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의 역사 바꾼 철마들
    [책소개] 『트랙터의 세계사』 (후지와라 타츠시/ 팜커뮤니케이션)
        2018년 08월 04일 11: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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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렵과 채집이라는 활동으로 연명하던 인류가 1차 산업혁명인 농업혁명을 이룬 이후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농경이라는 고된 노역을 하며 살아가야 했다.

    태초의 인류인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은 이후 남자는 농사일의 수고를 여자는 해산의 수고를 견뎌야 했는데 트랙터는 인류가 수천 년간 수행했던 고된 농작업을 일순간에 바꾸어 놓았다.

    트랙터가 보급된 주요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더 이상 땅을 일구며 살지 않아도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트랙터는 인류를 식량생산의 노역에서 해방시킨 것이다.

    트랙터의 등장, 농산업을 크게 변화시키다

    농업 등 1차 산업에 주로 종사했던 인류가 2차 산업과 3차 산업에 주로 종사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트랙터는 인류가 더 이상 농업에만 종사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촉매역할을 했다.

    농업에는 일찍부터 소와 말의 축력을 활용해왔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까지, 아니 일어난 지 100년 이상이 지났어도 세계 각국의 주요 산업은 농업이며, 농업에 인구 대부분이 종사하고 있다.

    산업혁명에 의한 공업화의 영향은 결코 작지 않지만, 그래도 국가의 산업 비율을 대전환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제2차 산업혁명으로 전기 모터와 석유를 ??동력으로 하는 엔진이 개발되면서 농업도 기계화의 세례를 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트랙터의 등장 이전, 농업은 인력과 축력에 의해 지탱되고 있었다. 농촌에서는 언제나 일손을 필요로 했다. 트랙터의 등장은, 이러한 농사일의 상식을 파괴하고, 그리고 농업이라는 산업 그 자체를 크게 바꾼다.

    가축 돌보는 일로부터 해방

    경운 작업은 소나 말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축의 보살핌도 농가에게 있어서 중요한 일 중의 하나였다.

    소나 말은 생물이기 때문에, 품과 시간을 들여서 돌보지 않으면 중요한 농사일이 막혀버린다. 남들은 전부 휴식을 취하고 놀러다니는 설날과 추석과 같은 명절에도 태풍이나 폭설, 폭우로 농사일을 할 수 없는 날에도 가축을 돌보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트랙터는 고장이나 상태 불량 등만 아니면 신속히 농사일에 투입할 수 있었고, 농사일이 없는 날에는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랙터의 등장 이전의 농가에서는 농사일과 동시에 소와 말을 보살피면서, 그와 동시에 젖소와 닭을 기르고, 우유와 계란을 부산물로 얻고 있었다. 말하자면, 순수한 전업농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경종농업과 축산업 및 낙농업의 겸업농가가 일반적이었다.

    트랙터의 등장으로, 농가는 가축의 보살핌에서 해방됨과 동시에, 진정한 전업농가로 탈피한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트랙터의 등장을 계기로 농업의 기계화를 추진했다. 그것은 농업을 기계화함으로서 농가를 대규모화ㆍ집단화하는 목적이 있고, 농가가 대규모화ㆍ집단화함으로서 식량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기계화로 인해서 농가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일손이 남아돌게 되면서, 그 잉여 인력이 배분된 곳은 국력의 바로미터이기도 한 공업 분야였다. 그리고 공업이 발전함으로서 군사 무기의 개발도 진행되었다.

    일본에서도 고도경제성장기인 1961년에 농업기본법이 제정된다. 동법은 “농업”의 기계화, 그리고 그에 따른 농가의 소득증대를 강조하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농업을 효율화시킴으로서 잉여 인원을 2차 산업ㆍ3차 산업으로 이전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1970년대 일본과 비슷한 기계화를 촉진하기 위한 법이 제정되고, 일본에 이미 보급이 끝난 보행형 트랙터 경운기 보급에 열을 올린다. 공업화를 한창 진행 중이었던 박정희 정부로서는 파종기와 수확기 필요했던 인력을 기계화를 통해 커버하고자 했다.

    국가, 세계, 그리고 국민 생활을 크게 바꾸는 존재

    농업기본법 제정 전후부터, 사실 일본의 농가에서도 트랙터의 도입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었다. 미국, 소련과 달리, 경지가 작은 일본에서는 승용형 트랙터가 아니라 보행형 트랙터가 우선 도입된다. 보행형 트랙터가 보급됨에 따라, 승용형 트랙터도 수를 늘렸다. 그리고 트랙터는 점차 국산화가 진행되었다. 외국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농업의 기계화를 도모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주요 국가의 트랙터 도입 역사는 세계 1,2차 세계 대전과 연관이 깊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영국은 자국의 식량 수송선이 독일 유보트의 공격으로 계속해서 침몰하면서 식량난에 빠져 있었다. 그 때문에 영국 정부는 식량 증산을 급선무로 하고, 그 수단으로써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가 있던 트랙터「포드슨」을 대량으로 수입함으로서 해결하고자 했다.

    영국과 적대 관계이던 나치 독일에서도 트랙터의 개발과 보급은 전쟁에서의 승리에 빠질 수 없는 지상 과제였다. 성능이 뛰어난 트랙터를 개발할 수 있으면, 농사일의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고 동시에 식량 증산을 도모할 수 있다. 그리고 농사의 잉여 인원을 군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하여 나치 정권하에서 폭스바겐 (국민차) 외에도 폭스 트랙터 (국민 트랙터)의 개발도 진행되었다.

    트랙터의 등장과 진화는 농업에만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바로 국가를, 세계를, 그리고 국민생활도 크게 바꾸어 놓고 말았다.

    트랙터는 농민을 농사와 그에 따른 수고에서 해방시켰지만 반면에 새로운 문제도 발생시켰다. 소나 말 등의 먹이가 되는 사료는 자가 생산이 가능하지만 트랙터를 움직이는 석유는 농가에서 생산할 수 없다. 트랙터의 보급으로 농가는 연료를 구입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원래 트랙터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대출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또한 역축이 배출하는 분뇨는 귀중한 비료이기도 하며 그것들을 얻지 못할 경우 화학 비료를 구입할 필요성도 생겨났다.

    그 결과 지금까지의 농민들은 거의 자급자족의 생활을 보낼 수 있었고 화폐 경제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생활을 꾸려나갈 수 없게 되었고, 농가에는 시장경제라고 하는 새로운 난제와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농업기본법 제정 이후 일본에서는 농촌에서 도쿄 및 오사카에 모인 젊은이들이 공업ㆍ상업에 종사했다. 이렇게 농촌은 과소화 단계를 거쳐, 이제 일본의 농업인구는 200만 명 정도이다. 게다가 농업 종사자의 대부분은 50세 이상, 65세 이상의 고령자도 드물지 않다.

    이렇게 되면, 향후 무인운전ㆍ원격조작이 가능한 농기계의 개발ㆍ도입이 진행될 것이다. 이제 농업의 6차 산업화가 강조되고, 그리고 성장 산업화로의 노력도 시작되었지만, 현재까지 농업이 유망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항간에 농업에는 미래가 있다고 선전되고 있다. 과연 농업에 가능성은 있는가? 본 책을 읽고 트랙터가 담당해 온 역할과 농업이 걸어온 역사를 조망하는 것으로 그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싶다.

    세계 그리고 일본의 트랙터 역사와 다르지 않은 한국

    본서에서는 부록으로 농기계를 중심으로 보는 한국농업의 근현대사가 수록되었다.

    본서가 일본 서적의 번역본이어서 한국의 트랙터와 관련한 이슈는 매우 간단하게 다루었기 때문에 한국의 농기계 도입의 역사를 다루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 판단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농업기계화는 쌀 중심의 농업정책에 따라 쌀농업 기계화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트랙터의 도입으로 농업의 전문화가 이뤄진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농업의 전문화가 이뤄졌고 규모화가 진척이 됐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주로 보행형 트랙터(경운기)가 보급되어 땅을 갈아엎는 경운작업, 농자재와 농산물의 운송, 탈곡 등의 작업이 기계화되었다. 시장개방과 함께 농업체질 개선이 필요했던 1990년대 후반부터는 승용 트랙터가 보급되었는데 농가 규모화 정책에 걸맞게 주로 쌀 전업농가와 낙농과 한우 등 축우사육 농가에서 승용트랙터가 보급이 이뤄졌다.

    농기계 구매에 따른 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이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나 중소농의 몰락과 이농현상 등 농기계는 한국사회의 도시화와 산업화를 촉진하는 수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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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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