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네거티브 전술? 그때 그때 달라요"
        2006년 05월 08일 12: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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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금실 후보 진영이 발끈했다. 언론의 보도 때문이다. 요 며칠 새 언론들은 강 후보가 ‘네거티브’로 선거전략을 틀었다고 보도했다. 우상호 당 대변인의 ‘오세훈 후보 검증 13제’ 논평과 오세훈 후보의 ‘부자도 고달프면 서민’이라는 발언에 대한 강 후보측의 집요한 쟁점화를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한 강 후보측 반박 논리는 "네거티브와 검증은 다르다"는 것이다. 강 후보측 오영식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자.

    오 대변인은 8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네거티브에 대한 규정을 정확히 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네거티브의 유형은 근거 없는 사실을 허위로 유포하는 행위 상대 후보를 인격적으로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본질적이지 않은 지엽적인 문제를 빌미삼아 본질을 흐리는 행위 등이다.

    그는 이런 기준에 비춰 강 후보측은 지금껏 어떠한 ‘네거티브 선거’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하고서 선거가 불리해지자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것과 네거티브는 다르다"고 전제하고 "정책, 공약, 서울시민의 주요 관심사, 국정 현안, 이슈 등에 대해 상대 후보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는 것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매우 정당하고 타당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세훈 후보의 보안사 근무 경력,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사학법 관련 발언 등을 예로 들며 "앞으로도 이런 취지의 인물 검증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문제제기를 상대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나 ‘오세훈 때리기’ 등으로 언론이 표현하는 것을 두고 "특정한 가치판단을 전제로 기사화하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이를 네거티브라고 규정하는 한나라당의 선거 운동 방식이야말로 네거티브"라고 역공했다. 그는 "이런 중요한 문제를 비껴가면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한나라당은 왜곡된 논리로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네거티브라고 하며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런 검증 과정이 있어야 유권자는 자기 판단에 근거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 대변인의 ‘논리적인’ 설명에도 불구하고 ‘네거티브’ 논란은 강 후보측이 단서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우세하다. 당초 강 후보측은 ‘네거티브’ 선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오 대변인 말대로 네거티브의 의미가 ‘흑색선전’ 등에 국한되는 것이라면 강 후보는 당초 하나마나한 약속을 한 셈이 된다. 후보자치고 흑색선전을 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강 후보는 당시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방법을 택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건 보통 지지율에서 앞서는 진영이 택하는 선거 전술이다. 강 후보의 지지율이 월등히 앞서던 때다.

    지금 강 후보의 선거 전략이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변화된 것은 사실이다. 지지율에서 밀리는 현재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문제는 네거티브 전술이라는 게 ‘현상유지’를 원하는 기득권층의 보수성을 공격하는 유력한 방식일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미지 보강을 위해 ‘구태’요 ‘잘못된’ 선거운동의 대명사인 것처럼 앞장서 규정했다는 데 있다. 일종의 자승자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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