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폼페이오 방북 이후
    북·미, 비핵화 로드맵 차이 여전히 커
    북, 미국 비판 외무성 담화···문정인 “차이 극복할 것”
        2018년 07월 09일 12: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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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양국 첫 고위급 회담이 이뤄진 가운데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서 미국을 향해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라는 비난을 쏟아내면서 북미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9일 “아직 간극이 크지만 결국은 차이점을 극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정인 특보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부분적 성과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 사이의 북한 핵 문제를 푸는 방식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인 것”이라며 “미국은 일괄 타결이나 북한의 선 해체를, 북한은 점진적 동시교환 원칙에 따르고자 하는 큰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다만 “이것이 극복하지 못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며 “결국에 워싱턴과 평양 사이에서 차이점을 조금씩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6~7일 평양을 방문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회담을 마친 뒤 평양을 떠나기 전 수행기자들에게 “거의 모든 주요 쟁점에서 진전을 이뤘다”면서, 북한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오는 12일 판문점 실무회담을 여는 데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같은 날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시브이아이디(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며 “회담 결과는 극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심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이번 수사가 북미 관계의 끝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 북한 외무성 성명에서도 얘기를 했지만 두 정상이 합의를 한 것이기 때문에 밑에 있는 사람들은 그 합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점에서 희망을 갖고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 방법, 시기, 범주 등의 쟁점이 있다면서 “이런 다양한 쟁점들이 있기 때문에 (절충점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절충점을 찾는 과정이 빨리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문 특보는 또한 “(비핵화) 검증은 아주 매서울 것”이라며 “쉽게 될 수 있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금까지 한 모든 핵미사일 활동에 대한 자료와 시료를 다 꺼내서 치밀하게 검증하고, 그다음에 무엇을 해체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해체의 범주를 설정한 후에 다시 해체가 제대로 됐는지를 재검증하는” 복잡한 과정이 뒤따른다는 설명이다.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가능할 거라고 봤는데 조금 예상 외”라며 “한국 정부가 나서서 (금년 안에) 종전선언 채택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한반도 문제는 잘 가고 있다”며 “70년 걸린 분쟁과 갈등을 정말 몇 달 만에 해결할 수 있다면 그건 하나님의 축복이다.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는 별 문제 없겠지만 그 이후는…

    반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북미관계가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평했다.

    박지원 의원은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아직 파국까지는 가지 않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정치적 상황을 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까지는 잘 이끌고 갈 것 같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이 이상 버틸 수가 없다”며 “다시 한 번 인내하면서 북미 간 접촉을 하고 이 즈음에 문재인 대통령의 상당한 물밑지원, 안전운전,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한 “북미 양국이 너무 성급한 것 같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24일 만에 만나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요구하면 되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인정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방안에) 어느 정도 시간을 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비핵화 문제로 (방북했는데) 만나지 않은 것은 북한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사실상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미국 내 북미협상 회의 여론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김연호 미국 한미경제연구소 비상임연구위원은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서 “실무그룹을 만들어서 구체적인 후속협상을 이어가겠다는 합의가 나오긴 했지만 큰 의미를 두는 분위기는 아니다. ‘예상대로 별 소득 없이 끝났다’는 평가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탄두와 우라늄 농축시설을 은폐했다는 최근 미국 국방정보국의 내부문건과 관련해선 “이런 내부문건 유출은 북미협상 회의론자들의 시각과 무관하지 않은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있다”며 “꼭 북한 대북정책이 아닐 지라도, 미국 대통령이 외교정책을 끌고 나갈 때 거기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정부기관 문건 유출 같은 여러 가지 언론플레이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김 비상임연구위원은 “적어도 중간선거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할 것이라고 많이 얘기한다”며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예측 불가능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중간선거 이후 북한이 특별히 중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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