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소득격차
“한국판 뉴딜 추진해야”
심상정 "바닥 높이고 천정 낮추는 '대압착 전략'···확대재정 불가피"
    2018년 08월 24일 03: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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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4~6월)에도 소득하위 20%의 가구소득이 급락하면서 저소득 가구와 고소득 가구 (소득상위 20%)간의 소득격차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10년 만에 가장 커졌다. 보수정당·언론에선 고용쇼크에 이은 ‘소득쇼크’의 모든 원인을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돌리며 ‘정책 철회’ 공세를 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담은 확장적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상반된 지적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사상 최대의 빈부격차에
보수야당 합심해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해야”
김성태 “한 놈만 패겠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중하위 계층 소득은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은 늘었다.

1분위(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132만4900원으로 7.6% 감소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차상위계층인 2분위 가구의 소득 또한 1분기에 이어, 지난해보다 2.1% 줄어든 280만200원이었다. 중간계층인 3분위 가구의 소득은 394만2300원으로 0.1% 줄어들었다.

반면 상위계층인 4분위(544만4200원)와 5분위(913만4900원)의 소득은 각각 4.9%, 10.3% 늘었다. 특히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율(10.3%)은 2003년 통계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득과 하위 20% 가구의 소득격차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은 5.23배로 벌어졌다. 이는 2분기 기준으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5.24배) 이후 최고치다. 5분위 배율은 그 수치가 클수록 소득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통계청의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보수언론들은 “소득주도성장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규정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를 요구하며 정부여당이 편성한 일자리 예산에 대해 “세금 퍼주기”라고 힐난하고 나섰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소득 양극화와 부동산 양극화, 일자리 양극화 등 문 정부의 결과는, 했다 하면 양극화”라며 “염치가 남았다면 옹고집과 아집을 버리고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겨냥한 셈이다.

김철근 같은 당 대변인도 “통계청이 발표한 일자리 참사라 불리는 ‘고용쇼크’와 올해 2분기 소득부문 가계 동향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소득분배지표가 10년 만에 최악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참담한 경제정책의 실패임이 드러났다”면서 “국민 혈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이 아니라 세금중독성장론”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 놈만 패는 끈기와 집중력을 통해 야당으로서의 진면모를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겠다. 그 한 놈은 소득주도성장”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소득격차 극복할 혁신전략, 소득주도성장”
21세기형 뉴딜정책 필요…최고임금상한제 검토 필요
보수야당, 대안 없이 소득주도성장에만 반대

반면 정의당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확장적 예산 편성을 통해 더 과감하게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소득격차의 확대가 성장잠재력을 크게 잠식할 것”이라며 “고용 없는 대기업 성장, 낙수효과는 끝났다. 이런 낡은 경제체질을 과감하게 혁신해야 하는데, 그 혁신전략의 하나가 소득주도성장”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소득격차가 심화된 통계청의) 결과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해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과감하고 세심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소득격차를 해소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바닥은 높이고 천정은 낮추는 ‘대압착 전략’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30년대 뉴딜정책도 바로 대압착 전략이었다. 21세기에 어울리는 대압착전략, 한국판 뉴딜정책이 과감하게 추진돼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예컨대 제가 제시했던 이른바 ‘살찐고양이법’, 최저임금만 가지고 얘기할 게 아니라 최고임금상한제도 정책의 하나로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고용대란, 양극화의 심화 등이 최저임금을 인상한 소득정책 때문이라는 보수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최저임금 제도는 소득정책이 아니다. 생계의 최저선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경제가 어려워서 고용지표가 나쁘게 나오니까 보수야당들이 모든 경제의 어려움을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돌리고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며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을 내걸고 (대선에 당선됐다). 그렇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국민들이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확고한 의지와 소신을 갖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결과가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은 60년간 지속돼온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라, 하루아침에 가능한 게 아니다. 지금 집권 1년 만에 야당이 뭐라고 한다고 해서 단기성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과감한 확대재정으로 보완해서 흔들림 없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여당이 편성한 일자리 예산 규모에 대해서도 “제가 볼 때는 굉장히 미흡하다”며 “100m 달리기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 체질로 가자는 건데 단기부양책을 조금 확대하는 이런 방식으로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이 ‘한 놈만 패겠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에 대해선 “어제 (통계청에서) 나온 소득격차, 사상 최대의 빈부격차를 도대체 자유한국당은 어떤 정책으로 채우려고 해결할 것인지를 그 얘기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보수야당들이 대안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심 의원은 거듭 “조선·자동차 등 전통적 주력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소득격차가 사상 최대로 확대된 상태에서는 민간 투자도 저조하다. 이럴 땐 정부가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서 정부 주도로 이 난국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경제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도, 그 진통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확대재정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 정책 추진에 일관성 없는 탓”

심 의원은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 “집권여당의 문제는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정책의 일관성 문제가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야당일 때는 규제완화에 반대하다가 여당 된 지 1년 됐는데 그 규제완화를 앞장서서, 또 어떤 조항은 박근혜 정부의 규제프리존법보다 더 개악된 것도 있다”면서 “이런 일관성 없는 태도는 책임정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소득주도성장은 진보정당의 오래 된 정책이다. 일관되게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심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배제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심 의원은 “정의당은 환경의 지속 가능성과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중심 가치로 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정의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수적 논리를 전제로 노동소위에서 배제한 것은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거대 정당의 횡포”라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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