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9호선 파행
“공영화 약속 지켜야 해”
정당·시민사회 등, 9호선 파업 지지···박원순 시장에 공영화 촉구
    2018년 08월 14일 05: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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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철’로 불리는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인력 충원, 동일노동·동일임금, 공영화와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오는 27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시민사회계와 정당들이 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9호선 안전과 공영화 시민사회대책위원회(9호선 시민대책위)’는 14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다수가 이용하는 지하철은 더 이상 이윤추구의 장인 민영화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9호선은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시하는 공공지하철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유하라

9호선은 1~8호선과 달리 1단계와 2·3단계의 운영권을 맡은 사업자가 다르다. 25개 역사를 맡고 있는 1단계는 서울9호선운영㈜, 2·3단계 13개 역사는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9호선의 인력부족, 저임금 문제는 지난해 말에 1단계 구간 노조의 파업을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1~8호선의 1㎞당 운영인력은 52명이다. 반면 9호선 1단계는 25명이고, 2·3단계도 이마저도 못 미치는 18명이다.

임금도 서울교통공사 직원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인력 부족으로 노동강도는 높지만 임금은 오히려 더 적은 것이다.

노조는 회사와 올해 임금협상을 벌였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조합원의 압도적 다수인 94%가 파업에 찬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조는 24.8%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평균임금과 비교했을 때 25% 이상의 격차가 난다는 근거 하에 나온 인상률이다. 그러나 회사는 2.6%만 인상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노조의 요구안을 놓고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지하철 곳곳에서 노조가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는 취지의 선전물을 붙여 놓은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9호선 2·3단계 전체 노동자 중 62%가 최저임금을 미달하는 임금을 받고 있다. 지난 7월엔 최저임금 미달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시정지시를 받은 바도 있다. 반면 9호선 1급 간부의 연봉은 1~8호선 운영자인 서울교통공사 1급보다도 더 높다. 회사는 이러한 저임금 실태에 대해선 해당 선전물에 적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왜곡·은폐된 사실로 노조의 파업을 폄훼하고 나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인 김승호 9호선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24% 인상 요구는 많은 것이 아니라 현재 9호선 2·3단계 노동자들의 임금이 얼마나 열악한지 말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업예고 후 회사는 문제 해결의 의지보단 임금을 압박하는 식의 노조탄압을 벌이고 있다.

회사는 조합원의 집으로 임금 삭감을 압박하는 ‘협박성’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 따르면, 회사는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경우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겠다면서 성과급 삭감 계획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특히 연속 7일 이상 무계결근하면 직권면직(해고)이 가능하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김시문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지부장은 “사측은 대화를 위한 노력을 하기보단, 노조를 탄압하고 노동자들의 가족들까지 위협하는 등 악랄한 노조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노조는 사측으 이러한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은 “노사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노조가 파업을 하는 건 헌법 보장된 권리”라며 “이를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시민안전을 위협한다고 협박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며 회사는 반헌법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3단계 구간은 서울교통공사가 운영권만 맡고, 공사가 다시 민간 자회사를 만들어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부족한 인력, 최저임금을 미달할 정도의 저임금 문제 역시 9호선의 기형적 구조에서 기인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같은 문제에 시달리는 1단계 구간도 프랑스 자본이 대주주인 회사에 업무를 위탁했고 유지보수업무는 또 다른 회사가 맡고 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9호선의 파행적 운영은 부족한 정비 인원과 부족한 운전 인력으로 인해 시민들의 안전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9호선 노동자들은 ‘시민들의 안전한 발이 되라’는 자부심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9호선을 공영화하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이미 92%를 넘어섰다”며 “시민들과 함께, 20만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은 9호선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녹색당 서울시장 공동운영위원장은 “지하철은 시민의 중요한 이동수단이다. 다른 어떤 것보다 공영화해 시민 모두의 자산이 돼야 한다”며 “서울시민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뽑아준 이유는 최소한의 쾌적한 삶 만들라는 요구였다. 이 요구를 무시하지 말고 박원순 시장은 이제라도 나서서 9호선을 반드시 공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김종민 위원장도 “9호선을 공영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서울시가 이번 파업의 근본적 원인을 제고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선거 때마다 얘기하는 공공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서울시의 즉각적인 답변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9호선 시민대책위는 ▲9호선 2,3단계부터 소유권을 서울교통공사로 이전해 공공기관이 직접운영 ▲증차와 인력충원 ▲상시 역무원을 최소 2인 이상 근무 ▲1인 근무 금지, 시설물 안전점거 시 최소 2인 이상 근무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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