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 타계 소식에
정당·시민사회 등 애도 입장 밝혀
“자본에겐 단호했지만 노동자·민중에겐 부드러워”
    2018년 07월 24일 01: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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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의 상징이자 서민과 노동자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 평가받아온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타계 후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을 수사하던 허익범 특검팀의 수사방향에 대한 문제제기와 현행 정치자금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우선 특검의 수사 방향에 대해서 다른 야당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전날인 23일 노 의원의 빈소 앞에서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특검의 노회찬 표적수사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24일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특검의 본질적인 목표는 노회찬 의원이 아니었다. 별건 수사 아닌가 할 정도로 특검의 방향이 과연 옳았는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도 변호사와 정치권과의 커넥션이 문제가 됐던 것은 정의당 노회찬 의원과는 관계가 없었다”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돈 없는 사람들은 정치를 할 수 없도록, 불법을 강제하는 현행 정치자금법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현행 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1명이 연간 모을 수 있는 최대 후원금의 액수는 1억 5000만 원이고, 선거가 있는 해엔 최대 3억 원까지 가능하다. 단체나 기업의 정치자금 후원은 불가능하고, 개인의 후원도 500만 원을 넘어설 수 없다. 이러한 정치자금법이 돈 없는 사람은 정치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쪼개기 후원이나 강연료·출판기념회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는 편법과 불법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사진은 이상엽 작가의 페이스북

이준석 바른미래당 전 당협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도가 사람을 죽였다, 이렇게 극단적으로까지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노회찬 의원은 진보 정치인으로서 길바닥에서 많이 활동하신 분이고 그분이 재산을 모을 기회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X파일로 원외에 있더라도 정치는 해야 될 것 아닌가”라며 “많은 사람이 저한테도 ‘왜 방송하냐’고 물어보지만 원외에 있는 사람은 그렇게라도 돈을 모으지 않으면 정치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정치자금법이) 정치를 시작한 신인들이나 아니면 원외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법을 강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장은 “노회찬 의원의 안타까운 죽음이 상기시키는 것들이 많다고 본다”며 “정치 자금에 대한 부분이 노회찬 의원 같은 분에게도 어느 정도 불법을 강제하는 바가 있다고 한다면, 큰 틀에서 이걸 어떻게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집단들이 있어야 한다. 그 문제에 정의당이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안타까운 죽음으로 몰았던 제도에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정의당이 얘기하면 이제는 굉장히 진실된 이야기로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자금법 개정에 대해서 항상 ‘세비를 줄여라’, ‘정치인들 돈을 죄어라’ 이런 말을 하는데 반대로 돈을 죄면 죌수록 역설적으로 일을 열심히 하는 데 매진하는 사람들이 정치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고도 했다.

아울러 노 의원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바 있는 이 전 위원장은 “상계동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선거 뛸 때마다 저한테 하는 조언이 ‘노회찬 같이만 하면 된다’다. 상계동에선 이 얘기가 거의 숙어처럼 돼있다”고 전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보면 상계동엔 아직까지도 노회찬 대표의 영향력이 존재하고 있다. 노회찬 의원 보좌관 출신 주희준 선배가 이 지역 구의원으로 당선된 것도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이 비보를 속보로 들었는데 어느 누구도 안타까워하지 않은 사람 없고, 어느 누구도 아쉬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이게 그분이 살아온 삶을 간단히 나타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존경받는 정치인이었던 노 의원의 죽음은 학계나 노동계, 시민사회계에서도 큰 슬픔이다.

‘88만원 세대’ 저자인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는 노 의원을 진보정치의 “자랑스러운 사람”으로 평가했다. 우 박사는 노 의원이 2010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우 박사는 “진보정치를 했던 분들이 좀 개인들이 대부분 우울했다. 많은 분들이 감옥에 갔다 오고 생활도 어려우니까 찌들어 있고 우울했던 시절인데 노회찬 의원은 그때도 농담을 좋아했다. 똑똑하고 명랑하고 즐거운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진보정치 하는 사람들 너무 무서운 사람들 아니라고 하는, 진보정치의 대중적 이미지를 만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우 박사는 “의원을 3번을 했는데도 다 합쳐서 6년밖에 안 된다. 19대 때에는 X파일로 몇 년 못했고 지금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이렇게 됐다. 3선 의원임에도 그 시기를 온전히 국회의원으로 지낼 수가 없었다. 조금씩 피해 나가고 요령껏 해야 하는데 노 의원은 그걸 잘 못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노 의원에 대해 ‘자신이 좋아했던 유일한 정치인’이라고 얘기를 한다.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가슴 속에 단 한 명의 정치인으로 있을 사람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싶다”고 했다.

민주노총, 환경연합, 참여연대 등도 애도 논평

한편 민주노총도 노 의원 죽음이 알려진 당일 추도 성명을 내고 “항상 노동자들과 함께 해온 진보정치의 대표 정치인이었다”며 애도를 표했다.

민주노총은 “언제나 민주노총과 함께 해왔다”며 “자본에겐 단호했지만 노동자, 민중들에겐 부드러웠다”고 생전의 노 의원을 평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고인이 생전에 함께 해왔고 일구고자 했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바로 세우고, 진보정치의 승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고인의 영전에 드린다”며 “노회찬 원내대표의 애통한 죽음에 다시 한 번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서민과 노동자, 그리고 물고기, 새, 나무들의 친구였던 고 노회찬 대표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그는 4대강 사업 등 속수무책으로 절망할 수밖에 없는 환경 현안의 현장에서도 늘 가장 약한 이들의 손을 잡아준 정치인이었다”고 애도했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 진보정치의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활동했고, 오늘날 진보정당의 초석을 마련한 분”이라며 “늘 노동자, 서민과 함께 했으며,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섰다. 고인의 삶과 뜻은 영원히 기억되고 이어질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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