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을 위한 연대’
노동·시민이 함께 하는 사회연대운동
공공부문 노조-시민사회 활동가 워크숍 열려
    2018년 07월 09일 08: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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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개혁 연석회의가 주최해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좋은 삶을 위한 사회연대-공공개혁 연석회의 활동가 워크숍’은 노동·시민사회계가 이러한 고민을 함께 시작하고, 향후 사회개혁 연대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취지로 개최됐다.

이날 워크숍에선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병원 인력과 환자 안전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 ▲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안 ▲교통공공성 강화 ▲시민운동 전망과 과제 등이 논의됐다.

이 6개의 의제들은 올 10월 열리는 ‘2018 한국사회포럼’에서 청년 조합원, 일반 시민들이 함께 하는 공론장에서 다시 한 번 논의될 예정이다.

현광훈 공공운수노조 연대사업실장은 “노동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사회연대운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는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며 “향후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의 과제와 전망을 통해 공동의 연대와 실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숍과 이어질 포럼 등이 진보개혁 진영의 노동·시민사회계가 연대해 ‘새로운 발전전략’을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다.

현광훈 연대사업실장은 “사회연대전략은 산별운동의 실패, 진보정치의 분열로 고립무원에 빠진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발전전략이면서 동시에 진보정치를 재구성하는 과도적 그리고 전환기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워크숍 모습(사진=현광훈)

진보진영, 촛불 이후 대안이 없다
사회공공성 의제 선점하고 정부 견인하는 역할 해야

촛불시위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도 1년이 지났다. 우리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누군가는 촛불 전과 후는 분명히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또 다른 이는 ‘바뀐 건 대통령 뿐’이라고 탄식하기도 한다. 미투 운동이나 조직되지 않은 여성들의 대규모 시위, 에너지 정책 전환을 위한 공론화위원회, 평화적인 남북관계까지. 일련의 변화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문화적 변화가 법적·제도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법적·제도적 변화의 정체는 사용자인 정부가 좌지우지하는 공공정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또 여전히 바뀐 정부 하에서도 시민운동과 노동운동, 그리고 진보정치는 현 정부가 기대와 다른 반노동·반민주적 정책에 대응하는 조직으로만 기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진보정치·노동·시민사회계가 선제적으로 ‘사회공공성 의제’를 제시하고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진보개혁 진영 노동·시민사회계의 정책 주도 역할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그 주도권이 정부와 집권여당에 지나치게 기울어진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이날 워크숍 참석자들도 이 같은 견해를 전개했다.

현광훈 연대사업실장은 “촛불항쟁 성과가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정부와 여당의 주도권 강화로 귀결되고 있고, 한국 사회의 개혁에 대한 대단히 높은 요구에 대한 진보개혁 진영의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상생과 연대를 위한 시민운동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또한 “광장에서 터져 나왔던 요구들을 대하는 시민들의 시선은 새로이 위임된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변해 있으며 이를 위해 새 정부에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시민운동진영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정부에 대한 그것과는 아주 다르다”고 평가했다.

시민운동에 한정한 평가이긴 하지만, 정부와 대립하는 민주노총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보면 노동운동도 이 평가에서 예외일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무처장은 “시민운동은 이제 촛불광장의 자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의제에 대한 6명의 발제자들은 각 의제별로 현 정책의 문제점, 개선책과 입법방향 등을 제시했다. 특히 공적재정에 해당하는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또 교통공공성 강화 정책과 관련해선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민주적인 정책·의결 기구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위해
민주적 거버넌스로 가입자 참여 확대·제도화해야

국민건강보험 정책에 관해선 낮은 정부 지원금, 건강보험의 민주적 거버넌스 부재 상황에 대한 대안이 논의됐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정부 지원금 비중이 지나치게 낮아 가입자, 즉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체 수입 중 정부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13.3%에 불과하다.

국민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정부는 매해 건강보험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국고 14%, 국민건강증진기금 6%)를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지원금이 법적 기준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준현 대표는 “정부지원금 미지급 발생은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라며 “국고부담을 항구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수가, 보험료율 등을 결정하는 건강보험 정책결정기구 자체가 비민주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건강보험의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는 크게 건보 수가와 급여 관련 사항 등 건보 정책 일체를 심의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조정위원회(건보심의위)와 보험료 등 재정관련 사항을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재정운영위)로 나뉜다. 건보심의위는 보건복지부가, 재정운영위는 건보공단이 관장한다.

김준현 대표는 “재정 운영에 절대적 기여자인 가입자(시민)의 참여나 의사결정 권한은 상당히 제한적이며 정부 주도의 독점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회보험형 의료보장을 채택한 다른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건강보험 중요정책을 1개 위원회(건보심의위)의 의결 사항으로 운영하는 방식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견제와 상호균형이라는 거버넌스 기본원리가 지켜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검보심의위 산하 전문평가위원회 및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구성원 역시 공급자 편향적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나라의 위원 구성원을 보면, 프랑스는 공익 6명·가입자 4명, 오스트리아는 공급자3명·가입자 10명·공익 5명으로 구성돼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공급자 11명·가입자 1명·공익 7명이다.

김준현 대표는 “이해당사자인 의료공급자가 전체 위원회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반면, 가입자 단체의 참여는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며 “(의료공급자들은) 자신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안건에 대해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어 재정건전성과 보험자의 대리인 기능을 기대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의 권한이 축소되고 공급자의 이권만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이 결정될 우려가 생긴다. 김준현 대표는 “건보공단은 가입자의 재정 대리인 및 전략적 구매자로서의 공단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 공적재정에 대한 시민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각 위원회의 가입자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낮은 소득대체율 극복과 신뢰회복이 관건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성·민주성 강화 필요성도 제기

국민연금은 최저생계비도 못 미치는 급여 문제가 첫 번째로 지적됐다.

현재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은 45%이지만 매년 0.5%씩 자동 삭감돼 2028년에는 40%까지 낮아지게 된다. 실제 평균가입기간을 고려하면 실질 평균소득대체율은 20% 수준으로, 월 소득 200만원인 가입자가 20년 동안 국민연금을 내고 42만 7천원밖에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는 올해 최저생계비의 생계급여인 50만 1천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구창우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사무국장은 “소득대체율 상향을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 및 국정과제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40%까지 낮아지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하락을 우선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를 통해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상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와 연금 산정을 위한 소득상한선을 현행 650만원까지 올리는 ‘소득상한선 현실화’ 대안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2017년 7월 현재 29만 원이 하한이고, 449만 원이 상한이다. 월소득이 29만원 이하이면 94만원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고, 449만원을 넘으면 이에 대한 보험료만 부과하고 초과분은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가령 월급이 수억원인 기업 회장도, 500만원인 월급쟁이도 449만원에 대한 보험료만 납부하면 되는 것이다. 소득상한선 상향의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구창우 사무국장은 “국민연금 소득상한선을 650만원으로 상향했을 경우, 40년 가입 기준 2% 소득대체율 인상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법으로 명문화해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구창우 사무국장은 “정치권이 기금고갈이라는 공포로 불신을 부추기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무원연금, 군인연금과 같이 국가가 급여의 지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안정적으로 지급하기 위해 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법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성과 민주성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구창우 사무국장은 국민연금기금이 금융 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경제·금융위기에 따른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돼있다“며 ”이에 따라 기금의 사회적 임무와 책임에 대한 성격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이 낸 보험료로 만들어진 국민연금의 사회연대적 성격을 고려한 안정성·공공성을 위한 기금 운용이 아닌,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 방식의 운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요양, 보육, 의료 및 주거 등 공공사회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사회적 투자가 국민연금 재정 위기의 근본적 원인인 저출산, 고령화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공공사회서비스에 대한 투자로 출산율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국민연금 보험료 기여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창우 사무국장은 “이러한 방안은 세대 간 연대에 기반한 국민연금에 대한 제도적 신뢰를 높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의결권 차원의 소극적 주주권 행사를 넘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구창우 사무국장은 설명했다. 특히 주주권을 행사하는 위원회의 위원 구성에 있어서 가입자의 위원 추천 권한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조합이 먼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요구해야

원전·석탄화력이 주를 이루는 에너지정책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난관 중 하나는 노동조합의 반대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해 강하게 반발했던 곳 중 하나가 바로 발전노조였다.

송유나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정책연구실장은 “이미 유럽이나 미국에는 재생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조직된 노동자가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했다. 프랑스 노조는 원전에 대해서 찬성하고 미국노총도 원전에 함구한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일본 국민들은 도쿄전력보다 도쿄전력 노조를 더 싫어하는 상황”이라며 세계적으로 노동운동의 흐름이 원전 폐기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우선 전했다.

이어 “우리 역시 이 국면을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에너지 관련 노동조합은 진보적 산업정책에 역행하는 그룹이 될 수 있다”면서 “공공성의 가치 어떻게 볼 것인지와 진보적 산업전략에 따른 문제를 어떻게 노동 측면에서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것이냐는 공공운수노조가 절대적으로 직면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송유나 정책연구실장은 “국민들은 원전과 석탄화력을 줄여야 한다는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며 “그동안 공공성 쟁취 투쟁에서 중요한 가치가 (민영화가 되면) ‘전기요금 비싸진다’, ‘공급불안이 야기된다’였다. 하지만 공급은 이미 초과잉상태다. 노동자들도 이제는 낮은 요금, 안정적 공급이라는 기존의 가치 전환을 하고 국민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지 않는다면) 에너지 노동조합이 빠진 에너지 전환을 추구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에너지 전환 이슈에 대해 시민사회진영들이 굉장히 나이브한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시민사회진영이 에너지 전환을 원한다면 (에너지 정책의) 공적 재편을 위해서 서로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대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송유나 정책연구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노후 석탄화력 폐기를 결정해놓고도, 민간기업의 석탄화력 비중이 확대되는 것을 규제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6월 민간기업의 석탄 화력 진출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그는 “정부는 미세먼지 대응대책을 얘기하며 공기업을 활용해 상징적인 정책을 펴면서도 민간기업의 석탄화력은 하나도 건들지 않았다”며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현재의 구조는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기업의 석탄화력이 노후화로 폐기하면 5~6년 안에 민간 비중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민영화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해도 지금 시장을 둔다면 민영화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공기업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에너지 정책을 쓰면서도 시장에 대해 안온하게 반응하는 정부의 정책은 민영화 추진보다 더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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