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민노당 "비정규직 법안 재검토 합의"
    2006년 05월 03일 03:29 오후

Print Friendly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는 비정규직 3법에 대해 실태조사 등을 포함한 재검토에 들어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3일 오전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정규직 법안에 대해 "앞으로 민주노동당과 토론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공감대를 찾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여당의 핵심 당직자는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도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태조사, 법안 재검토 민주노동당이 요구해왔던 것들

비정규직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 및 법안 재검토는 민주노동당이 그동안 일관되게 내걸었던 요구사항이다. 열린우리당은 2일 주요 민생 법안의 본회의 처리를 위해 민주노동당과의 공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격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동당 핵심 당직자는 3일 "여당도 비정규직 법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여당과 교감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심상정 수석부대표도 2일 "(비정규직 법안과 관련해 열린우리당과) 상황적 이해를 공유했다”면서 “비정규법안이 재논의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이 민주노동당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은 여러가지를 고려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일단 2기 국회 원구성 문제 때문에 6월 임시국회 개회가 불투명하다. 6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안을 처리 못하면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의도하건 않건 법안을 재검토 할 수 있는 4개월의 시간적 여유가 확보되는 셈이다.

또 지방선거 이후 정국 주도권을 둘러싸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이 많다. 비정규직 법안을 강행 처리해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부르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민주노동당과 공조 목소리 커지는 여당

여당내에서 민주노동당과의 공조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3일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특히 어제는 원칙이 승리하는 날이었다"면서 "민생 법안 공조 처리에 참여한 민주, 민주노동당과 민주 개혁을 위해 전략적인 연대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한 관계자는 "민주노동당은 개혁과 민생을 위해 어느 정당과도 공조할 수 있다는 확고한 방침을 일관되게 지켜오고 있다"며 "한미FTA와 비정규직 법안이 개혁과 민생에 대한 여당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노사관계선진화 로드맵’ 등 주요 노동 관련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노-정간 대화 채널을 가동해야 한다. 민주노총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면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일정한 양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정규직 법안이 향후 노정간 대화 채널에서 노사관계 로드맵 등과 함께 일괄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재검토의 과정에서 법안의 내용이 바뀔 수 있느냐다. 이와 관련, 김한길 대표는 "법사위에 올라 있는 법안은 자구나 체계 정도만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민주노동당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법안의 주요 내용이 바뀔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별로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의 말은 형식논리에 불과하다"며 "비정규직 법안의 내용에 대해서도 여당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내용’에 대한 문제제기로 공세의 초점이 달라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