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외
        2018년 07월 21일 10: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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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 딸에서 어른이 되기까지, 82년생 보통 엄마의 기록

    이현미 (지은이), 김시은 (그림) | 부키

    딸에서 어른이 되기까지, 82년생 보통 엄마의 기록을 담은 책. ‘비혼’ ‘비출산’을 다짐했던 여자가 아이를 낳았다. ‘엄마가 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는데, 정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아이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여주고 즐거움을 알려줬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육아와 살림이라는 과제가 여자를 짓눌렀다.

    엄마, 며느리, 아내, 직장인 역할까지 하느라 ‘가랑이’가 찢어질 것 같았고, 누구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속이 터질 것’ 같았다. 여자는 즐거움을 되찾기 위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라는 인간이 다시 보였고, 나를 둘러싼 ‘사회’의 문제가 뚜렷하게 보였다.

    이 책은 현재 30대를 살고 있는 ‘보통 엄마’의 흔한 일상을 그린 에세이다. 그런 동시에 결혼으로 ‘여자의 현실’에 직면한 30대 기혼 여성의 인생 현장 보고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우리는 왜 아이를 낳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해 1부 엄마(모성신화), 2부 나(성장과정, 가정환경), 3부 아이(양육 태도, 육아 고충), 4부 고양이(육아와 육묘), 5부 남자(성역할, 가부장제), 6부 세상(맘충, 노키즈존, 약자 배려)으로 질문과 고민을 확장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공감과 위로의 언어’, ‘해소와 자유의 언어’가 차곡차곡 쌓여간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아이를 낳으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 ‘너만 그런 것이 아니야’라는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2016-2017년 「세계일보」 연재 당시 여성가족부 양성평등미디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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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소득> – 일과 삶의 새로운 패러다임

    가이 스탠딩 (지은이), 안효상 (옮긴이) | 창비

    ‘모두에게, 무조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돈’이 경제·빈곤·일/노동에 미치는 효과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반대논리를 어떻게 반박할 수 있는지, 기본소득을 시범적으로 실시한 결과가 어떠한지를 조목조목 짚으며, 오늘날 기본소득이 긴급히 요청되는 까닭을 간명하고 힘있게 전한다. 기본소득 운동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 가이 스탠딩은 기본소득이 빈곤을 없애거나 다른 모든 복지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인류의 소중한 자산인 정의·자유·보장을 드높이고 더 큰 사회변화를 추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탁월한 논리로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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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교실, 역사에서 배우고 삶으로 가르치는>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은이) | 비아북

    12인의 필진과 연구모임(사초)의 글은, 그래서 책의 제목이 지시하는 것처럼 ‘역사와 삶’을 교수-학습의 광장으로 여기며, 교실에서의 구체적 경험을 축적시켜온 결과다. 책에서 주목하는 키워드는 ‘재구성’과 ‘목소리’다. 그동안 끊임없이 논의된 역사수업, 교육과정에 관한 대안과 재구성의 방향을 찾고, 개성을 살린 수업 현장의 다양한 실천 사례를 통해 원론적인 정답이 아닌 열린 해답과 목소리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역사를 역사답게, 수업을 더 넓고 깊게 만들기 위한 역사교사들의 노력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사소하고 주변적인 것들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고 배움과 나눔을 한 발짝 앞서 실천하려는 현장의 역사교사를 위해, 꿈꾸는 초임.예비교사를 위해, 그리고 역사수업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학생을 위해, 이 노력의 작은 결과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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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곤자본> – 소액금융과 개발의 패러다임

    아나냐 로이 (지은이), 김병순 (옮긴이) | 여문책

    ‘소액금융’을 둘러싼 현실의 민낯과 다양한 시각, 전망을 드러내는 한편, 기존 자본주의 금융체계가 ‘빈곤자본’을 통해 세계의 빈민들을 공정하고 정당한 조건으로 포용해낼 것인지, 소액금융이 오히려 기존의 투기적 금융자본과 약탈적 자본주의의 불길에 기름을 부어 가난한 사람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빚을 지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하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의 공유도 촉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액금융을 ‘빈곤자본’이라고 개념화한다. 빈곤자본은 단순히 돈을 빌려서 부를 생산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지식을 생산하는 일이기도 하다. 소액금융의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방식을 로이는 ‘빈곤지식poverty knowledge’이라고 명명하는데, 이는 빈곤자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소액금융은 모든 개발의 만병통치약이다. 소액금융이 어디든 있다는 이런 생각은 수많은 개발기구와 이론가가 그들이 지향하는 다양한 이념과 무관하게 모두 빈곤문제를 풀 수 있는 중요한 해법의 하나로 소액금융을 칭송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세계적 거부 빌 게이츠로 대표되는 ‘창조적 자본주의’의 지지자들은 소액금융이 ‘영리를 통해 빈곤을 근절하는’ 시장의 글로벌 정치경제학이라고 주장한다.

    빈곤에 대해 말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삶 자체에 대해 말하지는 않는다. 빈곤자본의 역학관계를 밝히고 ‘새천년 개발’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기록한다. 그러기 위해 이 책은 극빈의 조건 아래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대신에 빈곤을 근절하기 위한 자본과 전문지식을 창출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초점을 맞춘다. 이 연구는 빈곤을 관리하는 사람, ‘풍요의 시혜’를 통제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며, ‘아래’가 아니라 ‘위’, 즉 빈곤문제를 연구하고 관리하는 전문가들과 대면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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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 교양으로 읽는 마약 세계사

    오후 (지은이) | 동아시아

    마약의 역사를 짚어보면, 마약은 인류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인류와 함께했다. 테렌스 맥케나는 고대 인류가 ‘실로시빈’이라는 환각물질이 포함된 버섯을 섭취하면서 어떤 특이점을 넘어서게 되었다는, ‘마약 원숭이(stuned ape)’ 가설을 제시한다. 고대 인류가 ‘약을 빨아서’ 진화의 급행열차를 탔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는 검증하기 어렵고 참일 가능성도 낮은, 흥미로운 가설일 뿐이다. 하지만 네안데르탈인 유적에서도 마약성 식물이 발견되었다는 점을 봤을 때, 인류의 조상도 마약과 친했을 가능성이 높다.

    샤머니즘 종교가 등장했을 때도, 샤먼들은 종교적 의식이나 의료 행위를 수행할 때 마약성 물질을 사용했다. 문명화되지 않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도 마약성 물질과 그것이 활발하게 사용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로도 수천 년간, 대마나 아편 같은 마약성 물질들은 ‘마약’이라고 규정되지 않고 진통제나 오락성 약물로 널리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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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 선언>

    임승수 (지은이) | 시대의창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의 세 번째 책. <자본론>, <마르크스 철학>에 이어 이번에는 <공산당 선언>을 다뤘다. 저자 임승수는 원전의 핵심을 찌르는 경쾌하면서도 쉬운 특유의 해설로 1848년 출간 이래 지금까지도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는 역사적인 고전을 강의했다.

    <공산당 선언>은 평생 ‘남이야 뭐라든 제 갈 길을 갔던’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청년 시절 작성한 정치 팸플릿이다. 몇몇 구절을 외우는 것이야 쉬울지 몰라도, 특유의 필치로 방대한 사상을 모두 녹여 박력 있게 압축적으로 쓴 이 글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인류의 역사를 개괄하고 자본주의의 형성과 몰락을 분석하며 그 이후를 예상한 글을 제대로 읽고 싶은 초심자 및 독자 들을 위해, 저자 임승수는 “친절한 과외 교사”의 마음으로 노력했다.

    <공산당 선언> 원문을 제대로 이해했을 때만 맛볼 수 있는 지적 충격과 성취감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짝수 쪽에 원문(번역판), 홀수 쪽에 해설을 배치했다. 핵심 키워드 65개를 선별했고 장별 내용 및 주요 내용을 요약했으며 다양한 당대 그림 및 이미지 자료를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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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사를 다시 생각한다>

    민족문학사연구소 (지은이) | 소명출판

    민족문학사연구소가 2018년 대한민국 문학사의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열네 편의 글을 묶은 책이다. 이 책은 왜 문학사를 다시 써야 하는지, 다시 써야 하는 문학사의 문제의식과 출발점에서 시작한다. 근대 혹은 근대문학의 타자들의 문학사에 대해 모색해보며, 고전/현대문학사 서술의 역사적 흐름을 정리하고 기존의 문학사 서술의 관행에서의 결여나 왜곡상을 생각해보며 책을 마무리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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