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과 규제완화
“과거 보수정권과 동일”
전성인 “문재인 정권, 재벌 개혁과 재벌 눈치보기 사이 줄타기 중”
    2018년 08월 01일 12: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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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최근 고용지표 악화 이후 혁신성장 정책 기조를 내세우며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보수주의 정권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고 맹비판했다.

전성인 교수는 1일 오전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번에 고용지표가 좀 안 나오니까 바로 (경제정책의) 방향을 전환한 것 같다. 고용지표 올리는 데는 경제민주화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 교수는 “기본적으로 경제민주화나 재벌개혁은 성장과는 상충된다, 이거하면 성장률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경제민주화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재벌정책은 성장률이 좋을 때나 하는 한가한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장을 해야 하니까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하자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을 포기했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만약 단정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교수들, 국민들이 다시 촛불 들고 광장으로 나갈 수도 있다”면서 “정부도 그 사실을 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재벌개혁도 해야 하고 재벌 눈치도 봐야 하는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벌에 의존했다가 (재벌개혁을) 망친 사례가 많이 있다”며 “예를 들면 김영삼 정부 초기에 신경제 100일 계획으로 재벌과 긴장관계였다가 지방선거에서 패하고 정치적 위기가 오니까 결국은 재벌을 찾았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청와대가 재벌 권력을 이렇게 조금 압도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사실 그 뒤에서는 이미 삼성과 노무현 정부의 핵심 세력들이 거래를 시작하고 있었고 그게 적나라한 게 나타난 게 2005년에 금산법 파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것들을 보면서 재벌도 배운 거다. 정권 초기에 개혁적인 정책이 나오면 ‘너희들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 ‘경제지표 때문에 결국 항복하러 올 걸?’ 이러면서 일부러 투자를 미루는 면도 있다. 이걸 자본이 파업한다고 하는데, 이번 대통령을 포함해서 역대 대통령이 단기성과에 연연하면 결국 이런 미끼를 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 교수는 ‘한국경제의 특성상 재벌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과 고용을 늘리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물론 물적인 투자를 해서 성장을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은 과거에 성장을 했던 패턴”이라며 “과거엔 노동에 비해 자본이 희소했기 때문에 투자를 촉진할 국가적 필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자본은 굉장히 풍부했지만, 노령화 사회로 인해 노동이 희소해지는 사회가 조만간 닥쳐온다. 그렇다면 성장을 위해선 늘려야 하는 생산요소가 물적인 자본이 아니라 인적 자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재벌체제에 빈다고 해서 꼭 되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재벌체제를 청산해야지만 되는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가 혁신성장을 모토로 규제완화에 나서는 것과 관련해서도 “규제완화에 의한 혁신이 아니라 재벌개혁을 하고 대기업의 영향력을 밀어낸 뒤에 벤처기업이나 신생기업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서 거기서 혁신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식의 시각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전 교수는 “이번에는 세제개편안에 보유세 증세나 초과이윤 공유세제 이런 것들이 들어갔어야 했는데 다 빠졌다. 금융 쪽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제대로 해결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경제부처 장관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이 난국을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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