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활동비 내역 보니
국회의원 ‘쌈짓돈’ 맞네
9천억 정부 특활비 내역도 공개될까
    2018년 07월 05일 04:20 오후

Print Friendly

지출 증빙이 되지 않아 국회의원들의 ‘쌈짓돈’으로 여겨졌던 국회 특수활동비 내역이 공개됐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농협은행 뒤에 숨어 매달 수십억원의 특활비를 받아왔다.

참여연대가 5일 오전에 공개한 ‘2011-2013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내역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는 교섭단체 대표, 상임위원장, 특별위원장 등에게 활동과 관계없이 특활비를 ‘제2의 월급’처럼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했다. 이런 식으로 매년 지급된 특활비만 40억 원 이상이다.

국회 특활비 지출 내역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참여연대가 제기한 2011년~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비공개 취소 소송 결과로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이 공개됐다. 이번 국회 특활비 내역 공개로 9천억원에 이르는 정부기관 특활비도 공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교섭단체 대표들은 매월 6천여만 원의 돈을 받아 서로 나눠 가졌다. 상임위원장이나 특별위원장도 위원회 활동과 관계없이 매월 6백만원씩을 지급받았다. 상임위 파행 등으로 인해 회의가 열리지 않아 일을 하지 않을 때에도 상임위 위원장 등은 매달 수백만 원을 손에 쥘 수 있었던 셈이다.

교섭단체 대표들은 교섭단체정책지원비(2천5백만원), 교섭단체활동비(5천만원), 의정활동지원비(300만원 또는 500만원) 명목으로 돈을 받았고, 이 중 교섭단체활동비는 매월 지급되는 것 외에 ‘교섭단체활동비(회기분)’이라는 이름으로 격월로 추가 지급됐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의 경우 상임위원장에게 매달 지급되는 특활비 외에 추가로 1천만원 씩이 더 지급됐고, 법사위 위원장은 이 돈을 간사, 위원, 수석전문위원과 나눠 썼다.

예·결산 심의가 진행되는 시기에 집중적으로 일하는 예산결산특위나 회의조차 열리지 않는 윤리특위 역시 매월 600만원씩 특수활동비를 꼬박꼬박 받아갔다. 일도 하지 않으면서 매월 영수증 증빙을 하지 않아도 되는 돈을 타간 것이다.

국회의장 역시 특활비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해외 순방길에 오른 국회의장들은 한 번 나갈 때마다 수천만원 상당의 특활비를 받아갔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5차례에 걸쳐 28만9,000달러를, 강창희 전 국회의장은 6차례에 걸쳐 25만8,000달러를 타갔다.

또한 국회는 입법 및 정책개발비 균등인센티브, 입법 및 정책개발비 특별인센티브 명목으로 매년 20억여원씩을 지급했다. 균등 인센티브는 정액 지급되는 방식으로 매월 수당처럼 지급됐고, 특별인센티브는 2011년 12월 말에 2억 3,400만원을 56명 국회의원 등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급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회 특수활동비를 한 번이라도 지급 받았던 이는 298명에 달한다. 이 중 수령인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지급받은 수령인은 ‘농협은행(급여성경비)’이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각각 약 18억, 20억, 21억에 달하는 돈이 농협은행에 들어갔다가 국회의원 전원에게 재분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복경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영수증 증빙이 안 되는 돈이라 1차 수령인까지만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전체 액수 중에서 30% 정도를 차지하는 수령인이 ‘농협은행 급여성 경비 통장’이었다”며 “수억 원이 한 번씩 농협은행으로 들어간 다음에 어디로 갔는지를 추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가 국회에 2014~2018년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국회는 또 다시 공개를 거부했다. 이들은 “또 다시 행정절차나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에 나서게 하는 것은 대법원 판결 취지를 전면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회뿐만 아니라 정부 각 부처에서도 특수활동비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감사원은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등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라는 특수활동비 편성 목적에 맞게 집행되고 있는지 즉각 감사에 착수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합당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