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외
        2018년 08월 04일 11:2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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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은이), 부희령 (옮긴이) | 책세상

    우리에게도 친숙한 미국의 ‘국민배우’ 톰 행크스. 그가 틈틈이 집필한 소설 17편을 모은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선보이며 한 사람의 작가로서 묵직한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해 나섰다. 그는 타자기 애호가이자 수집가답게 타자기에 영감을 받아 써 내려간 이 책을 통해 작가로 첫발을 내딛으며 “타자기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각기 다른 타자기들로 썼을 법한 다양하고 기발한 이야기”를 선보이겠노라 선언했다.

    때로는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는 이야기들을 통해 사랑과 우정, 용기와 도전 정신, 선의와 믿음, 그리고 노스탤지어를 일깨우는 매력적인 작품집이다. 톰 행크스의 배우로서의 경험은 물론이고, 다방면에 걸친 취향과 지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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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경제와 제국주의>

    니콜라이 부하린 (지은이), 최미선 (옮긴이) | 책갈피

    미-중 갈등의 격화로 동아시아 정세가 요동치는 오늘날 진정한 평화를 바라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나왔다. 100여 년 전 러시아 혁명가 니콜라이 부하린이 제1차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쓴 이 책 《세계경제와 제국주의》는 개별 기업 사이의 경제적 경쟁이 어떻게 국민국가 사이의 정치적?군사적 경쟁으로 발전해 왔는지 보여 준다.

    이 책은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제국주의 이론의 가장 중요한 문헌으로 손꼽히며 레닌의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신 단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레닌과 부하린 같은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제국주의 이론에 대한 오해와 왜곡도 바로잡힐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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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츠키 1927~1940> –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전통을 사수하다

    토니 클리프 (지은이), 이수현 (옮긴이) | 책갈피

    레온 트로츠키는 1917년 러시아 혁명을 성공시킨 장본인 중 한 명이며, 혁명이 고립돼 변질된 후에는 스탈린의 관료 집단에 맞서 사투를 벌인 위대한 혁명가다. 이 책은 영국의 마르크스주의자 토니 클리프가 쓴 트로츠키 전기 4부작 중 하나로, 트로츠키가 1928년 카자흐스탄의 알마아타로 유배된 뒤부터 1940년 멕시코에서 암살당할 때까지를 주로 다룬다.

    이 시기는 파란만장한 트로츠키의 삶에서도 가장 비극적이었다. 스탈린의 반혁명으로 트로츠키뿐 아니라 그의 가족과 지지자들에게 끔찍한 복수가 자행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는 자본주의 역사상 최악의 경제 불황기였고 나치가 진군하던 때였다.

    그럼에도 트로츠키의 말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그가 천재성을 발휘해 열정적으로 쓴 저작들은 더없이 귀중한 유산이다. 무엇보다 그는 혁명적 사회주의 전통이라는 횃불이 꺼지지 않게끔 했다. 소련과 독일뿐 아니라 혁명의 물결이 인 프랑스.스페인 등지에 개입하며 트로츠키는 고전적 마르크스주의를 지켜 내려고 고군분투했다.

    이 책은 그동안 온갖 왜곡에 시달린 한 혁명가의 삶, 그중에서도 세계혁명을 꿈꾸며 스탈린과 파시즘에 맞서 싸운 말년을 돌아보고 그가 남긴 유산과 교훈을 되새길 기회를 줄 것이다. 트로츠키주의를 계승하고 발전시킨 저자의 유려하지만 간결한 문체, 풍부한 예시와 분석은 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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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 – 새 번역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은이), 이수현 (옮긴이) | 책갈피

    마르크스 탄생 200년을 맞아, 행동하는 지식인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스테디셀러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이 완전히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마르크스를 단순히 경제학자로 다루지 않는다. 엥겔스가 말했듯이 마르크스는 “무엇보다 혁명가”였다. 마르크스에게 이론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수단이었고 그가 평생 한 작업, 유물론적 역사관의 정립이나 《자본론》에서 정점에 이른 엄청난 경제학 연구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해방하는 사회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한 것이었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를 온갖 오해와 왜곡에서 구해 낸다. 이른바 ‘사회주의’를 표방한 나라들이 마르크스가 생각한 사회주의와 전혀 다른 체제였음을 입증해 낸다. 또 마르크스주의를 실천과 괴리된 ‘학술적’ 마르크스주의의 늪에서 구해 내 본래 자리인 ‘실천적’ 마르크스주의로 되돌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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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가 치료다> – 바살리아와 이탈리아 정신보건 혁명

    백재중 (지은이) | 건강미디어협동조합

    1978년 바살리아 법을 통해 전국의 공공 정신병원을 폐쇄하고 지역사회 정신보건을 확립한 이탈리아의 사례를 다루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제 ‘정신병원 없는 나라’로 불린다. 그 중심에 정신과 의사 바살리아가 있었다.

    당시만해도 수만 명의 정신질환자들이 이탈리아 전국에 분포된 정신병원에 비자의(강제) 입원되어 장기간 구금에 가까운 수용 생활을 하고 있었다. 1960년대 초반 이탈리아 북부 고리찌아 지역의 정신병원에 원장으로 임명된 정신과 의사 프랑코 바살리아는 구금 생활이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병세를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신병원 개혁 운동을 시작한다. 1971년 산지오바니 병원으로 옮긴 후에도 개혁 작업은 계속되었으며 그 노력은 마침내 정신병원 폐쇄를 규정한 ‘바살리아 법’으로 결실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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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 완벽한 페미니즘이라는 환상

    이라영 (지은이) | 동녘

    <환대받을 권리, 환대할 용기>에서 한국 사회의 소수자 이슈를 시원하게 해설해주며 인간 존중의 의미를 환기시켰던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이 신문과 블로그에 발표한 글들과 새로 쓴 글들을 한 권으로 묶었다. 폭발적인 ‘미투’의 흐름 속에서 페미니즘 입문서를 인상 깊게 읽었지만, 일상에서는 여전히 답답함을 느끼며 페미니스트라고 밝히기 주저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하나씩 뜯어본다.

    저자에게 페미니즘은 정체성이기에 앞서, ‘보편’이라고 일컬어지는 많은 지식, 문화, 권력에 질문을 던지고 해체하며 재구성하는 통로다. 이 책은 그러한 통로로 바라본 한국 사회의 풍경을 가감 없이 전한다.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상식과 논리는 책의 중요한 무기다. 이를 통해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언어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도록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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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제국의 쇠퇴와 공민왕 시대>

    이승한 (지은이) | 푸른역사

    기울어가는 고려 말의 ‘문제적’ 군주 공민왕을 조명한다. 공민왕 시대(재위: 1351∼1374년)는 새로운 왕조인 조선 왕조의 개창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공민왕이 죽고 일반적으로 공민왕 시대의 정치를 ‘반원 개혁 정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공민왕 사후 불과 20년도 못되어 고려 왕조는 쇠퇴의 길을 걷다 새로운 왕조가 개창되었을까? 공민왕은 반원 정치에서는 성공했지만 개혁 정치에서는 실패했던 때문일까?

    지은이는 후계 1순위였으면서 세 차례나 밀려나야 했던 공민왕의 즉위 과정, 홍건적 등 농민반란으로 흔들리는 제국, 기황후와 그 일족 기철 일당과의 갈등, 흥왕사 참변으로 대변되는 권력투쟁, 신돈의 중용에 나타난 정치적 책략 등을 숨가쁘게 풀어간다.

    이에 더해 공민왕의 인간적 고민과 한계도 소상하게 그려냈다. 역사 기록에는 공민왕의 평소 성벽에 대해 총명하지만 시기와 의심이 많다고 하였다. 어느 누구에게도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싫어하여 아무리 가까운 측근이라도 눈 밖에 나면 바로 축출하거나 심지어 죽임도 불사하는 냉혹한 면을 지녔던 책략가 공민왕.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필요하다면 권모술수도 마다하지 않는 인간 왕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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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땅에 헤딩하기> – 소설가 고금란의 세상사는 이야기

    고금란 (지은이) | 호밀밭

    소설가 고금란의 두 번째 산문집. 곱고 차분하면서도 한편으론 묵직한 결기와 내공을 느끼게 하는 문장이 가득하다. 우리의 어머니, 혹은 할머니가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을 정성스레 꾹꾹 눌러써가며 살아오신 이야기,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기분이다.

    우리는 저마다 각박하고 무거운 현실을 짊어진 채 전전긍긍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살던 집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지은 지 5년밖에 되지 않은 이층 주택이 공기업인 토지주택공사에 수용된다. 다시 집을 지을 곳을 찾아 도시를 헤매지만 땅을 구할 수 없어 결국 변두리로 밀려나게 된다. 그리고 시골에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를 하면서 삶과 인간 존재에 대하여 새로운 성찰을 하게 된다. 시골은 도시에 비해 여유롭고 한적한 공간이 분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살이의 다양한 면모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다.

    평생 살아온 도시를 떠나 ‘맨땅에 헤딩하듯’ 시골 생활을 시작한 저자에게 시골은 결코 낭만적인 곳이 아니었다. 남편과 네 탓이니 내 탓이니 싸우기 시작했고 지인들은 이사를 잘못했다거나 집터가 세다며 얼마 버티지 못하고 도시로 돌아갈 거라고 쑥덕거렸다. 저자는 이런 모든 얘기들이 기우였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를 악물지만 결국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어느 날 야반도주를 하듯 인도로 떠난 저자는 결국 그 모든 고통들이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깨달음을 얻고 다시 시골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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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홍대선 (지은이) | 푸른숲

    개인이 개인에게 드리는 개인의 이야기다. 근대철학에 이르러, 인간은 독립된 개인이자 절대적인 주체가 되었다. 데카르트 철학은 ‘나’의 탄생이었다. 이후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를 거쳐 니체에 이르기까지 ‘나’의 정체성은 더욱 견고해졌다. 이들의 철학은 현대적 개인이 탄생한 과정이며, 따라서 다름 아닌 우리의 이야기다.

    저자는 인권의 개념마저 없던 시대를 살던 철학자들의 삶의 궤적을 쫓으며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으로 살 수 있었는지’를 탐구했다. 그들에게는 공통적으로 깨지지 않는 견고한 규칙이 있었다. 바로 ‘나답게 산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삶의 질서를 지키고 확신을 가지며 세간의 비난과 가족의 외면, 고독과 가난까지 감수하고 극복하며 살아냈다.

    그들이 생전에 주장했던 철학이 곧 그들의 삶이었다. 한 인간으로서 매순간 다양한 변곡점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살아간 그들의 인생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로 우리의 피부 가까이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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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등한 나라>

    요안나 올레흐 (지은이), 에드가르 봉크 (그림), 이지원 (옮긴이) | 풀빛

    에갈리타니아에는 거의 4천만 명의 곰들이 살고 있다. 모두 평등하다고 이야기한다. 곰 헌법에도 쓰여 있고, 정부도, 대통령도, 정치 지도자도, 의회도 모두 평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파랑 곰이다. 여기에 정말 평등한지 반문을 하는 곰이 있다. 분홍 곰이다. 분홍 곰은 유모차를 몰고, 화장실 청소를 한다. 반면 파랑 곰은 넥타이를 매고, 자동차를 몰고, 큰 회사에 출근한다. 분홍 곰은 노동의 대가로 6천 300원을 받지만, 파랑 곰은 1만 원을 받는다. 파랑 곰과 분홍 곰은 정말 평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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