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 구속영장 청구,
    정치특검 무리수 vs 당연
    김경수 “특검의 무리한 판단 유감”
        2018년 08월 16일 04: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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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특검”이라고 규정하며 향후 특검활동 종료 후 특검법 위반 사안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 등은 특검의 영장 청구는 당연한 결과라며 특검 활동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은 전날인 15일 김경수 지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특검은 구속영장 청구서엔 김 지사를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김 지사가 해당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은 그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의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드루킹과 댓글 작업을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알려지자 김 지사는 같은 날 밤 SNS에 입장문을 올려 “특검의 무리한 판단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이 사건이 불거졌을 때부터 가장 먼저 특검을 요청했다. 특검이 원하는 모든 방법대로 수사에 협조했다”며 “특검이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한 기대조차 특검에게는 무리였다”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한편 법원은 오는 17일 특검이 신청한 김 지사의 구속영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다. 결과는 이날 밤이나 18일 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두 차례 대변인 브리핑에 이어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도 특검의 영장 청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영장 청구는 특검의 무리수”라며 “특검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 내용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50일간, 특검은 스스로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행태를 반복했다”면서 “실체적 진실이 아니라, 드루킹 일당의 일방적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를 해오면서 확인되지도 않은 진술과 정보를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려, 망신주기와 정치적 갈등을 키우는 데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 브로커의 일방적 주장과 진술을 검증해야 할 특검이 오히려 정치특검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라며 “우리 당은 이번 수사결과와는 별개로, 특검팀의 특검법 위반행위에 대해 강력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도 없는 현직 도지사에게 영장을 청구한다는 것은 특검이 그야말로 정치특검, 보여주기 특검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법원이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특검이 “목적과 좌표를 잃었다”고 질타했다.

    한창민 부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에서 “합리성을 결여한 영장 청구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다른 목적을 의심하게 한다”며 “본질을 벗어난 행위가 연속 된다면 이는 국민마저 기만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한 부대표는 “수사기간 종료를 앞둔 특검의 마지막 승부수로 보이지만 이는 어리석은 ‘악수’”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어 “김경수 지사가 2차에 걸친 조사와 대질신문에 임했음에도 특검은 김 지사의 혐의 불인정을 근거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봤다”면서 “구속사유에 대한 특검의 소명이 부실하기 짝이 없고 드루킹 일당에 의존한 수사의 한계와 무능함마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특검에게 필요한 것은 ‘의도된 정치’가 아니다. 목적과 좌표를 잃어버린 특검은 이미 특검이 아니다”라며 “허익범 특검팀은 ‘특검을 특검하라’는 국민적 비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는 처음부터 허익범 특검을 신뢰하지 않았다”며 “그분은 뉴라이트 멤버였다. ‘어떤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건 믿을 수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검으로서는 ‘성과를 내야겠다’는 조급함에서 영장을 청구한 것 같다. 그러나 현직 지사를 그러한 경미한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다고 한 것은 특검의 오버”라며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다. 영장이 발부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에선 특검 활동 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지사가 계속 범죄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증거 은폐 의혹마저 있는 상황에서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평가하면서 “오히려 지금에서야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제외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윤 수석대변인은 “특검은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기 위해 특검 기간 연장을 신청해야 할 것이며, 집권여당과 정부 역시 ‘촛불 정신’에 따라 특검의 수사 연장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논평에서 김 지사를 비롯해 민주당 측에서 구속영장 청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무조건 거짓말하고 버티면 된다는 식의 전형적인 구태정치의 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경수 지사는 현 정권의 권력 실세로서 특검에 으름장을 놨다”며 “특검의 정당한 활동을 폄훼했으며, 법원에 구속영장 기각을 압박하는 발언까지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힐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법원의 책임 있는 결정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특검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소유한 시그너스컨트리클럽의 이사로 일하면서 매달 약 300만원씩 5년간 총 2억원을 급여 명목으로 받은 것에 대해 수사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제기한 것인데, 해당 민간기업은 드루킹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곳이라 수사범위 등을 놓고 또 다시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송인배 비서관과 관련해 ‘별건수사’를 하겠다는 것은 특검법 2조에 규정한 수사범위를 넘어서는 월권행위”라며 “특검 활동이 끝난 뒤에도 철저하게 밝혀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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