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 사라진 납북 일본인 인권 문제
        2006년 04월 28일 07: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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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지난 1977년 북한으로 납치됐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요코다 메구미(당시 13세) 씨의 가족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2002년 탈북한 김한미 양 가족과 북한 인권문제를 다룬 뮤지컬 ‘요덕 스토리’의 감독 정성산 씨,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등도 함께 했다.

    이날 만남은 대표적인 네오콘으로 지난해 8월 북한 인권특사로 임명된 제이 레프코위츠와 ‘프리덤하우스’ 등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인권단체들의 주선으로 마련됐다.

       
     
    ▲북핵저지시민연대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17일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해운대에서 북한 인권 보장과 대북원조 투명성 확보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북한자유주간 동안 다양한 행사가 벌어졌다. 27일에는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주최의 청문회에 요코다 메구미 씨의 어머니 사키에(70) 씨 등이 출석해 증언을 했고, 일본인 납북자단체들과 프리덤하우스 등이 백악관과 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북한자유주간 마지막 날 열리는 부시 대통령과 요코다 씨 가족과의 만남은 북한자유주간의 대미를 장식한 이벤트였다.

    하지만 이날의 만남이 납북 문제의 인도주의적인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납치 문제의 정치화가 우려되고 있다. 그동안 납치문제의 국제화를 꾀해온 일본인 납치피해자 단체들과 미국의 관변단체격인 프리덤하우스 등이 주도한 이날 면담은 앞으로 납치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일본이 납치문제를 비롯한 북한 인권문제를 대북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인권’문제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리는 반인권적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탈북자 출신의 조선일보 기자 강철환 씨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40분간 면담을 해, 50분이 할애된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비교된 적이 있다. 당시 백악관은 이날의 면담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탈북자 문제의 정치적 이용 외에 이날 면담이 가져온 실질적 진전은 없었다.

    요코다 씨 가족들과의 만남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잔혹한 사회"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제 납치문제는 국제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고도의 정치논리만 남을 뿐이다. 미국과 일본의 우익세력들, 더 나아가서는 한국의 극우진영이 국내정치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납치문제가 위폐문제와 함께 대북 압박용 카드로 사용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재개는 더더욱 어려워졌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면담이 곱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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