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용역업체, 이권개입 부정부패 온상
    By tathata
        2006년 05월 05일 01:21 오전

    Print Friendly

    지방자치단체가 청소업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상용직으로 채용했던 환경미화원들을 강제로 전적시키는 일이 빚어지고, 청소용역업체들이 지자체에 사업비를 허위로 보고해 중간에서 가로채거나, 폐기물 관리를 엉망으로 하고도 관리감독을 소홀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공공연맹이 지난 4일 주최한 ‘지방자치단체 비정규노동자 증언대회’에서 밝혀져, 지방자치단체가 청소업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한 이후 관리감독을 엄격히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도장 도용, 사문서 위조해 위탁업체로 전적

    속초시는 직영으로 관리하던 청소업무를 지난 1월 1일부터 속초시 시설관리공단으로 위탁했다. 이 과정에서 소속 환경미화원 69명에게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미화원들의 도장을 도용해 전직 동의서를 작성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동란 전국민주연합노조 속초지부 법률부장은 “속초시가 미화원들이 위탁업체로 전적하는 것을 동의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도장을 도용해 퇴직금 청구서를 만들었다”며 “속초시는 사문서 위조와 부당 전적이라는 불법적 행위을 저질렀다”고 고발했다.

    광주시 서구청은 담당 공무원의 친인척이 대표이사로 있는 업체에 재활용 업무를 위탁했다. 서구청은 지난 2000년부터 재활용업무의 위탁을 추진하고, (주)수진환경에 2001년부터 현재까지 용역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당시 민간위탁을 추진했던 주무부서인 사회산업국의 이 아무개 국장이 수진환경의 김 아무개 대표이사와 이종사촌 관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아무개 국장은 또 퇴직 후 수진환경에서 고문직을 맡아 현재까지 직위를 유지하고 있어 이권개입 의혹을 낳고 있다.

    재활용 처리 업무가 민간에 위탁되면서 공공부문의 서비스 질도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김승균 광주전남공공서비스노조 사무국장은 “재활용 업무가 민간업체로 이전되면서 업체는 재활용 마크가 찍힌 폐기물만 처리하고 있다”며 “생활식료품 용기나 조각난 스티로폼 등 재활용품으로 분류되지 않는 용품들은 처리되지 못하고 버려져 환경오염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령미화원’ 동원해 사업비 횡령

    민간위탁 업체가 장부를 허위로 작성해 지자체로부터 수십억원을 가로챈 일도 있었다. 경기도 안양시의 청소용역업체인 성일기업은 2003년도 임금대장에 생활쓰레기 수집운반과 재활용 선별 인원을 합해 모두 69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기록했으나, 이중 7명이 실제로는 일하지 않고 이름만 올려진 사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과거에 이미 퇴사한 사람들이거나 이 업체 대표이사의 딸 등 친인척으로 밝혀져, 업체가 허위로 장부를 작성해 시청으로부터 사업비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평수 안양지부 문화부장은 “환경미화원들에게는 장갑과 피복비조차 지급하지 않으면서 회사측은 허위장부 작성으로 시민의 혈세를 가로챙겼다”고 말했다.

    ‘유령 환경미화원’을 동원한 사례는 파주시에도 일어났다. 파주시 청소위탁업체 (주)파주환경공사와 JK환경은 지난 2003년 일용직 노동자를 고용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9,536만원을 착복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진수일 파주지부 조합원은 “지방자치단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민간위탁 업체로 미루면서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있지만 시청은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민간위탁 후에도 관리책임은 지자체에 있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지난해 12월에 발간한 <지방자치단체 환경미화업무 민간위탁의 문제점과 대안>이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업체에 위탁하더라도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공공서비스 질이 개선되기 보다는 오히려 하락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실 국정감사 요청자료를 인용하면서, “민간위탁 전후의 예산변동 현황과 관련, 2005년 행자부 자료목록에 의하면 54개 기초단체가 예산을 절감한 것으로 되어 있고 10개 기초단체는 예산증가, 4개 기초단체는 예산이 동일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행자부 자료는 민간위탁 이전과 이후의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고, 장비구입비, 차량운영비 등의 처리관계가 분명하지 않아 민간위탁으로 인한 비용절감효과를 순수하게 계량했는지는 확인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민간위탁으로 비용을 절감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부분 노무인건비의 저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차량유지비, 각종 사회보험료, 피복비 등 경직성 경비는 직영과 위탁이 동일할 수밖에 없다고 했을 때, 환경미화업무를 민간으로 위탁함으로 인해 총비용을 절감했다는 얘기는 작업인원을 줄이거나 임금을 직영시보다 삭감했다는 얘기와 동일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민간위탁 업체들간의 경쟁을 유도해 능률을 높일 수 있다는 애초의 취지도 현실적으로 경쟁성을 확보하는 데 여러 가지 장애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폐기물처리업의 시설, 장비, 기술능력이 정해져 있어 일정 장비를 갖춰야 하고, 시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고정비 점유비율이 매우 높은 조건에서 경쟁입찰 시 가격경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협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특별시의 쓰레기수거 대형업체 수는 2004년 12월 현재 114개로, 이들 대행업체들은 각자의 구역이 할당되어 있기 때문에 업체간의 경쟁은 존재하지 않으며,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약갱신 거부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음도 사례로 꼽았다.

    보고서는 또 폐기물관리법에 의거해 “공공서비스 생산 및 공급을 민간에 위탁하더라도 법적 권한과 책임은 위탁자인 지방정부에 남아 있지만, 대부분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한 관리감독은 민간업체의 서면보고로 대체되는 등 매우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