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의 '소연정론' 점화, 뭘 노리고?
        2006년 05월 04일 10:3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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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이 ‘소연정론’을 점화했다. 실질적인 연정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의미로서의 연정이다. 3일 김근태 최고위원은 ‘반한나라 전략 협의체’ 건설을 제안했고 김한길 원내대표는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다. 정동영 의장도 2일 “반(反)한나라당 삼각협력이 맺어졌다”며 “이것이 바로 민주개혁세력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양대 주주인 정동영계와 김근태계가 합심하는 모양새다.

    "대통령 말도 안 듣고, 뭔 여당이 그래" "우린 원래 그런 당이야"

    주지하듯 노대통령은 일관된 대연정론자다. 당 지도부와 대통령의 정국 인식은 이렇듯 엇나간다.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과의 견해 ‘차이’를 감출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 어떤 면에서는 이를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3일 "당이 대통령과 정부의 고민을 공유하되 그 해결방식은 당이 선택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야말로 새롭고 건강한 당정협력관계"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어떤 간부가 ‘무슨 여당이 대통령 말도 안듣냐’고 말해서 ‘우리는 원래 그런 당’이라고 했다"는 말도 전했다. 당은 당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소연정론이 전제하는 것 혹은 노리는 것은 한나라당과의 완강한 대립 구도다. 한나라당의 존재는 열린우리당의 존재근거이기도 하다. 소연정론은 열린우리당이 생존하기 위한 논리적 귀결인 셈이다. 짧게 보면 목전의 지방선거에도 도움이 된다. 대립 전선이 ‘한나라와 반한나라’로 그어지면 반한나라의 맹주인 여당에 표가 몰릴 수 있다.

    이른바 전략적 투표를 유도하는 것이다. 지금의 여당과 여당의 뿌리가 되는 야당이 선거 때 즐겨 쓰던 수법이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가 "오버하지 말라"고 일갈한 것도 이런 수를 꿰고 있어서다. 하긴 그동안 너무 많이 써먹었다.

    여당의 진짜 파트너는 한나라당일 수밖에 없다

    소연정론은 지속될까. 여당이 살고 여당의 대권 후보가 살기 위해 아마 그 방향으로 갈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의지를 배반하는 것은 이들이 딛고 선 정치적 기반이다. 개정사학법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함께 ‘비합리적’인 것을 ‘합리적’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여기까지는 여당과 민주노동당이 어느 정도 이해를 같이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사회적인 현안으로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당장 한미FTA 를 여당은 반대할 수 없다. 여당이기 때문에 반대할 수 없고, 반대하는 순간 여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물론, 반대할 생각 자체가 없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겠지만. 비정규직 법안, 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에서 여당의 파트너는 한나라당이다. 근본적인 ‘이해’를 같이하는 보수 양당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가야 한다는 노대통령의 인식은 여당에 비해 한결 일관되고 논리적이다.

    여당의 모순은 살기 위한 ‘정략’과 발 딛고 선 ‘기반’의 모순이다. 정략적 눈길은 ‘소연정’을 향해 추파를 던지지만 두 다리는 ‘대연정’의 땅에 단단히 뿌리박고 있다. 여기까지가 소연정이 펼쳐질 수 있는 한계다. 그리고 그 한계점은 그리 머지 않아 닥칠 가능성이 크다. 한미FTA 협상이 1년도 남지 않았다.

    평소 무시하던 군소정당 도움으로 ‘한 건’하고 감격에 겨워하는 것 보기 안 좋다

    민주노동당 핵심 당직자는 "민주노동당은 민생과 개혁이라는 단단한 중심이 있다"며 "민생을 살리고 개혁을 이뤄낼 의지가 있는 정당이라면 누구하고도 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FTA와 비정규직 법안이 민생과 개혁에 대한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알맹이’가 맞으면 공조건 연대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다른 말로 하면 ‘알맹이’는 다른데 ‘공조’의 모양새를 만드는 허깨비 놀음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당의 ‘공조’ 제안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반응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용진 대변인은 3일 "자신의 갈지자 행보에 대해 아무런 반성 없이 평소에 무시하던 군소정당들에게 손 벌려 힘자랑을 해 놓고 감격에 겨워하는 여당의 모습은 더욱 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싸늘하게 논평하기도 했다.

    여당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소연정의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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