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은 뭘까
[그림책 이야기] 『이보다 멋진 선물은 없어』(패트릭 맥도넬/ 나는별)
    2018년 08월 07일 11: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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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다 가진 친구에게 무엇을 선물할까?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고양이 무치는 친구 고양이 얼에게 선물을 하고 싶습니다. 얼은 무치의 베스트 프렌드거든요. 그런데 무슨 선물이 좋을까요? 얼한테는 밥그릇도 있고 방석도 있고 장난감도 있습니다. 얼은 모든 것을 가진 고양이입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친구에게 도대체 무엇을 선물하면 좋을까요?

무치는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친구에게는 선물할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선물은 하고 싶은데 선물할 게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놀랍게도 무치는 아주 기발한 선물을 생각해냅니다. 무치는 얼에게 바로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선물하기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것이 있습니다. 무치는 어디서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무 것도 없어!

무치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찾아다닙니다. 과연 ‘아무 것도 없는 것’은 어디에 있을까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있기는 한 걸까요? 그런데 천만 다행이도 세상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 꽤 많이 있습니다.

프랭크 할아버지가 텔레비전을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볼 게 아무 것도 없어!”

눈 오는 날 두지랑 친구들은 집밖으로 나와서 이렇게 말합니다.
“할 게 아무 것도 없어!”

마트에 다녀온 밀리 할머니는 이런 말을 합니다!
“살 게 아무 것도 없어!”

이제 무치는 당장 마트로 달려갑니다. 과연 무치는 마트에서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갖고 있다

우리에게는 살 집이 있고 입을 옷이 있으며 먹을 음식이 있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들입니다. 네? 우리가 부족한 게 얼마나 많은데, 우리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들이라고요? 이게 정말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집이 작든 크든, 월세든 전세든 자가든, 집은 집입니다. 옷이 싸든 비싸든, 단순하든 화려하든, 옷은 옷입니다. 음식 역시 가격과 재료와 솜씨는 달라도 음식은 음식입니다. 우리는 모두 의식주를 다 갖추었으니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들인 것입니다.

이제 모든 것을 다 가진 우리에게 묻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행복하나요?”

우리는 지금 행복하나요?

때로는 이렇게 모든 것을 다 가졌는데도 아무 것도 갖지 못한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어떻게 모든 것을 다 가졌는데 아무 것도 없는 느낌이 들까요?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할까요?

우리는 모두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사람뿐입니다.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뿐입니다.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뿐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함께 먹을 사람이 없으면 아무 맛이 없습니다. 아무리 예쁜 옷도 나를 예쁘게 봐줄 사람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아무리 멋진 집도 함께 살 사람이 없으면 삭막한 동굴에 불과합니다. 희로애락의 삶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

노회찬 의원이 떠났습니다. 그 분을 좋아했는데 후원금 한번 낸 적이 없습니다. 그 분이 떠나고 나서야 바보처럼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사람을 위해 돈을 쓰지 못 한다면 그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사람을 위해 돈을 쓴다면 그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사람이 돈을 만든 것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지 돈을 축적하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는 것, 그게 바로 행복입니다. 부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그에게 더 잘 하면 좋겠습니다. 아낌없이 다 주면 좋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그림책, 『이보다 멋진 선물은 없어』입니다.

필자소개
이루리
동화작가, 그림책 평론가, 도서출판 북극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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