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정의당 관계자 언급,
특검의 엉뚱한 언론플레이
'댓글조작 수사' 숙제는 언제 하나?
    2018년 07월 25일 09: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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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또 다시 정의당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엔 정의당 심상정·김종대 의원을 상대로 한 드루킹의 과거 협박성 SNS 글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여론조작 의혹 진상규명이라는 특검의 본질을 벗어난 수사에 비판이 쏟아진다.

특검팀 박상융 특별검사보는 25일 브리핑에서 정의당을 상대로 한 협박성 행위를 규명하기 위해 심상정 의원 등 정의당 핵심 관계자들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드루킹 트위터에 올라온 (정의당에 대한) 협박성 추정 내용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노회찬 의원) 장례식 기간이라 관련자를 소환하긴 어려운 만큼 먼저 드루킹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다음 (트위터에 언급된) 정의당 관계자들에게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검토하겠다”며 “이 부분은 수사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드루킹은 지난해 대선 직후인 5월 16일 트위터에 “야, 정의당과 심상정 패거리들…너희들 민주노총 움직여서 문재인 정부 길들이려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내가 미리 경고한다. 지난 총선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 그리고 노회찬까지 한방에 날려버리겠다. 못 믿겠으면 까불어보든지”라고 쓴 바 있다.

노회찬 의원 타계 이후 해당 트윗글이 언론에 의해 재조명되면서 특검이 이 글에 대해 수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박상융 특검보(방송화면)

정의당은 특검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최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특검의 주장은 어떤 의도인지, 어떤 내용인지 이해할 수 없다. 지금 특검의 행태는 허위정보를 확대, 재생산해서 유포하고 있는 것”이라며 “트위터상에 무분별하게 떠도는 허위정보를 근거로 공당의 정치인을 음해하려는 것인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정의당은 특검의 이런 무도한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특검은 지금이라도 본연의 임무로 복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특검의 수사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당초 드루킹이 대선과정에서 여론조작을 했는지 그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 출범한 특검이 여론조작과 무관한 사안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검법은 드루킹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등 연관 단체의 불법 여론조작,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관련자들의 불법 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 조성 및 사용 의혹,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을 수사하도록 정하고 있다.

특검 도입 당시에도 쟁점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권 관계자의 인지 하에 드루킹이 매크로를 이용해 여론조작을 했는지 등이었다. 드루킹의 여론조작과 여권의 연관성이 특검 수사의 핵심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수사로 비판 받던 특검은 돌연 노회찬 의원이 드루킹 측에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두 차례 의혹 제기에도 여론에 큰 반향이 없자, 경공모 회원 등을 상대로 보다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해 다시 언론에 공개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인 24일 페이스북에 “수사는 드루킹이 대선 시기에 제2, 제3당 후보를 기계적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공격하였는가,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의 활동을 배후에서 지시 혹은 공모하였는가에 집중했어야 했다”며 “특검이 두 가지 수사에서 성과가 나지 않자 애꿎은 노회찬 의원 수사로 방향을 돌린 것 자체가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같은 날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특검의 본질적인 목표는 노회찬 의원이 아니었다. 별건 수사 아닌가 할 정도로 특검의 방향이 과연 옳았는가 (의구심이 든다)”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매크로를 이용한 여론조작, 김경수 경기도지사와의 공모 여부가 특검 수사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특검은 수사 종료 30일을 앞두고도 김경수 경기도지사를 단 한 차례도 소환하지 못하는 등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이날 들어서야 드루킹으로부터 김 지사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 정치권 인사를 만난 일지 등이 포함된 USB를 확보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한편 정치권 안팎으론 특검이 드루킹이 제출한 USB 내용을 본격화하기 전에, 정의당을 희생양 삼아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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