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황우석당' 창당을 환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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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5월 08일 09: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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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극우파 정당은 유럽에서는 보편적이고, 프랑스에서는 대선 결선투표에 진출할 정도로 성공한 정당이다. 유럽에서의 극우파 정당이라고 하면 무조건 고개부터 돌릴지도 모르지만, 당내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민주주의적 정당보다도 더 민주적이다.

    극우정당도 당내 민주주의는 잘 한다

    민족이라는 관점에서는 퇴행적이지만 민주주의의 일반 법칙을 지킨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있다. 무엇보다도 사회의 뒤에서 불법 폭력화되어가던 스킨헤드 문화가 정당으로 공식화되면서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외국인 학생을 불법 살인하는 등의 황당한 일들이 사라졌고,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에 관한 주제들이 사회화되어 공식적인 논의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양당제 사회에서는 사회 논의에 따른 다양한 변화와 진화가 정당에 반영되기가 어렵지만, 실제로 우리나라는 다당제 사회이기 때문에 정당이 다양하게 진화하면서 비록 퇴행적인 논의라도 공식적으로 사회 담론화 되는 것이 옳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현재 극우파 정당 중에서 가장 성공한 것이 스위스의 중앙민주연합(UDC)인데, 이라크 파병을 국민투표에 붙여 파병을 막아내면서 제 1당이 되었다. 현재 유럽의 극우파는 몇 가지의 세력이 모이는데, 스위스의 경우는 건축가를 비롯한 중산층 전문직들이 기본 중심을 형성하고 여기에 농민당이 결합하고 마지막으로 신자유주의 지지자들이 결합해 있다.

    세 번째 부분은 80년대에 형성된 ‘자동차운전수 당(Partie des automobilistes)’으로, 시작은 도로의 과속측정기와 보행세를 반대하면서 출발하였는데, 나중에는 신자유주의 자체를 강령으로 채택하면서 본격적인 국제화를 지지하는 정당이 되었다.

    황우석은 가도 국익은 남아 있다

       
     
    ▲지난 1월 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황우석 박사의  대국민사과성명발표에서 황우석 박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한 여러 가지 사회적 논의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심층을 관통하는 개념 중의 하나가 ‘국익’이다. 초기에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지지하던 우리나라의 수많은 엘리트들 중에서 사과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아마 “난들 알았겠느냐”라는 입장인 것 같다. 또 사과만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반성하는 사람도 한 명도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논의를 덮었는데, ‘그 때 그 사람들’은 이미 반 년 전에 황우석을 덮고 새로운 국익을 찾아서 또 다른 ‘엘리트질’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학문적으로 황우석 사건은 이미 종료된 일이지만 황우석 사건의 주요한 본질 중의 하나인 ‘국익주의’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다.

    이 국익주의가 드디어 하나의 정당을 형성하는 과정에 들어섰다. 황우석 지지자들이 강남구청장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조만간 서울시장 후보도 선출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우리 민족’ 혹은 ‘대한민국’이라는 주제어로, 그렇지 않은 여러 주제들을 모두 묶어서 주제어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면 ‘배신자’ 아니면 ‘매국노’라고 몰아붙이던 그 논쟁 구도는 너무 끔찍했다. 차라리 민족주의자들은 민족주의자들끼리 정당을 만들고, 쇼비니스트들도 쇼비니즘 정당을 만들고, 신자유주의자나 극단적 시장주의자들도 그들끼리 정당을 만드는 것이 다당제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절차 내로 논의들을 흡수하는 것에 더 발전적일 수 있다.

    ‘줄기세포당’ 등장은 정상적 정치 발전일 수도

    줄기세포 연구의 재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연구기금도 마련하고 특별법을 만드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특별한 당이 하나 등장한다고 해서 정치적으로 퇴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국익에 대해서 끔찍할 정도로 애절한 사랑이 사람들 안에 있는데, 모든 논의를 휩쓸면서 좌파든 우파든 국익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지금의 논의 구조보다는 차라리 정치적 분화가 오히려 정상적인 발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광역 시도에 1,000명씩 5개의 시도당을 창당하는 일이 이 황우석당에게는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해석을 해보자면 조금 더 강력하게 ‘국익’을 생각하고, ‘과학기술 발전’에 대해서 적극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이 당의 지지자가 될 것이다. 음모세력이 있다는 신화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드는 것이겠지만, 그 근본적인 동인은 이념이 사라진 자리를 유럽의 ‘개인주의’ 대신 채워진 ‘집단적 국익주의’가 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주인이라고 하는 ‘반공은 국시’를 중심으로 하는 원조 극우파들도 창당을 하고, 국익파들도 창당을 하는 것은 분명히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근대화의 길 중에 하나일 것이다. 너무 오랫동안 ‘지역주의 청산은 발전’이라는 시대를 살았지만, 이게 아니라 자신의 가치지향과 이념에 따라 정당을 중심으로 논의를 모으는 것은 분명히 발전이다.

    황우석 당에는 지역감정이 없다…반한나라당 전선 시대 종료 의미

    지겨운 지역감정 대신에 민족과 국익과 같은 것들이 정상적인 논의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좌파 국익파, 우파 국익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분류법을 사용하던 시기보다는 분명히 나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잠재적 극우파들이 즐겨 사용하는 메뉴는 황우석의 줄기세포만은 아니다. 독도, 동북공정, WTO, FTA와 같은 여러 주제들은 이미 극우파들이 선점하고 그들의 의도대로 논의를 끌어가고, 사회적 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제 이런 모든 걸 뭉뚱그려서 ‘국익’이나 ‘민족 자존심’ 같은 말로 포괄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논의하던 시기가 분화되어 좀 더 명확하게 정치 논의의 앞으로 나오는 시기가 도래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황우석당에는 지역감정은 없다는 점이다.

    황우석당의 정치화가 예고하는 것은 ‘반 한나라당 연대’가 민주주의 발전인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한국 사회에서 종료하였다는 사실이고, 그 앞에서 국익파들이 먼저 움직였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황우석당과 진보세력의 몫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것만으로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시대가 이렇게 사실상 종료하게 된 셈이다. 국익파들이 오히려 솔직하게 국익을 위해서 “우리는 정치화를 한다”는 지금의 정치화 선언은 그래서 희화적인 사건이 아니라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는 사건이다. 그래서 나는 창당을 환영한다.

    이제 남은 일들은 진보세력의 몫이다. 우리나라의 극우파들도 분화와 발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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