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러, 민주주의 후퇴"…러 외무 "수준낮은 정치"
    2006년 05월 07일 02: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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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체니 미 부통령의 러시아 비판 발언이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체니 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 양국 관계가 점점 걷잡을 수 없는 단계로 치닫고 있다.

체니 부통령은 지난 4일 리투아니아를 방문, 러시아가 민주주의를 되돌리고 있으며 에너지를 무기로 옛 소련 국가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체니 부통령은 또 러시아 정부가 종교적, 정치적 권리를 억압하고 있다며 크레믈린을 자극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러시아 외무부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체니 부통령의 발언은 근거가 없으며 체니 부통령이 잘못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체니 부통령이 러시아가 에너지를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다”며 “그런 발언은 수준 낮은 정치인들의 입에서나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부통령이라면 소련이든 러시아든 지난 40년 동안 우리 나라가 석유와 가스의 해외 공급 계약을 단 한 건이라도 위반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체니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의 고위급 정부인사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언론들은 ‘신냉전의 시작’이라거나 1946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철의 장막” 발언의 재현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불편한 심사를 드러낸 바 있다.

체니 부통령의 발언은 이란 핵문제에 대한 유엔 안보리 논의가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미국의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고, 러시아가 자국의 에너지에 대한 국가 개입을 강화하고 있는 등 최근 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국제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있어 미국과의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양국간 팽팽한 긴장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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