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수활동비 폐지?
항목만 바꿔 계속될 우려
하승수 “업무추진비 내역도 미공개”
    2018년 08월 14일 10: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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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여론에 떠밀려 특수활동비 폐지를 선언했지만 상당액을 업무추진비로 예산 항목만 바꿔 사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승수 ‘세금도둑 잡아라’ 공동대표는 14일 오전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작년에 국회 특수활동비가 문제가 되니까 줄인다면서 다른 항목으로 예산항목만 바꿔서 올해 계속 쓰고 있다”며 “현재 국회 특수활동비가 62억 원인데 폐지한다고 발표를 하면서 실제로는 (특수활동비의) 상당액은 명목만 업무추진비로 바꿔서 사용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특활비 폐지를 거부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여론이 악화되자 완전 폐지를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는 각 정당의 원내대표가 사용하는 15억 원의 특활비 폐지에 한정된 것으로 국회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이 사용하는 47억 원 정도의 특활비는 아직 불씨가 살아있는 상태다. 국회는 오는 16일 이와 관련한 최종적인 방침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활비 폐지 발표하는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방송화면)

하 공동대표는 “오는 16일에 최종적으로 국회가 발표한다고 하는 제도 개선안을 봐야겠지만 그런 꼼수를 쓴다면 국민들이 전혀 받아들일 수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국회가 겉으로만 특활비를 폐지하고 그 중 상당액을 업무추진비로 돌려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현재 국회는 특활비 62억 원과 별개로 업무추진비 88억 원을 추가로 받고 있다.

‘영수증 첨부를 통해 투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업무추진비로 전환한다면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국회는 지금 업무추진비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거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회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조차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 업무추진비가 자칫 ‘제2의 특활비’ 노릇을 하는 꼼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 공동대표는 “업무추진비로 돌려서 투명하게 잘 쓴다면 얘기가 다르지만, 국회가 업무추진비 자체도 비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과연 제대로 개혁을 하는 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것(국회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 때문에 제가 정보공개 소송을 하고 있다”며 “국회는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이 공개되면 ‘의정활동에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는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다 공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공동대표는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와 관련한 1심 재판에서 승소했으나 국회는 지난 9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2심에서도 국회가 패소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항소를 결정한 데엔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 시점을 어떻게든 늦춰보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특수활동비에 대해선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이었다.

하 공동대표는 “의미가 없는 소송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국회가) 항소를 한 상태”라며, 국회의 항소 비용과 관련해서도 “인지대, 변호사 비용 등 다 지금까지 국민세금으로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상황에서 특수활동비를 없앤다고 해놓고 일부를 업무추진비로 살려서 계속 쓴다면 국민들의 세금이 새나가는 건 마찬가지다. 이게 진정한 개혁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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