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조합 뭉개는
    협동조합은 사기다
    [기고] 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 문제
        2018년 08월 02일 11: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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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례자연그림파크에서 노조를 둘러싸고 생협 측과 노조 측의 갈등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이전에 민주노총에서 활동했고 지금은 귀농 생활을 하고 있는 김정호씨가 기고한 글이다. 이 주제와 관련 다른 의견 등 기고의 글이 있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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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5년 전 경험이다. 귀농 초기, 먹고 살기 위해 남원지역을 기반으로 친환경 먹거리를 생산하는 남농영농조합법인(이하 남농) 물류센터에 들어갔다.

    새벽 6시 반까지 출근해 각 학교 급식실에 들어갈 물량을 챙겨 냉장 탑차에 실고 배달을 마치면 아침 9시나 반 정도 된다. 아침을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고 오전과 오후는 전주나 정읍 등에 있는 상회 또는 가게에 친환경 농산물을 납품한다. 배송을 마치고 나면 저녁 7시, 8시다. 하루 보통 12시간, 13시간을 일했다. 토요일은 격주 휴무다.

    이렇게 해서 한 달에 받는 돈이 세전으로 수습기간이니까 120만원이란다. 현장에선 어느 누구도 수습기간에 120만원을 받은 적이 없었다. 나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가 싶어 따졌더니 돌아온 건 자발적 퇴사를 권고하는 해고였다. 살인적인 근로시간을 제대로 인정해 급여를 지급하고 정확한 근로계약서을 쓰자는 요구가 과한 것일까?

    남농은 ‘지역을 돌보고 섬기는 듬직한 일꾼’이면서 ‘자연섭리의 순환원리를 거스르지 않고 많은 생물들이 깃들이는 커다란 나무가 되는 일’을 희망한다. 남농 대표는 농민회 활동을 했고 상무이사는 과거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다고 한다. 이들에게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무었이었을까?

    20여 년간 남농을 이끌어온 추진력은 높게 칭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고생하는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근무환경을 만들지 못한 것은 아무래도 직무유기다. 생산자 즉 농민들의 노동이 소중하면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도 소중한 것이다.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조건에선 충분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남농의 발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좋다. 농민뿐만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과 희생이 발전의 초대가 되었다는 것을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다.

    구례군 용방면에 ‘구례자연드림파크’가 있다. 지리산이 보이고 산수유로 유명한 산동면과 이웃하고 있어 천혜의 입지조건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일명 ‘자연드림’으로 알려진 아이쿱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의 생산과 물류를 담당하고 또한 공방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례에서 ‘구례자연드림파크’는 ‘랜드마크’ 이상이고 존경받는 기업이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이 출자해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실질적 사용자는 아이쿱생협이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생협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지만 입사와 인사 그리고 노무관리가 아이쿱생협 등의 윗선과 연결되어 사용자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아이쿱생협은 ‘노동을 존중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사람중심경제를 만들어 간다’는 윤리적 경영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는 협동조합 기업이다. ‘윤리적 소비’는 ‘윤리적 생산을 지속하게 하는 책임소비를 의미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나눔소비’라고 누리집에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 협동조합’이라는 존재의 이유를 밝혔다.

    남농은 친환경은 있는데 친노동은 없고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윤리적 소비는 있는데 윤리적 노동은 없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누리집에서 직접 밝힌 노동 존중과 존재의 이유 등이 지금은 공염불이 됐다. 헌법에 보장한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을 방해하고 치외법권 지역으로 만들었다는 의심이 든다. 함께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 파트너십이 보이지 않는다. 33명으로 시작한 노동조합은 14명으로 축소되고 지금도 탄압이 진행 중이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럴까? 구례자연드림파크가 협동조합 정신을 훼손하면서까지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이유와 거기에 힘을 실어주는 민주노총 간부의 말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먼저, 노동조합이 생기면 구례자연드림파크 운영을 독단적으로 할 수 없게 된다. 소비자를 중심에 놓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후발 주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묶고 외주화뿐 아니라 산재 은폐도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현장을 잘 통제해야 소비자에게 품격(?)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과적으로 내부의 비민주성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미리 울타리를 쳐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두 번째, 사람의 문제로 접근하자. 커텐 뒤의 CEO 신성식. 서울시립대 80년대 중반 학번이고 좌파 학생운동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 대개 과거 학생운동 출신 CEO들이 그랬지만 운동을 팔아 못된 짓하는 친구들이 많다. 형식은 그럴싸하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생협의 삼성’이라고 세간의 평가가 낯설지 않은 이유다. 노동조합 사무장의 글이다. “법인등기에 등재되지 않은 실세가 아이쿱생협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어둠 속에 존재하는 권력은 빛을 두려워한다. 그 권력은 자신이 두려워하는 존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모든 게 그로부터 시작됐다.” 운동권 출신인 알라딘의 조유식도 한솔교육의 변재용도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비슷한 행보를 보여왔다.

    세 번째, 사회주의가 변방으로 밀려나면서 자본주의 대안으로 협동조합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한국에선 그들이 노동운동을 구시대적인 낡은 것으로 생각하는 오류를 종종 범한다. 그로 인해 협동조합 내에서 노동조합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취한다. 이런 흐름은 생협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까지도 확대되고 있다. 임금노동이 존재하는 한 노동조합은 필연이다. 노동조합 만들고 활동하는 것은 다시 말하지만 헌법에 보장된 권리며 노동자들의 천부인권이다. 노동조합 갖고 왈가왈부하지 말자. 노동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드러낼 뿐이다.

    마지막으로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한 민주노총 전 간부의 발언이다. 이름은 한석호, 직책은 전 사회연대위원장이며 신성식과 대학 선후배 관계라 한다. “그는 아이쿱생협 노조탄압을 굳이 ‘조합끼리의 현상’이라고 궁리 끝에 순화시켰다. 노조탄압의 본질을 숨기고 싶은 충정이 엿보인다. 한석호는 구례의 노조탄압을 ‘구례의 최근 갈등은 자연스런 현상이다.’라고 한가한 소리를…” 구례에 사는 민종덕 선배가 라이프인에 실린 한석호 글에 반론을 재기했다. 본질과 현상 공부를 다시 해야 하는 민주노총 전 간부의 현실 인식이다.

    “만약에 제 가족의 생계를 보장할 좋은 직업을 원한다면 저는 노동조합에 가입할 겁니다. 누군가 내 뒤를 든든하게 봐주기를 원한다면 역시 노동조합에 가입할 것입니다. 제가 여러 나라를 다녀보니 노동조합이 없거나 금지된 나라가 많았는데 그런 나라들에서는 가혹한 노동 착취가 일어나고 노동자들이 연일 계속되는 산업재해로 다치고 고통 받았지만 제대로 보호조차 받지 못하였습니다. 바로 노동조합과 노동쟁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도우파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5년 노동절을 기념해 연설한 내용이다.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은 물 같은 존재다, 영농조합이든 협동조합이든 좌파든 우파든 어느 체제든 노동조합은 필요조건이다.

    구례자연드림파크 관련한 집회와 피켓 모습 자료사진

    필자소개
    . 노동운동을 정리하고 귀농 반농반노의 삶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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