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얘기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준비하는 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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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5월 03일 01: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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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3일, 현대 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의 본사 크레인 점거 농성이 사 째를 맞고 있다. 크레인 아래에는 안전망(?)이 설치되어 언제 진압이 이루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아직 확약서 이행 보장 약속은 얻어내지 못했다. 3일 오전, 크레인 점거 농성 중인 조합원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농성 중인 조합원들의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한다.
       
     
    ▲크레인 농성 사흘 째인 5월 3일, 아래 조합원들의 구호와 노래 소리에 팔뚝질을 하며 응답하는 두 명의 크레인 점거 농성 조합원 ⓒ연정
     

    -건강은 어떤가?
    =아직까지 특별하게 문제가 있지는 않다.

    -밤에 춥지는 않나?
    =첫날은 그래도 괜찮았는데, 어제는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서 추웠다.

    -먹는 것은 어떻게 하고 있나?
    =음식물은 첫 날 밤에 한 번 올라 왔다. 오늘 올라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착오가 생겼는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
    =저녁에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망을 보면서 보초를 서고, 낮에는 집회하는 동지들을 보며 하루를 보낸다.

    여기서도 나름대로 상당히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혹시 무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무료하지 않다. 밑에서 생각할 때는 우리가 할 일이 없을 것 같아 보이기도 하겠지만, 상당히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언제 진압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늘 긴장된 상태로 있어야 한다. 어제 크레인 아래 쪽에 망을 설치했기 때문에 진압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다 얘기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위에서 준비하는 것들이 있다.

    -크레인에 올라가게 된 배경을 듣고 싶다.
    =잘 아시겠지만, 작년에 120명이 해고 된 이후 크레인 농성을 통해 11월 3일 복직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확약서를 작성한지 5개월이 넘도록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몽구 회장은 1조 원을 사회에 기부 하겠다는 기만적인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있는 힘을 다해 싸웠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조합원들의 생계도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더 이상 길게 끌면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하고 본사 크레인 점거 농성 투쟁을 결단하게 된 것이다.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는 느낌은 어떤가?
    =이 곳은 보기에도 아찔한 125m의 높이이다. 지금 우리가 크레인 위에 있는 이런 아찔한 상황이 현재 비정규직의 처지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가족들은
    =우리는 걱정 안하지만, 가족들은 걱정할 거다.

    -가장 힘든 점은?
    =물리적인 것보다 우리 해고자들의 복직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다. 그 약속이 꼭 지켜져야 한다는 간절하고 절박한 심정이다.

    -내려오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고 싶나?
    =밑에 있는 조합원들을 만나 투쟁 얘기를 하고, 가족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동료들을 향해 함성을 지르는 조합원들
     

    우리 마음은 비정규직 전체 노동자 마음일 거다

    -하고 싶은 말이나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력을 다해 1, 2차 크레인 점거 농성에 이어 3차 본사 크레인 점거 농성까지 하게 되었다. 우리들의 이러한 노력과 수고가 헛되지 않고 성과로 귀결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반드시 투쟁 승리 한다는 조합원 전원의 각오로 이 곳에 올라왔다.

    우리들의 마음이 곧 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의 마음이고, 그 마음이 곧 전체 노동자들의 마음일 거다. 전체 노동자들의 연대를 부탁하고 싶다. 강제 진압이 예측되는 현 상황에서 우리들은 결사항전의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가 힘겹게 살아왔던 그 결과를 여기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빠진 질문이 있는지 모르겠다.
    =보통 기자들이 연락을 하면 이곳 상황을 알고 싶어 한다. 이 기회를 빌어 기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현대 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과 그 동안의 과정, 현재 상황을 가십거리 차원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과 독자들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심층적으로 보도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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