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92년생 김지영입니다.
[국민청원] 은행 채용비리 책임자를 처벌하고 징계할 것을 청원합니다
    2018년 07월 26일 11: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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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과 박탈감을 가져다주었던 은행권 채용비리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책임자와 몸통들은 다 빠져나가고 깃털들만 처벌받는 풍조는 정권이 바뀌어도, 촛불을 들어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사회단체 중심으로 채용비리 문제에 대해 발본적으로 해결해줄 것을 청와대 국민청원 글로 올렸다. 동의를 얻어 이 청원글(링크)을 게시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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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92년생 김지영입니다.
은행 채용비리 책임자를 처벌하고, 징계할 것을 청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을 살아가고 있는 취업준비생 김지영입니다. 최근에 저와 같은 청년이자 여성 취업준비생에게 절망적인 소식들이 많이 들려오고 있어 너무 힘이 듭니다. 저는 3년 째 은행권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 주위에는 공무원 준비를 하는 사람도 많고, 아예 취업을 포기한 사람도 꽤 있습니다.

어려운 취업 현실에서 저희들은 회사가 요구하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위 안정적이고 높은 연봉 수준을 가진 은행권이나 공무원은 경쟁이 아주 치열합니다. 이 경쟁에서 먼저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뒤로 밀어놓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 외에도 대다수의 청년들이 그러한 현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25일 KBS 추적60분 ‘채용비리 보고서’ 방송을 보고 제가 느낀 허탈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저 같은 평범한 청년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청탁들이 오가고, 학벌차별은 물론 채용 시 남녀 성차별까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채용비리 피해자 구제를 묻는 질문에 KB금융 회장이나 하나금융 회장은 대답은커녕 도망가기 바빴습니다.

저는 금수저가 아닙니다. 청탁할 수 있는 인맥도 없으며, 무엇보다 제 할아버지는 금융회사 회장이 아니고, 아버지 또한 면접관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소위 말하는 SKY대학도 아니며, 여성입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제가 노력해서 딛고 올라갈 계단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부단히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돈도 실력이다. 너희 부모를 원망하라’는 정유라의 말이 사실인 것입니까?

은행 최종 면접에서 떨어질 때마다 이번에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스스로를 탓했던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이 사회가 원망스럽습니다. 언제까지 취업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고, 수많은 ‘청탁자’들이 모두 채용될 때까지 제 순서는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아 괴롭습니다.

검찰은 은행권 채용비리 최고책임자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담당자만 기소하는 꼬리 자르기를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금융감독원은 징계에 대한 자체권한이 있음에도, 기소된 사람들의 징계조차 법원 판결을 보고 하겠다고 합니다. 기소되거나 구속된 사람들은 일부 월급까지 받는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이게 정상인가요? <82년생 김지영>이 말했던 ‘유전무죄・무전유죄’가 무엇인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문 대통령께서 취임하신 후 ‘반칙과 특권 없애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하셨습니다. 하지만 청년과 여성에게 정의와 공정은 아직까지 먼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청년들은 특권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특별대우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딱 우리가 노력한 만큼 인정받을 수 있고, 누군가가 반칙으로 우리 자리를 빼앗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원합니다. 더군다나 여성이라서 탈락한 것은 여성들에게 너무나 폭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의가 살아있다면 당연히 ‘채용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을 징계하고, 은행들과 최고 책임자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또한, 청년들을 차별하는 그 어떤 행위도 정부에서 먼저 용납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청년들이 노력해서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적어도 반칙과 특권에 의해 우리들의 노력이 허탈하지 않도록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래야 02년생 김지영이 취업 할 즈음에는 채용비리가 없는 세상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청원합니다>

저희는 채용비리로 인해 힘든 나날들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제보와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92년생 김지영’에 담았습니다. ‘92년생 김지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상의 청년이자 여성이지만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미 검찰에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고, 채용비리를 저지른 은행이 어딘지도 밝혀졌지만 청년들의 답답함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처벌받아야 할 책임자들이 모두 면죄부를 받았고, 피해자들은 제대로 구제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채용비리 기업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빠르게 피해자를 구제했다면, 최소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피해자가 죽음에 이르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청년들은 또다시 ‘채용비리’가 반복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청와대에서 직접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문제 해결에 나서 주십시오.

청년들의 노력을 짓밟는 ‘채용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은행권 채용비리 몸통 CEO를 일벌백계 해주십시오.
– 청탁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채용비리 관련자들을 징계 해주십시오.
– 하루빨리 피해자를 구제하고, ‘채용비리 근절법’을 만들어주십시오.

금융정의연대/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민달팽이유니온/빚쟁이유니온/청년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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