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고리대금업자 홍위병인가?
By
    2006년 05월 03일 12:22 오후

Print Friendly

김영애(가명) 씨는 아버지의 치료비로 채무를 졌다. 빚을 갚기 위해 신용카드와 상호저축은행 대출을 받다가, 2002년 5월 일본계 대부업체 두 곳에서 총 350만원을 빌렸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월 50만원을 벌었지만 이자조차 갚기 어려웠다. 대부업체들은 끊임없이 전화를 걸었고, 김씨의 가족에게까지 협박과 욕설을 일삼았다.

위 내용은 민주노동당의 가계부채 SOS운동을 통해 파산신청한 과중채무자의 피해 사례다. 등록 대부업체 역시 연66%의 고리대 영업과 비인간적 불법추심으로 과중채무자를 괴롭히고 있다. 특히 고수익을 노리고 우리나라에 진출한 일본계 대부업체가 급속도로 국내 대부시장을 장악하면서 서민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찌감치 고금리 피해를 인식한 일본은 최근에도 형사처벌하는 법정최고금리를 100만엔 이상 대출시 연15% 등으로 대폭 낮출 태세다. 자국의 고금리 규제 때문에 일본 업체들은 연66%의 이자를 허용하는 대한민국 시장에 앞 다퉈 진출하고 있다. 이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41%에 달한다.

대부업체의 고금리 횡포가 심각한 상황에서, 재정경제부 및 금융감독원이 ‘대부업 영업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대부업체는 평균 이익률이 4.7%이고, 마진률이 최대 35.4%에 이르는 곳도 있다고 한다. 연66%의 이자 제한에도 불구하고 정상적 업체들은 연5%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재경부는 “고수익을 올리는 대부업체가 있겠지만 당장 금리를 낮추기는 힘들다”며 이자 상한선 인하에 부정적 입장이다. 오히려 이자율 상한을 올리자는 주장까지 한다.

이처럼 재경부는 일본계 대부업체가 국내의 고금리 시장에 군침을 흘리도록 자초했지만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에 신음하는 서민들은 외면한 채, 일본계 등 대부업체에 대해서는 고리대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재경부의 소속 국적과 설립 목적이 의심스럽다.

금융당국은 “이자 상한선 인하가 대부업체의 음성화를 촉진한다”는 고집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금융당국의 아전인수격 해석과 철저히 상반된다.

연 이자율이 25%로 제한되던 1998년에 사채업체의 수는 3000여개, 이자율은 약 24~36%에 그쳤다. 연66% 고금리를 허용한 2005년 3월 기준으로 등록 대부업체는 1만609개, 미등록 업체까지 포함하면 4만~5만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연 금리는 평균 223%로 폭증했다. 재경부는 억지 주장을 버려야 한다.

등록 대부업체들은 “연 조달금리 20%, 연체율 20%에 인건비, 임대료 등을 감안하면 수익내기 힘들다”고 한다. 연66% 이상의 이자를 챙기고도 부실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 채 서민 피해를 양산한 것이다. 이 같은 고비용-저효율 시장을 정부가 보호할 이유가 없다.

민주노동당은 정부가 이자율 제한 강화와 고금리 피해 방지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를 위해 △연간 이자율 최고한도 대폭 인하 △미등록 대부업자 등 기타 금전거래의 최고이자율 연 25%로 규제 △금융감독위원회의 직권으로 대부업 실태조사 의무화 △마이크로 크레디트 같은 서민 금융기관 활성화를 강력히 주장한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