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직-비정규직의 아름다운 연대
        2006년 05월 03일 11: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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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에서 쫓겨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일터로 돌려보내기 위해 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주일 넘게 파업을 벌이고, 300Km가 넘는 인천과 군산을 오가며 연대투쟁을 전개해 ‘아름다운 연대’가 무엇인지를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진정한 연대를 보여주고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군산지역금속지회와 인천 KM&I지회다. 이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공장에서 쫓겨난 KM&I 군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4월 24일부터 지금까지 일주일 넘게 파업을 벌였다.

       
     
    ▲ 지난 4월 25일 KM&I 인천공장 정규직 노동자들과 군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파업을 벌이고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금속노조)
     

    3일 군산지역금속지회 8시간 파업으로 대우차 군산공장까지 멈춰서

    5월 3일 오전 9시.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에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 군산지역금속지회 소속 주간조 조합원 130명이 전면파업을 벌이자 부품공장은 물론 대우차 군산공장까지 멈춰섰다. 일성테크, 한국펠저, 우신테크놀로지, 영창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회사로 출근하자마자 곧바로 버스 3대에 올라타고 비정규직 노동자 50여명이 집단단식을 벌이고 있는 인천공장으로 향했다.

    KM&I 군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해 10월 군산지역금속지회에 가입했다. 지회 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직장폐쇄와 집단해고를 당하고, 용역깡패와 북파공작원들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군산지역금속지회의 같은 노동자였고, 금속노조의 같은 조합원이었기 때문이었다.

    군산지역금속 조합원들 10번 넘게 연대파업 2천만원 모금

    군산지역금속지회 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10번도 넘게 연대파업을 벌였다. 군산지역금속 조영호 지회장은 "조합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파업하면서 조직력이 강화되고 있고, 이탈하는 사람 없이 모두가 인천까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KM&I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해 10월 직장폐쇄를 당해 지금까지 7개월동안 돈 한푼 없이 투쟁을 전개해야 했다. 군산지역금속지회는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 투쟁기금을 내기로 결의했고, 조합원 200명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매달 2만원씩 10만원을 냈다. 5월 월급까지 포함해 총 2천만원이 모아졌고, 이 돈은 KM&I 군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중한 투쟁기금으로 쓰여졌다.

    군산지역금속 조영호 지회장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파업하고 투쟁하는 실천적 모습을 보여줬다"며 "KM&I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복귀해서 진짜 노동자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M&I 인천공장 정규직 노동자들도 일주일 연대파업

    3일 오전 9시 KM&I 인천공장 150여명의 정규직 노동자들도 전면파업을 벌이고 공장을 완전히 멈춰 세웠다. 이들은 지난 4월 24일부터 지금까지 벌써 일주일 넘게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계속하며 회사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복직시키라고 요구했다.

    지난 5월 2일에는 전면파업을 벌이고 관광버스 3대를 빌려 군산공장으로 내려갔다. 회사는 용역경비들을 동원해 군산공장을 철통같이 막았다. 조합원들은 금속노조 중앙교섭 합의사항 이행과 비정규직 복직을 요구하며 용역경비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연대파업으로 월급 50만원이 날아갔지만

    KM&I 정규직 노동자들은 4일까지 전면파업을 벌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총 42시간 파업을 벌인 것이다. 임금을 보존해줬던 잔업과 특근도 모두 거부했다. 정상적으로 일했으면 160만원 정도 받았을 텐데, 월급날인 4일 월급통장에는 겨우 100만원 정도 들어올 예정이다. 1인당 50만원이 날아간 것이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분노는 커져가고 있고, 단결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박세준 지회장은 "이번 파업투쟁에 대부분의 현장 조합원들이 참가하고 있다"며 "지난 5월 2일 군산공장 진격투쟁 이후 회사와 관리자들의 태도에 대해 조합원들이 분노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박세준 지회장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이나 임금문제도 아닌데 비정규직 투쟁을 모범적으로 참여해준 조합원들에게 감사한다"며 "이번 투쟁의 성과와 자신감을 가지고 임단협 투쟁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4월 19일부터 KM&I 군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본사인 인천공장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 금속노조)
     

    비정규직 조합원 50명 집단단식 15일만에 마무리

    한편, 군산공장에서 쫓겨나 지난 4월 19일부터 인천공장 본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던 KM&I 비정규직 조합원 50여명은 오늘 단식을 중단하고 몸을 추슬러서 다시 투쟁으로 나설 예정이다. 단식 과정에서 3명은 몸이 아주 나빠졌고, 10여명도 많이 힘들어했지만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강하게 버텨냈다.

    단식투쟁을 이끌었던 금속노조 전송철 부위원장은 "조합원들이 단식이라고 하는 최선을 다하는 투쟁으로 공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충분히 표명했고, 전북과 인천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포함한 투쟁에 나서게 했다"며 "KM&I에서 금속노조 중앙교섭 합의사항을 이행시켜내지 못하면 많은 사업장의 자본가들이 합의사항을 어기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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