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자영업 어려움 원인
    인태연 ‘장본인은 대기업’
    자영업자-최저임금노동자, 을들의 갈등 “상호 가해로는 답 안 나와”
        2018년 08월 08일 11: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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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에 신설된 자영업비서관에 ‘30년 자영업자 출신’인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이 임명된 가운데, 인태연 비서관은 “중소·자영업자의 어려운 사태를 만들어낸 장본인은 대기업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인 비서관은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최저임금이 2년에 걸쳐서 30% 가까이 올랐다. 물이 목까지 차 있는 상황에서 입과 코를 자꾸 막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을 안 올리는 게 이 문제의 해소 방안이 아니다”라면서 “구조적인 문제라고 해서 10년, 20년 걸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올해 안에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뒤로 미룰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 비서관은 대기업이 중소·자영업 시장과의 ‘공생’을 보다 중요시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인 비서관은 “대기업 유통이 시장을 너무 독식하는 과정에서 중소 자영업 시장 일각이 붕괴된 측면들이 굉장히 많다”며 “이런 것들을 어느 정도는 법적으로도 규제를 해야 되겠지만 (대기업) 스스로도 공생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양보해야 될 사안들을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계청에서만 봐도 자영업자들은 600만 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 속에서 일하고 있는 고용 노동자들은 200~300만 명 정도, 가족 노동자들은 100만 명이 넘어가고, 딸린 가족까지 생각하면 자영업자의 문제는 2000만 명 이상의 생존권 투쟁이기 때문에 사회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이 사태는 자영업자들만의 어려움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전반을 흔들 수도 있다는 자각을 해야 한다”면서 “자영업자의 절규는 장사꾼들 몇 명 살고 죽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이 붕괴되는 것이고 대한민국의 소비 시장이 무너지는 것이다. 때문에 대기업에서도 이 문제를 같이 고민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 비서관은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했다.

    인 비서관은 “가맹점 프랜차이즈를 너무 과잉 진출시켜서 본사는 상당히 전체 매출액은 증가했을지 모르지만 점포당 매출과 점포당 이윤율은 굉장히 떨어졌다. 이런 부분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프랜차이즈 편의점 사례를 보면 (본사가) 여기서 먹고살 만한지를 철저히 조사를 하고, 만약 일정한 액수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서 손해가 날 수 있다면 유지비를 책정을 해 준다. 이런 식으로 서로 상호 공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린벨트와 같이 생태계 보존을 위한 장치로 ‘경제적 환경영향평가제’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인 비서관은 “시장에 어떤 업종이 들어갈 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평가하는 제도”라며 “선진국의 유통제도 중엔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때 주변의 경제환경영향 평가를 통해 경제적으로 주변에 10%에서 20% 매출 감소가 온다고 평가가 나오면 허가를 안 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 이후 자영업자들과 최저임금 노동자 사이의 갈등이 확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인 비서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자영업자들은 내 주머니에서 일단 돈이 나가니까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오르는 걸 반대할 수 있고,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반대한다고 중소자영업자들을 공격한다. 이런 상호 가해적 방식으론 답이 안 나온다”며 “서로가 양보할 것을 찾아야만 하는 단계인데, 그렇지 않고 일방적으로 한쪽 주장만하면 서로 쟁투만 벌이다가 같이 고꾸라지는 형국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상공인 단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불복종하며 광화문광장 집회를 예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자기 삶에 대한 위태로운 어떤 불안감이 있는 것”이라며 “중소자영업자들이 굉장히 힘들지만, 그 힘든 원인에 최저임금 그 자체에만 초점을 놓으면 올바른 해결 방법이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들도 무조건 내 월급만 올리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최저임금은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노동자들도) 이 부분과 맞물려 있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을 함께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노동조합 등 노동계의 협조도 당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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