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대통령 "무대 위 여야 투쟁은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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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5월 07일 06: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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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초 민주노동당이 4월 국회에 임하는 목표는 뭐였나요. 결과에 대해서는 몇 점이나 줄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게 봤던 건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저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상의료와 관련된 전염병 예방접종, 대부업법, 론스타 과세 관련 법안, 주민소환제법 같은 것을 관철시켜보자고 했었죠. 결과적으로 비정규직 법안을 재논의하기로 했고, 주민소환제법, 국제조세조정법, 3.30 부동산 후속 대책 관련 입법, 이런 것들을 주도적으로 관철시켰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할 수 있습니다. 점수를 이야기하셨는데, 공부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한 사람은 점수에 연연하지 않잖습니까(웃음).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당, 개혁 정치보다 ‘거래 정치’ 치중 야당 ‘과유불급’

    -4월 임시국회 내내 거대 양당의 틈에서 기민하게 원내정치를 한 셈인데요. 거대 양당의 이번 임시국회 활동을 약평한다면요.

    =정책과 노선이 다른 정당을 평가한다는 건 사실 적절치 않을 수 있습니다. 평가의 자격이 있는 사람은 결국 국민이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고요. 다만 원내정치의 행태 차원에서 평가를 한다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개혁을 주창했으면서도 한나라당과의 거래 정치에 많은 비중을 쏟았고 4월 국회에서도 그런 모습이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그래도 막판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시선을 의식해서 그런 것이기는 합니다만, 내용을 중심으로 법안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한 것은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라고 봅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과유불급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아요. 국민의 절대 다수가 지지하는 사립학교법 개악을 고집하면서 막가파식으로 국회에 임했는데, 그건 한나라당의 내부 정치적 필요에서 비롯된 것이거든요. 지나침으로써 4월 임시국회에서 패배한 것이다, 이렇게 보고요.

    다만 한가지 답답한 것은, 돈정치, 부패정치, 성폭행정치, 이런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크게 변하지 않는 건데, 한번 깊이있게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율은 대안을 찾지 못한 국민의 절망적 선택"

    -거기에 대한 심의원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렇게 봐요. 얼음을 오래 얼리면 녹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잖습니까. 몇 시간 내놔도 별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거든요. 한나라당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판단은 쌓여가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보내는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는 정부의 지나친 무능에 대한 실망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직 민주노동당이 소수 정당에 머물러 있는 탓도 있겠지요. 달리 선택할 대안이 없기 때문에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로 기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현상이 민주노동당에게는 가능성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민주노동당이 일관된 실천을 통해 대안 세력의 가능성을 확인받는다면 급속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김근태 최고위원을 필두로 여당 내에서 반한나라당 협의체 구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열린우리당이 개혁정당을 말하면서도 개혁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런 경우인데요. 개혁을 하려면 정치행태부터 개혁해야 돼요. 정책 중심의 정치를 해야합니다. 아직까지도 열린우리당의 386을 위시한 개혁파 의원들은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에 익숙하지 않아요. 결국 요즘 나오는 ‘반한나라당협의체’ 이야기도 정치공학적인 해법을 통해서 위기를 돌파해보자는 발상에서 나온 거거든요.

    저는 열린우리당이 국민과 연정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테니까요. 정계개편과 같은, 기존 정치 세력의 이합집산을 통한 정치공학적 해법은 새로운 정치, 다수 서민들의 지지를 받는 정치로 나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정책을 중심으로 한다는 일관된 원칙이 있습니다. 이번처럼 여당이 개혁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힘을 보탤 것이고, 정부와 여당의 비리를 비롯한 대여견제를 위해서는 다른 야당과 함께 할 수 있죠. 철저히 정책을 중심에 놓고 사안별로 대처하는 원내정치를 하려고 합니다.

    "대연정은 정권 위기를 지역주의적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낡은 해법"

    -대통령은 대연정을 말하고, 여당은 소연정을 말하는 양상입니다. 이렇게 양측의 시선이 엇나가는 이유는 뭘까요.

    =연정이 정치의 합리적인 한 형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책과 노선을 전제로 한 타협의 산물이어야지 정책과 노선을 뒷전으로 한 채 패거리가 이합집산하는 것이어서는 곤란합니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이 말하는 대연정은 문제 있습니다.

    대통령은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지역주의 청산을 얘기했지만, 선거 끝나면 동서남북이 다 갈릴 것 아닙니까. 현재의 선거구도 하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설 자리가 없다는, 그래서 한나라당 독식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그런 절박한 상황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당이, 개혁을 주장한 정당이, 결국 개혁을 포기함으로써 지역주의의 먹이가 되어 소멸하고 말 것이라는 위기의식, 이게 대통령의 인식이 아닌가 싶고요.

    결국 정계개편을 통해 상황을 타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그렇더라도 민주당과의 소연정은 본전치기도 안되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개혁에 대한 의지만 빼낸다면 한나라당과 같이 갈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겠죠. 대연정론은 정부 여당의 위기적 상황을 잘 반영한, 그러나 내용으로 길게 보고 승부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의적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아주 낡은 해법이다, 이렇게 봅니다.

    소연정론은 이렇습니다. 여당 386은 반독재 투쟁을 통해서 존재가치를 갖는 세력입니다. 유신세력과 한 울타리에서 정치한다는 것을 정서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고요. 이들은 결국 반독재 민주화전선 이런 태생적인 울타리라고 할까요, 그 범위 내에서 생각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보면 해법은 소연정밖에 없겠죠.

    "상황인식은 대통령이 여당보다 훨씬 정확하고 일관적"

    -대통령이 강조하는 FTA 등 국정 후반기 과제에 대해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연정론을 단순히 정략적 사고의 산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는데요. 근본적으로 ‘이해’를 같이하는 집단끼리 불필요하게 다투지 말고 협력하자는 대통령 나름의 ‘신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 말씀 잘 하셨는데요. 개혁을 포기하고 신자유주의 전략을 중심 기조로 한다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차이가 없거든요. 양당은 항상 싸우지만 그건 무대 앞의 문제고, 먹고 사는 문제, 노동 문제, 농민 문제, 사실 그런 문제에서는 양당의 의견이 다른 게 없잖아요. 양당이 갈라져서 으르렁거리며 싸우는 거 다 무대 앞의 쇼다, 대통령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여당이 소연정을 주장한 것은 주관적인 자기도취랄까, 현실을 냉정하게 못보는 것이죠. 상황인식은 대통령이 훨씬 정확하고 일관된 것입니다. 대연정을 비판하려면 열린우리당은 자신들이 어디로 갈 건지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정립해야 할 겁니다.

    -여당의 소연정도 정략적이겠죠.

    =대통령보다 주관적인 인식에다 미봉책에 불과한, 실현가능성과 전망도 불가능한 생존전략이죠. 여당이 해야 할 일은 대통령이 개혁과 민생을 완전히 포기하고 신자유주의 보수대연합에서 생존전략을 찾는 것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자기정체성을 분명히 해야합니다. 집권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정책과 노선을 실현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열린우리당 혹은 열린우리당 내부의 특정 분파가 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 경제 문제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은 주목할만합니다. 그러나 자유주의적 사고 너머로 나갈 수 있는 방향까지 집단적으로 조직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개별적으로는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민주노동당에 모자란 점이요? 의원 숫자죠"

    -의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기본으로 운영되는 정치 공간입니다. 때로는 거래가 필요할때도 있을 텐데요. 그에 대한 원칙은 뭔가요.

    =가장 중요한 원칙은 매사를 정책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또 민주노동당의 숫적 지위를 감안할 때 과도한 입법이 아니라 진보적 가치와 정책을 홍보하는 선전대로서의 역할에 보다 집중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제도권 공간을 넓게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는 거대 양당의 정쟁적 구도가 전체 정세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거대 양당의 정쟁에서 비롯되는 틈새 공간을 어떻게 기민하게 효과적으로 파고들거냐 고민해야죠. 소수 정당이지만 주관적인 노력에 따라 정세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당 안팎에 있는데, 그건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봅니다.

    -현재 민주노동당의 원내활동에서 미진하거나 모자란 점이 있다면 뭘까요.

    =제일 모자란 건 숫자죠(웃음). 원내 공간을 최대한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국회 회기나 상임위 공간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폭로도 할 수 있고 정책을 제기할 수 있고 보수야당과 담판을 지을 수도 있는데, 그런 준비가 아직 미흡하죠. 그렇게 접근할 수 있는 꺼리들은 무수히 많거든요.

    "노조가 조세개혁, 부유세 가지고 파업할 수 있어야 진보정치 만개할 것"

    -6월이면 2기 국회 원구성을 해야 합니다. 당의 목표가 뭔가요.

    =원내에서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마이크를 어떻게 확대할 거냐, 하는 게 중요하고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상임위에 효과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국회의장단이나 상임위원장단을 직접 선출하는 것으로 바꿔서 소수 정당의 눈치를 보게 하는 것도 활동 공간을 넓히기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요.

    -2기 국회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임위는 어딘가요.

    =의원단 회의를 했는데 건교위는 반드시 가야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심 의원께서는 계속 재경위를 지키시는건가요.

    =재경위는 반드시 해야하는, 필수상임위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달리 희망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제 의사라기보다는.

    -재경위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죠.

    =민주노동당의 인프라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 재경위예요. 복지, 보건, 문화, 노동 같은 분야는 노조나 시민사회 영역이 실천해 온 영역을 종잣돈 삼아 하면 많이 커버가 되는데 재경위 같은 경우는 민주노동당에 축적된 성과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의원실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 크거든요.

    의원실에서 정책 역량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요. 또 의원 입장에서도 평소 실력으로는 안 되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머리에 쥐도 나고, 참 어려운 상임위예요. 어렵기 때문에 성과는 크지만. 그런데 대중운동 진영은 재경위의 성과를 잘 몰라요. 아무래도 경제와 관련해서는 접촉면이 아직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죠.

    -론스타 같은 경우 대중적인 관심도 높은 주제죠.

    =저는 이런 생각을 해요. 재경위의 이슈가 대중투쟁의 아젠다가 될 정도면 진보정치의 역량이 성숙했다고 볼 수 있을 거다, 예를 들어 조세개혁 문제, 부유세 문제 같은 걸로 총파업 할 정도가 돼야 진보정치가 만개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죠.

    "현재 역학관계에서 개헌은 개악"

    -지방선거가 본격적으로 불붙고 있는데요. 민주노동당의 현재 페이스는 어떤가요.

    =처음에는 안개속이었는데 조금씩 페이스를 찾고 있다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4.15 총선때의 13% 지지율을 머리속에 두고 있기 때문에 아직 많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생각하시는데, 15% 정당 지지율, 300명 공직자 시대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민주노동당의 기본표랄까요, 노조 등에 대한 조직적인 노력이 충분치 못한 것은 불안 요인입니다.

    -선거 후에 개헌국면으로 갈 거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저 역시 선거 후에 정계개편으로 갈 거라는 일반적인 관측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정계개편은 또 어떤 식으로건 개헌과 맞물리겠죠. 그런데, 글쎄요, 저는 개헌국면까지 갈 건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생각해요. 현재의 정치적 역학관계에서의 개헌은 개악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민주노동당 입장에서 개헌을 촉진하고 가시화하고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다만 민주노동당의 의지와 상관없이 개헌 논의가 이뤄질 것에 대비한 내용적 준비는 해야 한다고 봅니다. 토지공개념 도입이나 복지의 권리라든지, 시장 근본주의에 맞선 사회공공성 강화라든지 하는 것들이죠.

    -신자유주의적 정치세력이 다수파인 현실 여건상 개헌의 방향도 신자유주의적 색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거죠.

    =맞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성공에 가장 크게 기여한 당원이 되고 싶어요"

    -심의원께서는 어떤 정치적 꿈이 있습니까.

    =민주노동당은 단지 집권만을 목표로 하는 당이 아니라 진보적 가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드는 걸 자신의 임무로 한다고 보고요. 민주노동당이 그런 의미에서 성공한 당이 되는 것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당원이 되고 싶습니다.

    -요즘 하루의 일과가 어떻게 됩니까.

    =하루에 5분짬도 못낼 때가 많습니다.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서 6시에 출근하고요. 밤 12시 넘어서 귀가합니다, TV토론 프로그램 보고 2시 좀 넘어서 잠들어요. 원래 잠이 많은데, 잠을 못 자는 게 참 힘들어요. 다행히 요즘 선거때문에 지방 출장이 많아서 기차나 버스에서 틈틈이 눈을 붙입니다.

    – 민주노동당에게도, 심의원 개인에게도 처음으로 등원한 국회의 전반기가 끝났습니다. 평가해주신다면요.

    =당 차원에서는 제도권의 실물적인 이해와 활용가능성, 제도권 정치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재점검과 관련해 많이 배우고 또 많은 숙제를 남긴 2년이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바쁘고 고달팠고, 그러나 엄청나게 많이 배운, 지난 2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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