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은산분리 규제,
인터넷은행은 완화하자“
금융소비자단체 "은산분리 규제 완화, 금융규제의 근간 허무는 것"
    2018년 07월 25일 12: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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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을 관할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은행에 한정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25일 밝혔다. 은산분리는 재벌 대기업이 은행을 사금고화하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한 제도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은산분리 규제가 생긴) 1980년대 초반에만 해도 재벌이 자본 축적이 덜 되어 있어서 국민의 돈을 자기 금고처럼 활용하고 부실로 다가가는 경우가 문제였던 것”이라며 “지금은 인터넷은행에 한해서만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지금 ‘뱅크는 사라지고 뱅킹만 남는다’는 얘기가 있다. 은행은 사라지고 금융만 남는다는 얘기”라며 “ICT(정보통신기술)에서 시작해서 결제수단을 보급하는 기업들이 있다. 쉽게 말하면 QR코드 가지고 결제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을 금융으로 볼 것이냐, 은행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IT기업으로 볼 것이냐 (하는 논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금융의 부산물 부가기능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한편으론 새로운 산업으로 보기도 하는데, 새로운 산업으로 볼 때엔 기존 산업도 재편되고 기존 금융도 혁신이 돼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며 “이런 시각에서 볼 때는 새로운 혁신을 장려하고 실제로 정착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정비를 해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20대 국회 후반기에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위원장 독단으로 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법안심사 소위에서 논의를 해야 되는데 과거에 비해서 제가 방금 말씀드린(새로운 산업으로 보고 법적, 제도적 정비를 해야 한다는) 시각이 좀 더 많이 공유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인한 재벌 대기업이 은행 사금고화 등의 우려에 대해선 현재 발의돼있는 특례법 등을 통해 규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정재호 의원이 발의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연대체인 금융소비자단체 연대회의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규제의 근간을 허무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할 수 없도록 하는 이유는, 은행과 대주주 간 거래를 통제하는 행위 규제만으로는 재벌의 금융기관 사금고화 및 금융시장 잠식 등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가 초래할 잠재적 위험을 모두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섣부른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약화시켜 금융소비자 보호를 취약하게 할 우려가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인터넷은행에 관한 특례법은 사금고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대주주에 대한 공여, 그러니까 대출을 자기 자본금의 10%까지로 제한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금융위나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자체를 원천금지하자는 (제안도 있다). 케이뱅크는 KT 및 대주주에 대한 대출을 금지하고,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및 대주주에 대한 대출을 금지한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대주주에 대한 대출 자체를 금지하게 되면 그것은 은산분리가 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시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줄 경우, 재벌이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걱정이 있다. 삼성전자가 ’우리도 ICT기업이니까 이것(인터넷은행)하겠다‘고 나설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것도 재벌 기업에 대해서는 특례법이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에 한해서만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할 경우 시중 은행들이 반발할 것이라는 지적엔 “그래서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같은 경우도 기존 은행들은 혁신을 못했다. 마윈이나 이런 사람들이 나와서 혁신을 한 것”이라며 “기성 은행이 자기의 커다란 몸집을 바꿔서 핀테크로 전면 전환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고, 그쪽도 살아남기 위해서 핀테크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인터넷은행은 한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산업의 예시다. 그런데 자본 확충을 허용하지 않아서 경영 안정성이 흔들리는 상황이 지속돼서 인터넷은행이 무너진다면, 핀테크 산업육성이라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 시장 참여자들이 과연 신뢰할 수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한국에서 핀테크 산업이나 금융 혁신은 어렵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들이 아마 의원들 사이에서 다수 공유되어 있다”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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