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심 재판 종료
국정원 특활비, 공천 개입도 유죄 판결
뇌물죄는 '무죄', 정의당 "MB 봐주기 이어질까 우려"
    2018년 07월 20일 04: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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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33억원을 받은 혐의와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한 혐의가 모두 인정돼 8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징역 24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는 20일 국정원장의 특별사업비 33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국고 등 손실)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6년과 33억원의 추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은 이병기 국정원장 시절부터 특활비를 받았고 이 부분은 특가법 국고손실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은 처음부터 국정원장과 공모해 특활비를 횡령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정원 등의 특활비를 받은 것을 뇌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법원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과 같은 취지다.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20대 총선에서 친박 의원 당선을 위해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인정돼 2년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선거는 국민 주권주의와 대의제 민주주의의 핵심을 국민이 직접 대표자를 선출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절차로 선거의 정당성은 민주국가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20대 총선 앞두고 자신과 견해를 달리한다는 이유로 특정 세력을 배척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인물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키고자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헌법의 근본 가치인 대의적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구인영장을 발부했으나 집행되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 없이 이뤄진 1심 선고는 티브이로 생중계됐다.

앞서 국정원 특활비 상납, 총선 개입 등의 혐의에 대해 검찰은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1심 선고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선고 공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내고 “유죄 선고는 지극히 예상 가능한 결정”이라며 “사적인 용도로 유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국고를 손실시킨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뇌물죄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선 “국민적 눈높이에 다소 미흡한 결과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헌법수호의 의무를 가진 대통령이 오히려 헌법질서와 대의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사유화 한 것에 대한 법원과 검찰의 엄중한 단죄”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법정에 불참하는 등 여전히 법 앞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며 “국민이 언제까지 반성할 줄 모르는 전직 대통령을 쳐다봐야 하는지 참담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가장 혐의가 무거운 뇌물죄에는 무죄를 선고했다는 것에 유감”이라며 “과거의 상납 관행이 존재했고 국정원장과 대가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문고리 3인방과 전 국정원장에 이어, 혐의의 총 책임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아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같은 혐의로 기소되어있다는 점에서 오늘의 판결이 ‘MB 봐주기’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추후 재판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두 줄짜리 짤막한 논평을 내고 “전직 대통령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재판을 받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의 큰 아픔”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책임을 통감하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원인을 찾고 정치발전과 자유한국당의 혁신을 이루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아 국고를 손실한 혐의가 인정되었다. 국민의 세금을 주머니 속의 쌈짓돈 쓰던 나쁜 관행에 대한 법적 단죄가 된 것”이라며 “국정원을 비롯한 정부 각 부처의 특수활동비 개혁을 해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개입 유죄 인정에 대해선 “수석당원인 대통령이 당의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법적인 처벌이 이루어진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정당의 공천개혁이 줄세우기 공천을 벗어나 시스템 공천으로 완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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