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사회 등 ‘공동행동’ 발족
    “강제징용 피해자에 시간 별로 남지 않아“
        2018년 08월 09일 07: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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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징용 피해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고 대일 과거를 청산하기 위한 단체가 9일 발족했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남겨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준엄한 현실 앞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강제동원 문제의 해결과 진정한 대일과거청산을 위해 다시 힘을 모으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일본 정부는 식민주의 청산을 위한 시민들의 요구에 성실하게 응답하기는커녕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침략전쟁과 식민주의의 역사를 극복하지 않는 한 일본은 평화로운 동아시아의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행동은 강제동원 문제의 해결을 비롯해 대일 과거청산을 위해 뜻을 같이 하는 북한, 재일동포, 일본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대를 구축할 계획이다.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엔 남북 공동 강제동원 피해 실태 조사와 DB 구축, 남·북·재일 공동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증언대회 및 진상규명 토론회 등도 제안하기로 했다.

    민족화해협의회도 이날 연대사를 보내 “일본의 파렴치한 과거 침략력사 왜곡을 단호히 저지시키고 우리 겨레의 피값을 기어이 받아내는 것은 민족 구성원이라면 그 누구이건 떨쳐나서야 하는 민족공동의 과제”라며 “공동행동의 결성은 일제의 특대형 반인륜적 죄악을 결산하며 일본의 대조선 재침 책동을 짓부시기 위한 투쟁에 떨쳐나선 해내외 온 겨레에게 커다란 힘과 용기를 주게 될 것”이라고 지지를 보냈다.

    공동행동 발족 회견(사진=겨레하나)

    일본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연대의 뜻을 밝혔다.

    야노 히데키 ‘조선인 강제노동 피해자 보상입법을 위한 일한공동행동’ 사무국장은 “하루라도 빨리 피해자의 존엄과 권리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며 “한국과 일본의 시민이 연대하여 강제동원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공동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들은 ‘공동행동’의 결성을 진심으로 환영하는 동시에 ‘공동행동’과 손잡고 운동을 추진할 일본측 단체를 조속히 발족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동행동은 양승태 대법원이 강제동원 소송을 ‘재판거래’를 한 사실과 관련해 이날 외교부에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질의서에서 “최근 일제 강제동원 소송과 관련하여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의 ‘재판거래’의 실체가 드러나는 가운데 외교부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깊이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며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외교부와 대법원이 헌법을 위반해 자국민 보호의 책무를 방기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유린한 국정농단을 벌였다”며 “이 땅에 정의를 수호할 법원도, 국민을 대변할 외교부를 비롯한 정부도 없었다는 참담한 사실을 목도하면서 일제하 강제동원 피해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외교부의 정책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승태 대법원과 박근혜 청와대 사이에서 ‘재판거래’ 대상이 된 사건은 아시아·태평양 전쟁 동안 미쓰비시와 신일본제철 등 2건이다. 강제노동 피해자들이 2000년과 2005년에 제기한 것으로, 2012년 5월, 대법원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하급심 법원의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13년 서울고등법원과 부산고등법원이 두 사건에 대해 각각 피해자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피고 측의 상고로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가 있다. 대법원은 오는 22일 이 사건에 대한 심리를 시작한다.

    공동행동은 강제동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 및 기자회견, 외교부 장관과 대법원장 면담 촉구 등의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공동행동엔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민주노총, 흥사단, 합천 평화의집, 1923한일재일시민연대, KIN지구촌동포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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