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폼페이오 방북 취소,
정세현 “중국 견제 및 북한 압박용”
중국 “미 주장, 기본사실 위배될 뿐 아니라 무책임”
    2018년 08월 27일 01: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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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8월 말 방북을 전격 취소한 것과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대중 압박 카드와 비핵화 리스트를 빨리 내놓으라는 대북 압박용 두 가지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27일 오전 KBS 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같이 (북한에) 가겠다는 것까지 발표하고 24시간도 안 돼서 트럼프 대통령이 뒤집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는 이유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 부족과 중국의 비협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우리의 무역에 관한 훨씬 더 강경한 입장 때문에 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지 않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가까운 미래에 북한에 가기를 고대하고 있다. 아마도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해결된 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미국이 ‘빈손 방북’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방북을 취소한 것이 ‘중국 압박’의 이유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전 장관은 “그동안 신임 주한미국 대사 해리스 대사와 북쪽의 최선희 부부장의 비공개 접촉에서 미국은 비핵화 리스트를, 북쪽에서는 종전선언부터 하라는 얘기를 했을 거다. 똑같은 얘기를 주고받다 보니 이번 방북에서 비핵화 리스트를 받아낼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선 것 같다”며 “그런데 그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이 9월 9일에 북한에 가서 북중 간에 UN 대북제재를 좀 느슨하게 만드는 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트럼프로서는 그런 짓도 하지 말라는 경고로 중국 책임론을 제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방북 취소 이유로 중국을 걸고넘어지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루캉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미국의 주장은 기본 사실에 위배될 뿐 아니라 무책임하다”며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이랬다저랬다 변덕을 부려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도 같은 날 “현재 북·미 회담이 중단된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면서 “중·미 무역전쟁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엮는 것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론을 잠재우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 또한 중국의 반발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책임론을 얘기하려면 종전선언에 처음부터 중국이 들어와야 된다는 얘기를 분명히 해 주든지 그거는 안 넣어주려고 하면서 중국 책임론 얘기를 하는 건 자가당착”이라며 “환구시보가 자가당착이라는 표현은 왜 안 쓰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는 진짜 이유가 ‘미중 무역전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전 장관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 무역 분쟁에서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려고 하는 일종의 돌려차기 압박카드”라고 짚었다.

김동석 뉴욕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도 이날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방북이 전격 취소된 때 나온 트위터 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불편한 심기는 중국과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상임이사는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농산품은 트럼프 선거에 굉장히 중요하다”며 “트럼프의 고정 지지기반이 시골인데 중국에서 대개 많이 수입해주는데 여기에 똑같이 관세 폭탄을 매겨버렸으니까 이제 자기 지지기반의 여론이 선거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으론 북한에 비핵화 리스트를 받아내기 위한 대북-대남 압박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 전 장관은 “4차 방북을 계기로 북한에 비핵화 리스트를 받아내고 싶었는데 북한 측에서 쉽게 내줄 것 같지 않으니까 시간을 끌면서 지금 북한의 조바심도 자극을 하는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왜냐하면 비핵화 리스트를 빨리 좀 제출하라는 얘기를 폼페이오가 하는 것보다 한국이 나서서 하라는 그런 메시지도 담겨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더 커졌다”며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리스트 제출 문제를 의제로 삼을 수밖에 없다. 결국 비핵화 관련해서 북한의 적극적인 행보, 이것을 독촉할 수밖에 없는데 폼페이오 방북이 늦어지면서 짐이 좀 늘어난 감이 있지만 오히려 문 대통령이 운전자 내지는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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