 우선 배분받고 남은 의석이 있을 경우 소수점 이하가 높기 때문에 1석을 또 받게 된다.

    5%이상을 득표하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자격이 생기는 것이지 반드시 1석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또한 선거법은 한 광역의회의 비례대표 당선자를 한 정당이 2/3이상 차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 <표> 광역의회별 비례대표 의원 선출정수와 2002년 선출된 민주노동당 비례의원
     

    잘못하면 있는 의석도 날아갈 판

    4년 전과 같은 조건은 비례대표제로 뽑는 의원 수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달라진 조건은 민주노동당의 정당 지지도가 소폭 상승했다는 점과 여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분열했다는 것이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호남지역에서 한나라당을 제치고 제2당이 됐다. 그 결과 전남, 전북, 광주 의회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건졌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 이어 제3당이 됐다. 지지율은 그 당시보다 상승했지만 의석 배분에서는 불리한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선출정수가 3석에 불과한 광주시의회의 경우 4년 전에는 한 정당이 비례대표 배분의 2/3이상을 가져갈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민주당에 이어 민주노동당이 1석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2석과 1석을 나눠가질 경우 민주노동당이 끼어들 틈은 없어지게 된다.

    광역의회 지역구 당선 기대하기 어려워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주력하는 영역은 기초의회다. 거의 모든 기초의회에 당선자를 배출해 공직자의 수를 늘리고 이후 지역과 밀착한 정치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다른 정당들이 광역단체장을 중심으로 한 싸움에 전력할 때 ‘실리’와 미래를 위한 준비에 전력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는 현재 민주노동당의 힘으로 광역단체장이나 광역의회의 지역구 당선자를 배출하기 힘들다는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울산과 영남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민주노동당이 지역구를 통한 광역의원 당선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9일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민주노동당 예비후보가 93명(비례 제외)에 불과하다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지역구를 통해 선출되는 광역의원의 총수는 655명이다.

    결국 스스로를 아름다운 왕따라고 불렀던 광역의회별 1명씩의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왕따’의 신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2002년 광역비례로 당선된 민주노동당 여성의원 9명의 고군분투를 담은 책 <아름다운 왕따들>

    정당명부 2순위 당선도 가능할까

    한편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4년 전보다 늘어난 만큼 비례대표제도를 통해 2명의 광역의원을 탄생시키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는 우선 비례대표를 통해 10명과 9명의 의원을 뽑는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만 가능하다. 나머지 의회는 선출정수 자체가 작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제출한 명부의 2순위까지 당선 가능한 곳은 없다. 아예 명부 2번을 선출하지 않은 시도당도 많다.

    민주노동당의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2번은 김득의 생명보험산업노조 조직국장이고, 경기도의회 비례대표 2번은 김인수 경기도노조 정책국장이다. 이들이 광역의원으로 당선되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이 20%에 가까운 정당득표를 기록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다른 변수와 상관없이 자력에 의해 당선이 확정된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로 민주노동당 스스로 잡고 있는 정당득표 목표는 15%이다. 목표한 15%득표에 성공하더라도 2번 후보자들의 당선을 장담할 수는 없다. 우선 첫 번째 변수는 민주당의 득표력이다.

    민주당이 5%이상 득표에 성공하고 의석까지 배분받는다면 민주노동당의 2번째 의석은 불가능해진다. 반면 5%에 아슬아슬하게 못 미쳐 탈락할 경우 소수점 순위에 따라 민주노동당이 2번째 의석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도 물론 선출정수가 1석이라도 더 많은 서울이 경기보다 확률이 높다.

    결국 민주노동당이 목표치에 최대한 근접한 득표를 기록하고 민주당은 최대한 선전하면서 탈락하는 것이 김득의, 김인수 후보가 광역의회에 당선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경우의 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전문가들은 최소한 서울지역의 경우 민주당의 5%이상 득표와 비례대표 1석 배분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무총장이 공천비리로 구속됐지만 고정지지표만 확보하면 그 정도 진입장벽은 크게 무리가 안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노동당 스스로 포기한 영역

    현재 16개 광역의회 중 7개 시도의회가 단 3명만을 비례대표로 선출하고 있다. 또한 서울, 경기, 경북을 제외한 13곳이 모두 선출 정수가 5명 이하다. 이는 비례대표를 병행한다는 생색내기일 뿐 비례대표의 도입 취지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 최소한 해당 의회의 1/3이상이 비례대표로 선출되어야 제도 도입이 취지가 살아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스스로도 비례대표제 도입의 주인공이라고 홍보하면서도 2002년 지방선거 이후 광역의원 비례대표 확대에 힘을 기울이지 않았다. 특히 2004년 국회 진출 이후에도 정치개혁을 사회적 의제로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초의회와 관련해 4인선거구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 의해 2인선거구로 쪼개질 때도 민주노동당의 대응은 사후적인 대응에 일관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당론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중앙정치는 물론이고 지방정치의 차원에서도 이를 의제화하고 시민단체를 추동해 정치개혁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지 못했다.

    그 결과가 오는 5.31선거에서 부메랑이 되어 민주노동당으로 돌아오고 있다. 결국 4년 전에 확보한 교두보를 이용해 광역의회에 대규모로 진입하지 못하고 교두보를 지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선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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